남은 인생의 내 소망
살아오며 이루어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끼 밥을 먹고 내게 주어진 시간이
덤인 것을 몰랐습니다
후회와 단지 잃어버린 시간을
도둑 맞은 듯 아쉬워하는 내가 있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갖고 가던 희망도
이제는 엷어져서 그 형체가 희미합니다.
새로운 싹을 틔울 토양과, 빛과, 물은
노력해도 얻을 수 없을 때도 있거니와
그럼에도 체념하지 않고 꾸준한
희망의 작은 촛불 하나 밝히고 살고 싶습니다
잃어버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지나간 시간을 고이 접어 내 영혼의
갈피에 끼우고 새로운 것에
추구와 소망을 두는 나날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삶의 마지막은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습니다
어느 날은 창가에 날아 온 이름 없는
새 한 마리에도 가슴 찔려 파르르 떠는
열아홉의 가슴으로 살면서
세상의 준 잣대가 아니라
마음에 물기 가득한 나날이 될지라도
거친 생각과 야멸 찬 영리함으로
메마르고 건조한 몰인정함 보다는
바보처럼 부족한 순진함으로
맑은 물처럼 낮은 곳을 향하여
각진 것도 감싸고 모난 돌도 부드럽게 휘감아
잔잔히 흐르는 삶이었으면 싶습니다
날마다 막연함 기다림에 치진 어느 날이 오고
그래서 삶과 인생의 서글픈 협곡이 생겨
현실의 안주와 미래의 작은 꿈을
포기해야만 하는 괴리감에 빠진다 한들
세상을 계산하면서 살아야 하는
슬픈 인생이라면 우린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
세상의 이권과 권력과 물질과 욕망은
우리를 얼마나 많은 상심과, 절망과
혼돈의 체념의 틀 속으로 몰고 갑니까
점점이 박힌 맘에 욕망의 점들을 빼면서
청결과 비움의 기도로 소망하는
진정한 자유에의 의지로 물이 들고 싶습니다
-글 : (宵火)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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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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