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한국프로농구는 전육 신임총재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전육 총재는 취임식을 통해 한국농구대표팀의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 전 경기 TV 중계 등 많은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그렇다면 농구인들은 새 총재에게 어떤 부분을 바라고 있는 것일까? 한국 농구 발전을 염원하는 농구인들과 농구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서 그들의 염원을 들어보았다.
하의건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취임사를 통해 제시해준 비전이 너무나도 반갑고 기쁘게 다가왔다. 특히 취임사를 통해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 농구대표팀의 런던 올림픽 출전에 힘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물론 KBL만의 임무는 아니다. 프로농구와 아마농구가 같이 해야 할 과제다. 아마농구도 열심히 도와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강인덕 중고농구연맹 회장
그동안 산재되어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소원했던 농구협회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중고연맹 회장으로서는 모든 지원 자체가 대학에만 집중되어 있는 부분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의 마지막 꿈은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변이 늘어야만 프로농구도 살수 있을 것이다. 선수를 공급하고 있는 대학 팀들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꿈나무 육성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초, 중, 고 농구가 하향길에 들어서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방열 전 경원대 교수
KBL이 출범한지 10년이 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KBL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출범 초기에 가졌던 철학과 목적을 얼마나 따라가고 있는지 되짚어 봐야할 필요가 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외국인선수 문제다. KBL이 출범한 이후 국제대회에서 단 두 번 우승을 차지했다. 한 번은 2002년 아시안게임이고 또 한번은 정광석 감독이 97년 ABC 대회에서 우승 한 것이었다. 이 중 ABC 대회의 경우 프로 출범 직후기 때문에 사실상 프로가 정착된 이후 거둔 우승은 국내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뿐이다. 결국 국제경쟁력이 좋아진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는 외국인선수 제도가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이야기의 반증이다. KBL의 외국인선수 비중은 경기당 40%정도로, 다른 종목과 비교해볼 때 비중이 큰 편이다.때문에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외국인선수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경기 룰에 대한 부분도 아쉽다. 우리는 보는 이들을 위해 NBA의 룰을 따라가고 있지만, 이것이 국제대회에서 트래블링과 같은 룰 적응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모든 농구의 룰 기본은 FIBA룰이므로 규칙 역시 FIBA룰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심판문제다. 처음 KBL이 탄생할 때만 해도 깨끗하고 참신한 심판을 만들겠다는 공약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기존의 악습을 씻기 위해 협회 소속 심판들을 선발 하지 않았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현재 달라진 부분이 없다. 그동안 새로운 심판을 양성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나 방법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 KBL에서는 심판에 대한 투자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세 번째는 지도자들의 자질에 있다. 프로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들이 과연 최고의 팀을 맡아 운영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문제다. KBL은 국내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집단이다. 그런 선수들을 지도하는 만큼 지도자 역시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국내 지도자들을 보면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지도자들이 대부분이다. 젊은 지도자들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연륜이나 경력면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지도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NCAA나 미 고교 농구에서는 석사학위 이상이 아니면 지도할 자격 조차 주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국내에도 지도자 아카데미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친 5월쯤 언론인을 비롯해 원로 농구인, 협회 관계자, 대학연맹, 중고연맹, 학부모 등이 한데 모여 시즌을 돌아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내부적인 회의도 중요하겠지만 KBL을 구성하거나 KBL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 시즌 동안 잘한 것들과 잘못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야한다. 그렇지 않고서 리그를 발전 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 하나 KBL 내부 역시 변화를 꾀해야 한다. 마케팅을 위해 전문가들을 고용해야 한다. 나 역시 농구인 출신이지만 농구인이 마케팅에 대해 무얼 알겠는가? 마케팅 전문가들을 기용해 획기적인 마케팅을 해야하고 KBL 구성 인원 역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것이다.
최인선 엑스포츠 농구 해설위원
농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도록 많이 힘써주셨으면 좋겠다. 또 지난 집행부에서 추진되어 왔던 국제화와 유소년 농구교실 등이 계속 연결될 뿐 아니라 발전을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또 반대여론에 밀려서 답보상태가 된 농구전용체육관도 이번 임기 중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아마도 모든 농구인들이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덧붙여 외국인선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점진적으로 외국인선수 비중이 줄어든다고 들었는데, 이것이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바로 잡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의 많은 클리닉과 행사 개최로 아마추어 농구 저변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KBL에서도 제시해줘야 할 것이다.
김남기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사에서의 말씀대로 농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 경쟁력이 필수적이다. 대표팀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합리적인 규정을 세워 선수 관리가 수월해질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한 A매치와 국제대회 참가가 필요하다. 국제대회 참가나 농구 강국과의 A매치는 국제 경쟁력 상승과 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도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대표팀에 전폭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
최희암 인천 전자랜드 감독
프로농구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기 스포츠로 성장해 왔는데, 보다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언론, 방송 매체의 관심을 유도하고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과가 날 수 있게 지원을 잘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추일승 부산 KTF 감독
여기저기서 농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농구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역시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계권 문제나 공중파 중계에 있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 새 총재님이 방송계에서 일해오신 분이기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잘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이명진 SBS스포츠 해설위원
어려운 시기에 총재자리에 오르셨는데, 농구에 있어서는 지금이 어려운 시기인 동시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프로농구가 더 많은 관중들을 동원 할 수 있는 데에 더 힘을 써주시고 더불어 아마추어 농구에도 많은 관심을 쏟아주시길 바란다. 아마추어는 프로를 만들어 내는 농장이나 다름없다. 더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
이훈재 국군체육부대 상무 감독
취임사에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농구발전에 있어 좋은 성과를 이뤄 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그동안의 총재님들과 같이 프로농구선수들이 뛰고 있는 상무 농구단 지원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조성태 성균관대 감독
대학농구는 KBL의 젖줄이다. 대학과 KBL의 의사전달이 원활히 이뤄줬으면 하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개선이 없었다. KBL에서 계획을 세워서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대학연맹과 의견을 교류하여 함께 나갔으면 한다. 프로 2군이 창단을 했는데 나머지 6팀도 창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주시고 대학선수들이 부족한 면이 많지만 조금더 많은 기회를 주도록 했으면 좋겠다. 양 측이 미리 준비를 해서 프로암 대회를 개최하는 바람도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농구가 앞으로 가야할 길인 홈-앤-어웨이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KBL이 형님 입장에서 이해와 배려로 서로가 공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
부산 KTF 신기성
선수들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KBL은 선수와 팬들 간의 만남이나 화합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팬들이 없는 프로리그는 존재 할 수 없다. 최근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벌이고 있는 유소년 농구 활성화는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저 큰 대회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농구를 하게끔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프로축구팀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인천지역의 고등학교에 축구팀 창단을 지원해서 학생들이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일단 농구를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도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 고등학생들을 위한 행사에도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한다.
인천 전자랜드 김성철
농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 그만큼 미디어에 노출되는 횟수도 적어졌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팬들이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과 같다. 더 많은 팬들이 KBL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미디어 노출에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 야구는 비시즌에도 늘 스포츠 신문의 1면을 장식한다. 반면, 농구는 이제 배구에게도 위협을 받고 있는 처지다. KBL이 기반이 튼튼하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수익사업에만 치중 할 것이 아니라 팬들을 위한 행사를 적극적으로 개최해 팬들과의 거리를 줄여 나가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민적인 성원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도 중요하다. 축구와 야구처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그만큼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 KBL이 농구협회와 잘 협조해서 대표팀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한국농구를 이끌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상비군제도도 도입하고 전지훈련이나 농구 강국과의 A매치도 추진하여 농구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대표팀에 적극 지원해주시길 바란다.
정지원 엑스포츠 캐스터
첫 번째로 프로농구 컨텐츠가 강화되었으면 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컨텐츠로서의 가치가 높아져야 그만큼의 관심을 두지만, 아직 농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컨텐츠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농구가 국제경쟁력이 있어야한다. 야구는 WBC 4강, 올림픽 금메달로 인해 경쟁력이 강화되었다. 반면 농구는 국제 경쟁력이 너무 떨어진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말이 몇 년째 떠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 나가면 참담한 성적을 거둔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고 A매치를 통해 승부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해야한다. 국제 대회에서의 성적은 KBL의 인기상승에도 크게 한 몫을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차원에서 외국인선수 제도의 손질도 필요하다. 국내 선수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미디어 친화적인 정책에 대해서도 얘기하자면 언론을 통해 다뤄지는 뉴스가 다른 종목에 비해 양이 적다. 야구는 기사가 워낙 많다보니 1면에 실려도 충분할 것 같은 기사도 뒤로 밀려날 정도다. 지난 몇 년간 엑스포츠와 SBS스포츠가 KBL 중계를 하면서 중계방송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KBL 주관방송사로서 중계방송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그에 대한 광고는 잘 따르지 않고 있다. 그것은 곧 KBL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각 구단이 협조가 잘 해주어서 퀵 인터뷰나 각종 인터뷰들을 잘 해왔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태도가 KBL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협조를 바라는 바이다. 또한 고교, 대학 농구는 소외 받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아마농구가 프로 젖줄인데, 너무 미약하다. 활성화 시켜서 아마농구 스타들을 프로 팬들이 기다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유소년 농구 활성화 지원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스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계획이 세워지기를 바란다.
조현일 SBS스포츠 농구 해설위원, 월간 루키 편집장
농구선수들이나 농구 관련 업계 종사자들 그리고 농구팬들이 걱정하는 것은 딱 한 가지, 농구의 인기 회복이다. 다양한 문화 컨텐츠가 생겨나고 마우스 클릭 하나만으로 많은 세상을 접할 수 있다 보니, 사람들은 더 이상 '현장' 을 찾지 않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 경기 TV 중계 프로젝트는 아직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모을 수 있는 멋진 시도인 것 같다. 야구에 비해 국제 경쟁력이 부족하고 축구에 비해 프로 리그의 역사가 짧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농구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취임사에서 말씀하신 아마추어에 대한 지원, 국가대표 경쟁력 강화도 기대가 된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고들 한다. 어려운 시기에 힘든 자리에 오르신 만큼 항상 성원하겠다.
박지혁 뉴시스 취재기자
늦은 감이 있지만 우선 KBL 총재에 선임된 것에 축하의 뜻을 전하며 부탁의 말씀을 전한다. 프로농구는 물론 한국농구는 현재 몹시 암울한 침체기에 빠져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는 물론 아시아에서조차 농구변방이라는 껍데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프로리그에만 열중하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다. 그렇다고 리그의 열기가 대단하냐면 그것도 아닌 듯 하다. 힘든 시기에 총재에 선임되셔서 여러 가지 고민해야 할 점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침체된 팬들의 관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본다. 총재께서 주장하고 계신 전 경기 TV중계는 물론,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팬들로 하여금 농구장을 찾고 농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전까지 해오던 천편일률적인 것이 아닌 정말 ‘혁명’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더불어 2012년 런던올림픽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하시길 바란다. 지금 대표팀은 올림픽 8강, 4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프로구단 연습체육관이나 대학체육관을 전전하는 대표팀의 모습은 이제 보고 싶지 않다. 총재께서 말씀하셨듯이 대표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꾸준했으면 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이왕 시행하는 2군 리그인 만큼 체계적인 운영을 부탁드린다. 2군 선수들에게 희망과 의지를 전해줄 수 있는 KBL 2군이었으면 한다.
[글] 편집부 / [사진] 문복주 기자 , 이청하 기자
JUMPBALL 2008년 10월호(발행일 09월 25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