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휴양림 통나무집? 코로나 이후 ‘예약 별따기’
[숲에서 답을 찾다]〈5·끝〉여름 휴양, 숲으로 떠나자
강원 횡성에 있는 청태산자연휴양림의 숲속 야영장.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
“자연휴양림 통나무집요? 3대(代)가 덕을 쌓아야 당첨될 수 있잖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행 트렌드 변화로 휴양지로 숲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중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은 단연 인기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소장 이영록)가 올여름 성수기(7월 15일∼8월 24일) 전국 42개 자연휴양림 이용자를 추첨한 결과 최고 13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객실이 나왔다.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신청자는 모두 6만7964명으로 휴양림 객실은 평균 5.09 대 1, 캠핑 등을 할 수 있는 야영시설은 2.6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객실은 지난해 경쟁률 4.4 대 1, 야영시설은 지난해 1.63 대 1에 비해 더욱 치열해졌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휴양 트렌드가 반영됐다.
휴양림관리소는 정부의 거리 두기 완화 조치가 추가로 있을 경우 7월 중 운영이 중단된 객실 316실(전체 1169실)과 야영장 523면(전체 1068면)에 대해 추가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 휴양림 속 레포츠 시설
하지만 여름휴가를 꼭 휴양림 객실과 야영장에서만 보낼 이유는 없다. 휴양림 안에 있는 산림 레포츠는 어떨까.
국립용화산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강원 춘천시에 있다. 이곳은 등산과 캠핑, 산림 레포츠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휴양림이다.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야외 익사이팅 레포츠는 3종, 실내인 산림복합체험센터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는 4종이다.
야외 3종은 12m 인공암벽 등반과 13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하늘날다람쥐(퀵점프), 90m 길이의 하늘날기(집라인)다.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는 수직슬라이드, 로프어드벤처, 집재그, 디자인암벽 등이다. 이용 요금은 9000∼1만 원이다. 요일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 휴양림관리소(033-243-9261)로 문의하면 된다.
공립인 제왕산(전남 보성)과 고산(전북 완주), 구재봉(경남 하동), 좌구산자연휴양림(충북 증평)에도 다양한 레포츠 시설이 있다.
이영록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자연휴양림이 단순한 숙박, 휴식에서 벗어나 캠핑, 레포츠, 치유 등 통합 산림휴양·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휴양림 야영장도 인기
휴양림 야영장 가운데 산림청 직원들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유명산자연휴양림이다. 서울 잠실역과 청량리역에서 오가는 버스를 이용해 접근하기 좋고, 근처에 맛집들도 즐비하다.
제1, 2야영장은 총 80개의 야영 덱을 운영하고 있다. 30년 이상 된 잣나무들이 한없이 뿜어내는 진한 테르펜(terpene) 향을 맡으며 지낼 수 있다. 비록 이번 추첨에서 탈락했다고 하더라도 4계절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충남 서천에 있는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은 산 전체가 해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4개 구역 79면의 캠핑 공간 중 제1야영장과 제4야영장은 오토캠핑장으로 특히 인기가 많다.
태백산 줄기에 자리 잡고 있는 경북 봉화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캠핑족 사이에선 ‘캠핑계의 5성급 특급호텔’이라 불린다.
이 밖에 문경 8경 중 하나인 대야산자연휴양림, 국내 최초의 자연휴양림인 대관령, 2년 연속 경쟁률 1위의 야영시설이 있는 가리왕산자연휴양림, 깊은 계곡의 운장산자연휴양림, 산음자연휴양림, 화천숲속야영장도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이다.
○ 숲에서는 임산물 요리
숲속에서는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우리의 임산물은 어떨까. 산림청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숲속에서 한두 번쯤은 임산물로 만든 매력적인 음식으로 식사하길 권하고 있다.
해마다 6, 7월 전국의 자연휴양림에서 ‘건강을 지키는 숲속 요리교실, 포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포레스토랑’은 ‘Forest(숲)’와 ‘Restaurant(레스토랑)’의 합성어다. 건강한 식재료인 우리 임산물을 활용해 맛깔스러운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취지다. 올해는 서산용현, 덕유산, 운장산, 방장산, 희리산자연휴양림에서 열려 지난해에 이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버섯과 각종 산나물, 견과류 등을 활용해 전문 요리사로부터 조리법을 배우고 직접 요리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특히 이번 포레스토랑에서는 표고버섯을 비롯해 곤드레나물, 참취나물, 참나물, 오미자 등 다양한 임산물을 사용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우수한 국산 임산물로 만든 매력적인 임산물 요리로 숲속 여름 휴양을 더욱 건강하게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레스토랑에서 시연된 임산물 요리는 8월경 산림청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누리집에 e북으로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산림조합중앙회가 운영하는 유통 쇼핑몰 ‘푸른장터’를 방문하면 다양한 국내산 임산물을 산지 직송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참취나물 스파게티 함께 만들어 봐요(3인분 기준)
○ 재료: 건참취나물 70g, 표고버섯 1개, 참나물 30g, 베이컨 2줄, 스파게티 200g, 토마토 2분의 1개, 마늘 3개, 양파 50g, 올리브오일 3큰술, 파르메산치즈 30g, 면수(스파게티 삶은 물) 1컵, 소금 후추 약간
○ 조리 순서
① 건참취나물은 미지근한 물에 충분히 불린 뒤 억센 부분을 제거한다. ② 마늘과 양파는 잘게 다지고 표고버섯과 베이컨은 채 썬다. ③ 참나물과 토마토는 굵게 다진다. ④ 팬이 달구어지면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 양파, 베이컨, 건참취나물 순으로 볶고 면수 2분의 1컵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⑤ 뚜껑을 열고 표고버섯, 삶은 스파게티면 순서로 넣어 볶다가 나머지 면수를 넣고 버무려 볶는다. ⑥ 소금, 후추, 파르메산치즈를 넣은 뒤 마지막으로 참나물, 토마토를 넣어 버무려 완성한다.
기호에 따라 매운맛을 내는 페페론치노나 건고추를 넣는다.
자료: (사)한국음식문화진흥연구원
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