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소년을 평가할 때 그에게는 라틴어나 손가락의 숙련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이 소년이 존재 전체로 더 높은 의미에서의 음악가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가, 즉 감격하고 적을하고 경외김을 가지고 경배에 봉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일반적으로 공립 상급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여러 가지 정당한 이유로 학생들을 '영재'로 쉽게 추천하지 않았지만 다소 불순한 의도에서 총애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교사가 안목의 부족으로 성실과 명예욕, 교사를 대하는 영리한 태도 외에 별 장점이 없는 학생을 개인적으로 총애하여 고집스럽게 추천하는 경우도 그물지 않았다. 바로 이런 방식이 음악 명인에게는 특히 거슬렸다.그는 시험받는 학생의 현재가 그의 미래와 이력에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너무 능숙하게, 너무 의도적으로 영리하게 대하거나 심지어 아첨하려고 시도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웠다. 그런 학생은 대부분 시험이 시작되기도 전에 탈락됐다.
크네히트 학생은 나이 든 음악 명인의 마음에 들었다. 그것도 무척. 명인은 계속 여행하는 중에도 크네히트에 관한 기억을 즐거운 마음으로 떠올렸다. 그는 크네히트에 관해 어떤 평가나 점수를 공책에 적지 않았고, 신선하고 겸손한 소년에 대한 기억 자체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귀향한 후에 자신의 손으로 학교 명부에 크네히트의 이름을 적었는데, 그것은 최고위 부서에 소속된 사람들이 직접 검토하여 입학할 자격이 있다고 결졍한 학생들의 명부였다.
첫댓글 뇌는 항상 새로운 것을 하려면 귀찮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