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흙으로 어떻게 분갈이할까?
[분갈이, 언제 하면 좋을까?]
사랑하는 식물에게 좋은 집을 마련해준다고 아무 때나 보금자리를 옮기면 안 된다. 분갈이는 연약한 식물에게 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분갈이가 필요한 시기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먼저 식물의 잎과 줄기가 화분에 비해 지나치게 커졌다면 식물에게 새집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아예 뿌리가 화분 아래 바깥으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물을 줄 때도 유심히 살펴보자. 물이 화분에 스며들지 못하고 바로 빠져나온다면 뿌리가 화분에 가득 찬 것이다. 비료를 줘도 노랗게 변한 잎이 초록색을 띄지 않을 때도 분갈이가 필요하다. 더불어 화분 크기가 적당하더라도 분갈이를 한 지1∼2년이 지났다면 식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흙을 교체해주면 더 건강하게 자란다. 계절도 분갈이 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정확히 말하면 기온이 중요하다. 잎의 수분이 쉽게 증발하는 무더운 여름이나 저온으로 식물이 상할 수 있는 한겨울은 피하는 게 좋다.
사계절 내내 실내 온도가 20도 이상 유지되는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면 계절이 상관없다. 그러나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있을때는 반드시 피한다. 꽃이 떨어지는 원인이 돼 식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식물에 꼭 맞는 화분은?]
사람마다 선호하는 집이 다르듯이 식물도 각각 맞는 화분이 있다. 새 화분은 사용 중인 화분보다 20∼30% 큰 사이즈로 선택한다. 기존 화분의 50% 이상 큰 화분을 사용하면 뿌리가 물을 너무 흡수하거나 통풍이 안 된다. 화분의 모양은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이 좋다. 물이 머무르는 공간이 작아 과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분의 소재도 식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 토분의 경우 물이 빨리 증발돼 물 주는 시기를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반대로 도자기 화분은 물 증발 속도가 토분보다 느리고 강한 빛을 받으면 화분 자체의 온도가 올라가므로 열대지방에서 온 식물, 특히 관엽식물에 적합하다. 화분 고르기가 까다롭게 느껴진다면 관엽식물용, 다육식물용 등 식물종에 맞게 나온 기성품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흙 고르기, 최고의 흙을 찾아라!]
분갈이 시 사용하는 흙은 식물·열매·암석·나무껍질·이끼 등을 인공적으로 배합한 토양이다. 자연 토양은 채취할 때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데다 그 안에 유해한 벌레와 균이 들어 있어 실내 가드닝에는 적합하지 않다. 실내 식물에는 ‘원예용 상토’라는 인공 흙을 사용한다. 다양한 종류의 실내원예용 흙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데 일반적인 실내 관엽식물에는 기성품으로 나온 원예용 상토와 배수용토를 2:1 혹은 3:1로 적당히 섞어 사용하면 된다. 위 사진은 원예용 상토, 배수용토인 화산암을 가공해 생산한 난석, 진주암을 고온으로 처리해 분쇄한 펄라이트를 3:1:1로 섞은 것이다. 식물이 잘 자라게 하려면 흙의 비율을 완벽하게 맞추는 것보다 너무 크지 않은 화분에 배수가 잘되도록 분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엽식물과 서양란의 흙은 다르다?]
보통의 원예용 상토는 실내 관엽식물용으로 만든 것이다. 야생화, 다육·선인장, 혹은 서양란을 키운다면 각 식물의 성질에 맞는 흙을 혼합해야 한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은 건조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환경과 뿌리 과습에 취약하다. 따라서 배수와 열 배출을 도와주는 세척마사ㆍ제올라이트·펄라이트 등을 섞은 토양을 사용한다. 직접 배합하기가 어렵다. 이 역시 다육식물 전용 분갈이 흙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나뭇등걸 등에 붙어 뿌리를 드러낸 채 자라는 서양란은 나무껍질을 잘게 부순 바크나, 이끼를 고온살균한 수태를 이용해 통풍이 잘되고 배수성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남은 흙은 이렇게 보관]
원예용 상토의 주성분은 습지식물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유기물질인 피트모스와 코코야자 열매의 부산물인 코코피트다. 이것들은 한번 말라버리면 다시 수분을 갖기 힘들다. 그렇다고 축축해진 상태로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긴다. 만일 분갈이를 하다 흙이 남았다면 공기가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 보관하고 말라버리면 큰 통에 넣은 후 물을 천천히 뿌려 저어가며 흡수시킨다. 하지만 이는 번거로운 일이므로 웬만하면 소포장된 흙을 사서 그때그때 사용하자.
[성공적인 분갈이를 위한 4단계]
화분과 흙이 모두 준비됐다면 이제 식물을 새집으로 안전하게 이사시켜야 한다. 분갈이 시 필요한 최소한의 수칙이니 꼼꼼하게 이행하자.
새로 사 온 식물은 대부분 연질의 플라스틱 화분에 담겨 있다. 뿌리가 다치지 않게 화분의 아랫부분을 살짝 눌러주면서 식물을 흙이 묻어 있는 그대로 빼낸다.
빼낸 식물의 아랫부분 흙을 핀셋으로 털어낸다. 묵은 때를 벗기는 일종의 목욕인 셈인데 그렇다고 뿌리만 남도록 다 정리하지 말고 웅크린 뿌리가 기지개를 켤 수 있을 정도로만 털어낸다. 그래야 기존 흙과 새 흙이 잘 섞일 수 있다. 단, 옆면 쪽 뿌리에 붙은 흙은 건드리지 않는다.
먼저 새 화분에 배수망을 깔고, 원활한 물 빠짐을 위해 그 위에 세척한 마사나 난석을 올린다. 이 배수층은 전체 화분의 20~30%를 차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준비해놓은 새 흙을 조금 넣고 식물의 위치를 잡은 후 본격적으로 흙을 채운다. 이때 새 흙이 식물의 기존 흙 덩어리보다 높지 않게 채운다. 전체 화분의 20%에 해당하는 윗부분은 빈 공간으로 남겨 물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한다.
새 흙이 식물과 함께 화분에 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화분 옆을 톡톡 친다. 또 막대로 흙을 밀어 넣듯이 찌르고 손으로 살살 누른다. 이때 조금씩 물을 줘야 흙이 뿌리 사이로 내려가 자리를 잘 잡는다. 흙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한 후 분갈이를 마무리한다.
[분갈이 후 식물 몸살 예방법]
●매일 수시로 잎에 물을 뿌려준다.
●직사광선은 피하고 적당히 그늘진 곳에서 1~2주 동안 지켜본다.
●잎이 늘어진다면 온실효과를 위해 비닐을 씌워 증산을 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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