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아, 이러다가 가막소 간다!
우선 일국의 대통령에게 반말을 써서 미안하네.
이유는 나 보다 나이가 적기도 하고, 강릉에서 자네와 친한 사람과 나도 친하니 한 다리만 거치면 자네도 나의 사회 후배가 되니 그렇게 쓰네만, 좀 미안하기는 하지.
하지만 그게 내겐 글을 쓰는데 편하네. 일일이 존칭을 쓰는 것 보다.
요즘 난 정관정요(貞觀政要)란 책을 두 종류를 사서 읽고있네. 전체 10권이나 되는 방대한 서물이고, 또 글씨가 너무 작아서 돋보기 신세를 져야하는 책일세.
대략이야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두 가지를 구해서, 술 한 잔하고 자다가 새벽 한 두시쯤 화장실에 다녀와서 담배 한 대 피운 후에, 불을 켜고 배를 깔고 마치 재미있는 소설을 읽듯 읽어가다 보면, 자칫 날이 샐까하여 책을 덮네. 잠이 모자라면 낮에 힘들어지니.
거기에는 당태종이 통일의 위업을 이루고 삼백여년에 걸친 唐의 기초를 닦는 많은 이야기가 있네.
당나라는 중국 사람들이 가장 자부하는 나라이고, 예로부터 좋은 것 앞에는 唐자가 붙으니, 성냥을 唐黃이라 했고, 木香이란 약제도 좋은 것은 唐木香이라하고, 붓도 唐黃毛요, 비단도 唐衫이라 했네.
당나라 이전에는 수(隋)나라가 있었는데, 수양제라 하면 연개소문에게 안시성에서 대패하고도 반성을 하지 않고 고구려 침략을 계속하다가, 또 다시 을지문덕에게 대패하여 결국의 황제자리에서 쫒겨나게 되는데, 그 수양제가 당신과 꼭 닮은 행태를 취했네.
즉 늘 측근을 의심하여 공을 세운 사람을 쳐버리고(안철수) 2인자를 키우지 않으며(이준석), 아첨꾼만 가까이함(김기현 윤핵관 그리고 새로 임명되거나 추천한 장관들, 대통령 보좌관)으로써, 조정엔 간신만 우글거려서 판단이 흐려지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위와 상의도 없이 전쟁을 밀어붙였다가(친일 행보와 홍범도 사건, 강서구의 선거참패) 망하고 말았네.
잘 생각해보면 수나라는 누구의 침공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네,
흉노, 말갈과의 전쟁, 요동전투(3차례)에서 모두 패하고, 우중문을 시켜서 평양성을 직접 공격했으나 또 을지문덕에게 패하고, 이러한 전쟁의 폐해로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도처에서는 반란이 일어나고, 겁이 많은 양제는 나가 싸우기는커녕 도망에만 바쁜 틈을 이용해서, 이세민이 그의 아버지(당 고조)를 도와 나라를 일으키니, 그가 당태종 이세민이요 연호를 정관(貞觀)이라 하였으며, 정관지치(貞觀之治) 23년은 初唐시 나라의 기틀을 잡고, 장차 태평성대의 盛唐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네.
그도 집권에 이를 때 아버지로 부터는 功을 인정받아서 양위(讓位)의 절차를 밟았지만, 형과 아우는 이세민에게 죽임을 당해야 했지. 이런 정초(定礎)는 조선의 건국에서도 보았듯이 어느 역사에나 있는 일일세.
자네는 부인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가 크네.
그렇다고 내가 자네 부인을 내치라고는 하지 못하겠네.
자네 부인 김건희는 뛰어난 미모(어떤 이는 성형미인이라 하나, 그 사람들은 성형을 해도 그만큼 이뻐질 수 없다.) 줄리 의혹까지는 괜찮으나, 주가조작, 집안 전체의 부동산 투기는 자네가 대통령 자리를 물러난 뒤에도 덮을 수 없는 사안이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적으로 성공하고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그리고 예술 문화분야에서 계속 기여하길 바라네.
노무현은 장인이 좌익임이 드러나 야당의 공격을 받자, ‘그럼 내가 마누라를 내치란 말이요?’라고 한 말은 명언이다.
이러한 리스크 땜에 자넨 마누라 덕에 인기가 상승할 팔자는 아닐세. 오히려 공격꺼리만 제공할 뿐.
그러니 스스로 각성하고 다듬어서 신중하게 행함을 그 바탕으로 해야 하네.
자넨 너무 말이 앞서네. 말이 앞서다보니 논리가 부족해지네. 궁민이 받아들일 준비가 덜된 또는 안된 상황에서 말부터 하고 만다는 걸세.
후쿠시마 오염수도 일본의 방류에 찬성 내지는 묵인하기에 앞서 학자와 정부관료 그리고 야당등 반대 새력을 아우르는 전국 토론회를 방송에서 중계함으로써 먼저 설득과 홍보 과정을 거쳤어야 했고, 자네가 직접하지 않았다고 해도 방조한 것은 사실이니까 홍범도 문제도 그것이 불거지기 전에 궁민정서를 먼저 살폈어야했네.
홍범도 문제를 잠시만 거론하면, 그는 당시 조선 사람이 아니라, 러시아 사람이었던 것일세. 이 사실은 아주 중요하나, 99%의 사람들이 이를 망각하고 있네.
십수년 전 미국에서 한국 출신 조모라는 이십대 청년이 총기를 가지고 20여명을 사살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박근혜 대통령이 외무장관을 시켜 미국에게 사과와 위로를 전했었네. 그랬더니 미국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했지. 그가 한국에서 왔든 어디에서 왔든 그는 이미 ‘미국사람’인데, 미국에서 생긴 일을 한국이 왜 사과하고 미안해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었지. 우리만 머쓱해졌고.
홍범도도 그러하네. 러시아 사람이므로 공산당에 가입하고 공산당 회의에 참석하고 일제에 항거하여 싸움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네. 그들에겐 러일전쟁의 아픔이 있지 않는가?
우리 모두는 그를 존경하지만, 그 사람을 한국으로 ‘모셔오는’ 일은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옳다. 그러나 탁현민의 이벤트질에 빠진 문재인이 공군기를 몰아가서 환영식을 하는 등 ‘영웅화’사업을 하는 바람에 궁민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전 궁민의 80%이상이 흠모하는 그의 흉상을 구태어 ‘파옮기는’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 옳다.
그게 시급한 현안도 아닌데, 표만 떨어지는 짓이었다.
聖이란 글자는 귀(耳)와 정(呈)이 결합한 회의문자(會意文字)로, 하늘의 뜻을 들어서(耳) 사람들에게 알리고 바치는(呈) 글자지만, 그 생김세를 보면 귀(耳)가 먼저요, 입(口)이 다음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중책을 맡길(壬=任)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네.
즉 남의 말을 듣는 경청(敬聽;예를 갖추고 자신을 낮추는 마음으로 들음)하고 경청(傾聽;몸을 기울이면서 까지 새겨서 들음. 귓등으로 듣지 않고)하는 것이 첫째의 덕목일세.
당태종은 반드시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기를 좋아했고, 자기에게 듣기 좋은 말로 아첨하는 사람을 멀리했으며, 자신의 의견은 나중에야 밝히곤 했네.
위징(魏徵)이라는 사람이 태종의 잘못을 지적하자, 주위 사람들은 그를 참(斬)할 것을 간하였으나, 오히려 곁에 두고 重하게 대접했고, 그는 수 없이 많은 諫言(간언)을 했으나, 신하로서는 가장 높은, 요즘 식으로 국무총리까지 되었네.
당의 초석은 위징이 다 놓다시피 했고.
지금도 전하는 唐명필 구양순(歐陽詢)의 구성궁 예천명(九成宮醴泉銘)은 위징(魏徵)의 대표적 문장으로, 당 태종의 업적을 극찬하고 있지.
자넨 뭐하나?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당신에겐 큰 거울일세.
우선 보궐선거를 있게 한 당사자를 재출마시킨 것은 궁민에 대한 개무시이고 반항일세! 이번 사태에 대하여는 보다 통렬한 반성을 요하고, 자네가 젤로 큰 책임이요, 거기에 동조한 궁민의 짐 대표부가 다음으로 책임지고 총사퇴가 그나마 답일진데. 김기현을 다시 쓴다고?
아주 어이없음일세.
대통령에 대한 서울 지지율이 25% 내외인데, 거기에 김기현 까지 합세하여 다신 대선을 치룬다고?
아서라, 말아라!
186석의 민주당은 쾌제를 부르고 있다! 이번엔 200석도 문제없다고 한다. 아이들 손목 비틀기 보다 쉬운 선거라고 희희 낙낙이다.
내가 나가도 민주당 명패만 달면 이길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 또 젊은 층에서 다득(多得)할 것이 뻔하다!
당장에 지도부를 싹 갈아치우고 안철수를 당대표로 내세워라!
듣건데 차기 총선에 청와대(용산)에서 대통령실 수석이나 비서관들이 대대적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하는데, 이 또한 제 무덤을 파는 행위다. 대통령이 정책을 살 수행하고 보좌관이 잘 보필하여 궁민이 살기 좋고 편안한 세상을 만들었다면 그 덕을 볼 수 있겠지만, 대통령의 인기는 30%선에서 머물고 있고, 잘 못하고 있다는 여론은 항상 60%를 넘으니, 대통령 측근이라는 간판이 절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표를 깎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일세.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살펴서 대오 각성하고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100석도 위험한 사태가 초래될 것일세.
더 이상 이죄명을 물고 늘어지지도 말게. 그건 법원 판단에 맞기고 맡은 일에나 충실하게.
죄목이 너무 많다고는 하나, 이죄명을 너무 오래 끌고온
결과로 궁민이 피로하네. 패착일세.
만약 궁민의 힘이 100석 부근에 머무른다면 저들은 개헌 저지선도 넘고, 탄핵 저지선도 넘어서 자넬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일세. 이미 탄핵의 달콤한 맛을 본 무리들이 아닌가?
무슨 수로 그 사태를 막을 수 있는가? 군사정꿘 때라면 계엄이라도 선포하겠지만,
그러니 내말을 잘 새겨듣고 빨리 실천에 옮기시게.
자네가 최소한 죄명이 보다는 낫다는 믿음이 있고, 자네가 집권함으로써 최소한 이 나라에 좌파정부가 생겨나진 않았음에 안도하는 사림이 많기에 드리는 충정일세.
이제 바람이 차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도 지났네.
소주 한잔에 얼요기라도 할까?
癸卯 霜降後
豐 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