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이 쓴 법카 2억원은 뇌물, 측근, 급여로 9000만원 받아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이화영과 이회영의 측근 A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화영은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직 시절부터 쌍방울 관계사의 법인카드를 2억원 남짓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화영의 측근 A씨도 쌍방울 그룹에서 제공한 법인카드를 쓰고,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로 이름을 올려 월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뇌물을 받는 데 역할을 한 쌍방울 부회장 B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화영이 평화부지사·킨텍스 대표 재직 중 쓴 2억원은 뇌물
검찰은 A씨에 대해선 뇌물 혐의 외에 업무상 배임 방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수수) 위반 혐의 등도 적용했다. B씨에겐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 등의)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검찰 등에 따르면 이화영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쌍방울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쌍방울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화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낸 2018년 7월~2020년 1월과 킨텍스 대표이사가 된 2020년 9월 이후에도 식사비나 생활비 등으로 이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검찰은 이화영이 사용한 법인카드 총금액 4억원 중 공무원 신분이었던 평화부지사와 킨텍스 대표이사 재직 기간에 쓴 2억원 정도가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측근 A씨, 쌍방울서 월급 명목으로 9000여만 원 받아
A씨는 이화영이 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지내던 시절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A씨는 2019년 6월부터 최근까지 쌍방울 직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매달 200만원 상당의 월급(총 9100여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쌍방울 사옥으로 출근하거나 관련 업무를 하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화영은 본인 명의로 제공된 법인카드 말고도 다른 사람 명의로 된 카드 여러 장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하나가 A씨 명의의 카드라고 한다. 검찰은 이 카드를 이화영과 A씨가 함께 사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지난 7일 이화영의 주거지를 비롯한 킨텍스, 경기도청, 아태평화교류협회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지난 18일 이화영을 조사한 데 이어 지난 21일 A씨를 체포했다.
수원지방.고등검찰청 전경.
검찰은 쌍방울 계열사들이 경기도 대북사업을 지원한 과정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화영은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재임하면서는 경기도의 각종 대북 사업을 주관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의 경기도대북사업 후원 목적과 경위, 자금 흐름 등을 조사중이다.
쌍방울 부회장 B씨는 이화영이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A씨가 허위로 직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쌍방울 측 관련 자료를 파쇄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검찰은 B씨가 김모 전 회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해외로 출국시키는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화영 영장실질심사 27일 예정
한편 이화영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B씨의 실질심사도 같은 날 열린다. A씨에 대한 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