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연구팀이 70세 전후의 259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임상실험을 했습니다.
자기반성과 치매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였는데, 그 결과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정확한 인과 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자기반성의 시간을 하루에 10분 이상 갖게 되면
분명히 인지력과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써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른 연구 발표에서도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어떤 영양제보다도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 10분이라는 시간. 아주 긴 시간일까요?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뇌 건강에 유익하다고 합니다. 이 10분의 시간을 소비하는 것을 아까워할 필요가 있을까요?
건강이 최고라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는 우리가 아닙니까?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이 하는 기도, 묵상은 꼭 필요한 영양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며 주님의 뜻을 헤아립니다.
영양제를 먹으면서 건강해지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이고 필요한 시간인데도 항상 뒤로 미뤄질 때가 많습니다.
세상일이 급해서, 피곤해서, 아직은 할 일이 많아서…. 등의 말로 주님께 나아가는 시간을 맨 뒤로 미룹니다.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모습입니다.
올해부터 저는 혈압약을 먹습니다.
종합검진을 받은 뒤, 이제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면서 아침 식사 후에 한 알씩 꼭 복용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경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복용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를 살아갑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은 혈압 조절이 안 될 수 있어서 규칙적인 복용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즉, 신경 써서 규칙적인 복용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와 묵상도 이와 비슷합니다.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뒤로 미루다가는 나중에 큰 후회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수난 전날 겪을 제자들의 슬픔과 고통을 미리 알려주십니다.
그러나 이 고통은 큰 사건을 기다리는 고통이라고 하시지요.
마치 진통의 고통을 겪은 뒤에 사랑하는 아기를 낳는 것처럼,
그 고통 뒤에 고통을 잊을 만큼의 커다란 기쁨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 기쁨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 주님을 만나고 지금 주님을 따르는 데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중에’라는 이유를 붙여서 후회의 시간을 만들 것이 아니라,
커다란 기쁨의 시간을 위해 지금 당장 주님과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주님께 나아가는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장벽에 부딪히거든, 그것이 절실함을 나에게 물어보는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마라(랜디 포시).
인천교구 청학동성당의 성가정 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