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조금씩 하다가 요즘 하도 답답해서 그냥 한풀이 정도로 써봅니다 ㅎ
전역 3개월 남겨 놓은 말년 아닌 말년 병장, 즉 쿠닌입니다 ㅋ;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뭔가를 준비하려나
90일 남짓한 시간.. 절대 길지 않은 시간인듯 하군요. 스포츠 PD, 정확히는 축구 전문 PD가 되기를 열망하고 있는데
아랑 카페와 MBC ESPN을 기웃거려 보지만 딱히 감은 오지 않네요
고 2때까지만 해도 방송 쪽으로 진로를 잡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 3학년때 희망학과 고르면서
막연히 신문방송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유가 뭐냐면요.. 제가 그림 그리기도 좋아하고 만화, 애니를 열심히 봤던지라
만화 동아리 활동도 하고 느린 인터넷 붙잡고 열심히 다운 받아가며 애니를 봤더랬네요. 단순하게 투니버스에 가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도 실컷 보면서 일할 수 있겠다 싶어서 '나중에 투니버스에 갈래요!' 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그 당시에 애니원 TV가 막 출범을 하면서 이거다 싶었어요. 투니버스 보다 제 취향에 맞는 연령대가 높은 작품들도 많이
방영해줬고요. 그래서 제 희망은 '나중에 애니원 TV에 갈거예요' 로 바뀌었답니다. 일본어 공부도 하고 매달 월간 뉴타입 사보면서 어린 녀석이 나름대로 한국 애니메이션이 사장되는 현실을 개탄하기도 하구요 ㅋ
방송국에 들어가려면 신방과에 가야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고 수능 인문계쪽 언어 등등에 적성도 맞았기에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다행히도 재수 생활 없이 신방과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듯..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것에 꽂히기 시작했더랬죠.
게임을 좋아해서 전부터 피파 시리즈는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고 3초반에 그만 위닝에 꽂혀버린겁니다;; 진짜 심각할 정도로 열심히 했었어요. 수험 공부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정말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수능 보기 100일 전에 딱 끊었습니다
수능 볼 때까지 절대 하지 말자 하고요; 대학 합격한 뒤로 어머니를 졸라 플스를 장만해서 개강하기 전까지 두문불출하고 위닝만 했죠 뭐 ㅋ 게임을 열심히 하다보니 그 전에는 크게 관심없던 한국 국가대표 축구 이외의 축구 경기에도 눈이 가더군요.
유로 2004도 눈에 불을 켜가면서 보고.. 뭐 아무튼 이때까지는 애니, 축구 생각이 반반이었어요 ㅎ;
신입생으로 들어가자마자 어쩌다 보니 학교 방송국에 가게 되었고 특별한 능력은 없어도 질긴 생명력과 인내심 덕분에; PD로 5학기 동안 활동하고 국장이란 것 까지 하게 됐고.. 뭐 오래 붙어만 있으면 시켜주는 거지만요.
마침 04년에도 간간이 해주는 중계를 찾아가며 열심히 축구를 봤는데 05년에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입단하면서 MBC ESPN에서 대대적으로 EPL을 중계해주기 시작했잖아요. 이 때 TV도 없는 하숙방에서 아프리카로(그때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밤을 새가면서 축구를 보고 낮에는 방송국 활동 하고, 수업은 뒷전; 학점은 ㅎㄷㄷ 해졌구요;;
(수업 시간엔 잠을 보충하거나 출첵 후 바로 나가서 멘트 쓰거나 영상물 편집; 덕분에 어머님은 너는 학교를 다니는게 아니라 학교 방송국을 다니는 거라고 말씀 하시기도 했네요)
그리고 3학년 1학기 마치고 군대에 왔는데.. 그동안 고등학교 시절 뉴타입이 채우고 있던 책장은 이제 축구 잡지로 가득하고, TV에 나오는 연예인 얼굴은 몰라도 작은 나라 축구선수 이름은 아는 정도가 됐네요. 지금도 그렇고 대학시절에도 그렇고 TV는 축구 중계만 봤으니까요; 이 길로 가야겠다 하고 마음은 정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전역 3개월을 남겨 놓고 있어요. 뭘 할까 고민하고 있기는 했는데
작년에 영국으로 유학간 후배랑 메신저로 얘기를 하게 됐어요. 그 후배 말로는 축구 얘기 모르면 여기 사람들이랑 말이 안통한다고 한국에서 한국 남자들이 담배 피는 것과 비슷한 위상을 축구가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ㅋ 그 전까지는 어학연수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런 말들을 들으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었어요. 더군다나 ESPN 모집글을 한번 본 적이 있었는데 '영어 능통자'를 우대한다는 말을 보고 외국 나갔다 와려나하고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디든 간다면 직접 그 곳의 환경을 피부로 느껴보고 싶어서 잉글랜드 쪽에 가고 싶은데 집이 그렇게 넉넉한 편도 아니고요
호주 같은데 보다는 영국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하고..
한편으로는 전역하고 복학할때까지 6개월 남짓한 기간 쫌 부담되더라도 잉글랜드 쪽에 갔다와야하려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작년부터 확실히 남기는 건 없어도 책상에 앉아 있는 습관이라도 기르자 하고 꾸준히 공부는 하고 있는데요. 뚜렷한 방향을 못 잡고 있으니 해외에서 주문한 긱스 자서전하고 영영사전만 한없이 붙잡고 있답니다; 여건상 틈틈이 하고 있는데 제 자신이 너무 해이해집니다.. 물론 이 '여건상'은 자기 합리화에 가깝다는 건 알고 있지만요. 4년여간 사귄 여자친구도 군인과 취업준비생의 신분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인지 떠나갔고요. 안그래도 뭘해야할지 모르던 판국에 것땜에 많이 혼란스러워 하기도 했는데 90일 동안 뭐라도 해서 나가야겠다 하는 생각과 위기의식이 갑자기 들더군요. 시들시들해져 있다가 다시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네요 -_-a;
일단 남은 기간 동안 뭘 해야 되고 제대해서는 뭘 해야 되고..가 가장 고민입니다. 메신저도 못하는 군대 컴퓨터로는 뭐 하지도 못하겠고, 근무 끝나고 자유시간도 얼마 안되는데 컴퓨터 하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요; 검색해봐도 스포츠 PD는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는 건 영 감이 안오네요. 물론 기본적인 준비는 일반 언시와 비슷하겠지요.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일단 지금 해야될건 영어다'인데.. 그래도 어느 정도 로드맵이라도 작성해 놔야 좋지 않겠습니까? 축구를 좋아하지만 우리나라 여건상 스포츠 PD는 다른 종목도 다 알아야 한다는데, 이것도 걱정이 되구요.
전역을 하게 된다면 작고 빠방한(이것도 욕심이죠 ㅋ;) 노트북 하나 구입해서 수시로 들고 다니면서 영상 편집하고 K리그 경기도 보러다니면서 즉석에서 나름대로 자료 만들고 사진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은 엄청 많은 상태입니다. 음.. 제가 지금까지 적은 것은 질문을 가장한 푸념이었고요..
한 마디로는 '스포츠 PD가 되고 싶은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 되겠네요. 약하고 앓는 소리만 주절주절 했는데 쩝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대학 초반에는 해볼만 하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워낙 유럽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서 이쪽 지망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아진 것 같고요. 그래도 하고 싶으니까 끝까지 해볼 거긴 합니다만..
첫댓글 먼저 떨어지는 낙엽 조심하시길..
저도 전역 4개월 남았는데..ㅋㅋ저도스포츠PD에 관심이 많은데 아직은 정보가 많이 부족해요. 저는 매주 나오는 SPORTS2.0 잡지와 포포투 이런 축구 잡지 꾸준히 읽고 스포츠 PD는 스포츠 다방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야 되기 떄문에 다른 기사들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글쓰기 실력과 영어실력도 잘 갖추어야 되는것 같구요. 작년인가 제작년 스포츠 PD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필요하시면 답글 달아주세요~ 스포츠에 대한 기본 상식에 방송과 연관되는 문제도 출제가 되더라구요. 저도 스포츠 PD에 대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데 준비하는 사람 찾기가 쉽지는 않네요.ㅋ
축구 유학을 가지 않는 이상 영국을 고집하지 않으셔도... 호주 축구도 상당한 수준이죠..ㅋㅋ 그리고 생활해 보면 호주나 영국이나 비용은 비슷하게 듭니다. 사람 스타일의 차이죠.
저도 정보 찾기가 쉽지 않아서요.. alfenhime@nate.com으로 문제 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흠.. 축구 수준 보다는 직접 그 문화를 한 번 겪어 보고 싶어서요.. 비용이 비슷하게 든다면 더 반가운 말씀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