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금방왔네?"
"응. 오랜만이야."
대충 씻기만하고 츄리닝에 얇은 가디건만 걸치고 나왔다.
이제 꾸미는것도 지겹다. 잘 보일 사람도 없고 말이다.-_-
오랜만에 만난 이유다녀석.
언제봐도 삐까리 뻔쩍한 스타일에, 여름이라 그런지 조금 까맣게 그을린 피부.
새끼...눈 돌아가게 멋지다.
"배고프지? 저기 저 스파게티집이야. 열라맛있어."
"응?..응 그래..배가 엄청고파...무지하게..=_=; 어여가자."
"응. 큭큭.."
오랜만에 나의 거친말투-_-를 들어서인지 내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계속해서 키득키득 웃어쌋는 녀석이다.
내 위장이 스파게티집으로 들어가는 내 뇌리에게 가만히 속삭인다.
˝야이 돼지년아! 뱃속에 비빔밥 3인분이나 담아두고는 또 쳐먹냐?!˝
˝니가 다 소화시킬래? 운동도 안하는년이 쳐먹긴 드럽게도 쳐먹네!˝
워워워..-_- 진정들 해. 확 배 꼬아버리기전에.-_-^
나는 가만히 뿌룩뿌룩 소리를내는 배를 텅! 하고 쳐주고는, 꽤나 고급스러워보이는 스파게티
집으로 들어갔다.
통나무집처럼 꾸며져 있는 이곳.
정확히 창가쪽에 자리를 잡았다.
"뭐먹을꺼야?^^"
"엉?..어어...나는...치,치즈 스파게티."
"큭..맨날 그것만 먹네? 여기 치즈 스파게티 두개 주세요.^^!"
싱긋 웃으면서 종업원에게 살인미소-_-를 날리는 이유다.
저놈.
안본새에 미소파워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몇주 전 부터 멈춰버렸던 내 심장년이 잠시동안 두근 하고 뛸 정도니까 말이다.*=_=* 에이 니미럴.
"의외로 멀쩡하네.^^"
"엉?.."
"아니. 생각했던것 이외로 멀쩡하다구. 맨날 울어서 퉁퉁 부어있을줄 알았는데~"
"아아...=_= 멀쩡할만도 하지."
"으흠...왜?"
"내가 찻거든."
태연스럽게 말하는 날 보며 살짝음 놀래는 이유다 녀석.
그리고 냉수를 조금 들이키는 나였다.
놀래는 녀석의 얼굴을 보니, 왠지 또 심히 기분이 안좋아진다.
지금 그때의 일을 무지 후회하고 있다는걸 저놈이 알면 뭐라고 할까?
무척 후회하고있다고....내가 먼저 찬거라서 다시 내가먼저 다가갈 수도 없다고 하면..
이유다 저놈도 날 벌레보듯이 할까?
"주문하신 치즈 스파게티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또 영업-_-용 미소를 날리는 이유다다.
나는 따끈따끈하게 김이 올라오는 치즈스파게티를 뒤척이며 한입 돌돌말아 입안으로 쏙 넣었고,
고소한 치즈가 입안에 착 감기면서 부드러운 면빨과함께 목구멍을 타고넘어간다.
우으으...비빔밥이라는 싸구려 음식은 잊어버린지 오래다.-_-+
그렇게 한참을 열중하며 먹고있는데, 어떤 여중생들이 내쪽으로 몰려온다.
"저..."
"으응?..(면빨이 철썩! 하고 끊어지면서 코에 붙었다.=_=)"
내게 슬그머니 말을 거는 순수해보이는 여중생들.
나는 다급히 티슈로 면빨을 닦고-_-;;; 멀뚱히 되물었다.
"저기....호,혹시 어제 단편드라마에 나오셨던...기,김은솔씨 아니에요?"
"어...어어?.."
"맞죠?...맞구나~!! 꺄아꺄아!"
허허. 젠장.=ㅁ=;;
실수했다. 역시...이 폐인꼴로 나오는게 아니었다.-_-;;;
지 친구들 두명과 좋다며 꺄야꺄아 거리곤 두 손을 맞잡는 여중생들.
그리곤 연습장과 펜 하나를 꺼내들어 나에게 건넨다.
"싸인해주세요!"
"싸..싸인?..."
"네! 어제 그 단편집보고 감동했어요!..그 눈물연기...저 펑펑 울었다구요!"
"하하...저기...난 싸인해 본적이 없는데…=ㅁ=;;"
"네? 에이! 그래도 그냥 이름만이라도 써주세요! 저희 이름도 넣어주시구요!"
"허..=_=;;"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김 은솔 이라고 대충 날려썼다.
획 하나 그을 때 마다 끼야끼야 거리는 여중생들.
그리고 난생처음 싸인..=_=;; 이란걸 해본 나는 이마에 삐질땀을 쉴세없이 흘렸다.
어제..그것도 야심한밤에 살짝 나갔던 단편드라마였는데...
벌써 사람들이 반응을 보일줄이야.=_=; 젠장. 여간 당황스러운게 아니었다.
"우와. 대단한데? 벌써 싸인까지 받고.^^"
"-_-;;대..대단하긴...안은유 성질돋궈서 한번 찍은건데 뭐...;;.."
"그래도 그 단편집 꽤 감명깊었어. 큭.."
"너도 봤니?=_=;;"
"응. 큭큭...마지막장면 진짜 울컥하더라고."
그래.-_- 마지막엔 내가 피토하고 죽는 장면이었지 아마.
나는 티슈한장을 더 뽑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스윽 닦았다.
그리고 남은 스파게티를 마저 후루룩 후루룩 먹어치웠고,
음식물은 거의 목구멍에 올라올 만큼...그러니까 목젖까지 차올랐다.=_=
"흐아~ 이제 어디갈까?"
"글쎄.=_="
"큭큭...그럼 오랜만에 오락실이나 가볼까?"
"나야좋지.-_-d"
오락실..오락실이라...
오락실도 안가본지 꽤 된것 같다.
여름방학 내내 한번도 출입을 안했으니 말이다.
왠지 발걸음이 가볍다.
나는 이유다를 따라서 총총총 근처 오락실로 향했다.
퀴퀴한 냄새와, 양아치 중생들이 노래방박스 안에 기어들어가 부르는 노래들.
또, 손옆에 동전을 무수히 많이 쌓아놓고 게임판을 두드리기에 바쁜 아저씨들.
그 사이에 천원짜리 몇장을 동전으로 바꿔 오랜만에 킹 오브 파이어 오락기 앞에 앉은 우리였다.
"자, 사부. 이젠 내가 이길테니까 꽉 긴장해."
"허이고~! 한판이라도 이겨보소.-_-ㅗ"
"큭큭..와 시작한다!"
/파바바바박!! 파츠츠츠츠! 파바바밧!!
호이짜 호이짜~
저눔새끼..어디서 수련이라도 쌓고왔는지.=_= 요리조리도 잘 피한다.
하지만 단시간 수련하면 뭐하나.
나는 이 게임판을 2년동안이나 두드리고 살았는데.-_-^
당연히 내가 K.O 승이었다.
"아씨...존나 연습했었는데...어째서지?!"
"-_-^ 넌 나한테 안된데두. 쯧쯔..."
"다시해! 다시!"
다시하자며 동전 두개를 짤그락 짤그락 집어넣는 녀석이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한나절을 오락실에서 보낼 것 같다.
투지에 불타오르는 이유다는, 쉴세없이 동전을 집어넣었고
그럴수록 나는 재미 + 돈아낌. 이 두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http://cafe.daum.net/youmewing
첫댓글 재밌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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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전 절라감사해요!>ㅇ<
ㅎ하 재밋어용 ㅠㅠㅋㅋ
하하 전 감사합니다!!
학교갔다와서봐요ㅠ 학교다니니깐 너무 힘들다는ㅠㅠ 그래도 소설보고사니깐 ~ ㅎㅎ 재밌어염 ~
헤헤 피곤하시겠어요~ 샤워 하시구~! 폭신하게 침대루 뛰어드세요~! 히히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었어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