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BGM : Elsa Kopf - Days And Moons
우리집 순돌이의 죽음은
우리집의 파탄을 암시했다
매일 사용하던 드라이기에 베인
새끼손가락은 또 무언가를 암시했다
그리고 보란듯이
엄만 집을 나갔다
아빠는 엄마가 보고싶을 때마다
엄마가 사준 코털깎기로 코털을 깎았고
나는 엄마가 보고싶을 때마다
집 대문과 창문을 열어두었다
아빠는 피가 날정도로 코털을 깎았고
나는 비가와도 혹여 엄마도 올까 창문을 열었다
난 또 얼마나 울어야하고
아빤 또 얼마나 코털을 깎아야하고
내 책상은 얼마나 비를 맞아야할까
어린 날의 초여름은
그 어느 날의 겨울보다 추웠고 어두웠다
아픔에 어울리는 이름이 있을까,
하면 난 또 무던히도 내 이름 석 자를 새겨야겠지.
- 받아쓰기, 사나래
평범한 내가
평범하지 않을만큼 빛나는
너를 좋아해서 미안하다.
또,
평범하지 않을만큼 힘들었던
나를 평범하게 만들어준
네게 한없이 감사하다.
죄인은 또
도착하지 않을 편지를
하늘로 곱게 접어 띄워보낸다.
-속삭이는 편지, 사나래
평범한 나의
평범하지 않은 시는
모두 날카롭고 어둡다
평범한 시가
평범하지 않은 내게
물들어 어둡고 아플까봐
난 또 미안하다
-미안해, 사나래
열 걸음 떨어져서
마주보고 있는 우리 사이에
따뜻한 봄바람이 스쳐간다.
그리고, 마음이 말한다.
사랑해,
사랑해.
입 대신 마음이 말한다.
-마음이 하는 말, 사나래
오늘까지만, 좋아할게.
잠든 네 손을 붙잡고 뱉은
내 한마디에
달력은 넘어가지 않았다
-오늘, 사나래
:) 또 열여덟 자작시입니다. 늘 그랬지만 오늘 시는 굉장히 아픈 시들이에요. 그래도 그대들 댓글들은 예쁘겠죠! 오늘 시들은 딱히 해석이 필요없지만 설명을 따로 쓰진 않겠습니다 해석을 방해할까봐요. 궁금한 점은 댓글로!
:) 그럴 일 없겠지만 저번 글은 인기글을 놓쳐버려서 이번 글도 인기글에 올라가게된다면 보신 분은 캡쳐좀 해주세요ㅠㅠ
※모든 시는 쭉빵 외의 타 커뮤니티로 이동금지입니다.
오늘도 무슨 시가 가장 좋은지도 골라주세요..헤헤
첫댓글 ㅅㄷ
오늘은 첫번 째 시랑 마지막 시가 제일 좋은 거 같아 딱 처음과 끝이 좋아 첫 번째 시의 순돌이라는 강아지를 집의 파탄과 연관 시켜서 말한 다는게 너무 가슴 아팠어 항상 있던 일에서 벌어지는 다른 일이 암시한다는 것도 그렇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빠와 내가 너무 슬퍼 항상 기다리고 있겠다는 행동이 너무 슬프다 진짜 그리고 마지막 시는 딱 짝사랑 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말이기도 하잖아 딱 오늘만 좋아하고 포기하자 이래놓고 마주치거나 멀리서 보이기라도 하면 다시금 좋아지는 거고 딱 짝사랑의 그런 거 같아서 넘나 좋은 것 같아 열여덞 시인 꼭 책 냈으면 좋겠다 응원할게! 8ㅁ8 😘
나도글쓰는데 이 시들은 정말 와... 개취순돌이 마이럽
나도 받아쓰기랑 오늘 이거두개가 진짜좋아 ㅠㅜ
미안해 너무 가슴아파
다른 시들도 다 좋은데속삭이는 편지랑 마지막 오늘 진짜 좋다 우와...♡♡♡
자작시? 나 시인이 쓴줄 알고 책 사고싶다 생각했는데... 소름돋았어... 계속계속 글써줬으면 좋겠어 어린데도 단어 하나하나가 왜이렇게 저릿하냐
네 계속 글쓸게요! 이번 시는 전부 쓰면서도 단어 하나하나에 고민하고 퇴고도 많이 해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알아봐주시니 너무 감사하네요ㅠㅠ 예쁜댓글 감사합니다
아 받아쓰기 눈물난다 진짜
찡하다 진짜 저 시 속의 나 라는 애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 진심 너무 찡해
@망상글 사랑해! 저도 막 울면서 쓴 시에요 .. 😢
@민윤기딸래미 뭔가 문학 예수ㅜㄹ 하는 사람들이 감수성이 풍부한거에 대해 되게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는데 작가님도 그러셨다니까 와 역시 예술가들은 감수성이 풍부하구나 싶네요ㅠㅠ 그래도 너무 많이 울진말아요ㅠㅠ 그리고 앞으로도 응원할게요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아 맞다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아픔에 어울리는 이름이 있을까. 워 좋다
와.....
엉어텅터ㅓ튜ㅠㅠㅠ 넘나 슬퍼..
좋다 잘보고 갈게
받아쓰기 넘좋다 근데 7번째 문단은 했던 말을 또 하는 느낌이라 너무 아쉬워 ㅠㅠ 제외돼도 앞뒤 구절이 문제없이 연결되는 상황이라 그 문단은 꼭 들어갔어야만 했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ㅠㅠ..절대 비판하는 거 아니고 나머진 너무 와닿는 내용이었음!! 개인적으로 난 마지막 시가 제일 좋았고 그 다음이 첫번째 시!
어린 날의 여름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읽어보니 정말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었네요! 퇴고 고려해볼게요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ㅈㄴㄱㄷ인데 난 여기서 받아쓰기가 가장 좋은데 그 중 일곱번째 문단이 제일 좋았어. 쓸모없는 반복이 아니라 꼭 들어가야 할 강조라고 생각해. 삭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적어본다... 좋은 글 고마워 글쓴아💛
@콜라미(coke beauty) 헤헤 삭제하지않았슴다 제가 더 고마워요
존좋...
아ㅠㅠ 달력은 넘어가지않았다..
너무 좋아요 작가님! 항상 응원할게요
화이팅♡♡♡ 시들 다 너무 좋아서
감동받아요!
다너무좋다 ㅜㅜㅜ첫번째시보고 눈물찔끔흘린건 안비밀 ㅠㅠㅠㅠㅠㅠㅠ맘아파
쓰니야ㅜㅜ 받아쓰기 메모에 적어서 내 폰 배경에 써도 될까..ㅠㅠㅠ
네!!필명도 함께 해주세요☺
@호로요이새끼 네!!!!
@민윤기딸래미 아리가또❤️
이 글 읽은게 벌써 몇년 전이네.. 계속 생각나서 가끔 서치해서 읽으러 와.. 좋은 시 고마워
오늘도 생각나서 읽으러 왔어.. 역시나 좋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