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집 옆집에 사는 인간들
#38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어제있었던 일들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듯하다.
아...머리아퍼,
어제, 한결와 함께 효준이를 데리고 왔었지..
그리고, 깨어난 효준이가.
나를 보고, 웃었다. 슬프도 환하게...말이다.
“효준아, 일어나봐. 학교가야지?”
나의 외침에, 기분좋게 눈을 뜨는
효준이
“학교,......”
라는 말과함께, 나에게 빙그레 웃어보이는 효준이
학교가는 길, 매일 매일 잡아주던
효연이의 손대신 효준이의 손이 있었다.
그래, 돌아가는거야.. 내가 너를 좋아했을때로.
그리고, 행복해지는거야...
효연이한텐............................. 미안하지만....
“미로야.... 웃어!”
나는 얼른, 어두워진 얼굴을 걷어치우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만족하는 효준이...
왜이렇게...도....
“이미로 미쳤어?”
교문앞에서 아이들의 이상한 시선들
왜 효연이가 아닌 효준이냐고...
그리고, 복도에서 만난 향아..
“아니.”
나의 말에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의 뺨을 내리치는 향아..
“무슨짓이야!”
악을 쓴건, 나도 효준이도 아닌
효연이.......
“상관하지마..”
이럴땐, 효연이한테 안겨서
아프다고 아프다고.. 이나쁜놈아.
이럴텐데...
나를 감싸려는 효연이의 손을 뿌리치고.
향아의 욕도 모르는척 들리지않은 척하며
그자릴 떠났다.
“내가 이럴려고, 너한테 말한줄알아?
왜 내말을 못알아 먹는 거야?
이렇게 해서 효연이 상처받으면,
내가 얼씨구나 좋다고 할 줄 알았어?!!!! “
발악을 하는 향아.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렇게 무료하고,
이렇게 허무한..
공부시간이 있었나....
피곤한 눈으로 운동장을 돌아 보았다.
“이미로 들리냐구? 서방님 하는 말씀
잘 들어라!!!!!!“
“이미로 사랑해!!!!!!!!”
이미로 미쳤어, 환청까지 들리고.
불과 몇일 전 일인데, 왜이리도
먼옛날 인것 같은지.
운동장에서 나를 향해
외쳐주었던 효연이의 모습이
왜이리도 흐릿한건지.
고작 몇일 전인데........
“이미로 나좀봐.”
점심시간, 나를 부르는 어떤아이들
효준이의 자릴 살펴보고.
없는걸 알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와. 이미로란 얘가 너야?”
“웃긴다. 그치 도영아?”
“왜- 요즘은 이쁜것 보다, 어리벙벙한것들이
대세잖아?“
책상에 엎드려있는 나를 깨워서,
내앞에 앉더니만, 나를 보며 비웃는 두아이
“머리결 푸석 한것좀 봐-”
“빗자루같아..! 하하..”
“이거놔..”
놀랍게, 그둘을 막아준건,
효준이도 효연이도 아닌..
안소라였다.
“어머, 박효준 지난번. 여친이 오셨네? 호호..”
“그러게 말야, 얼마나 속쓰릴까.
자기보 못한 얘한테 뺏기고...........“
울그락 불그락 해진 나의 얼굴에 비해
무표정에, 아무런 감정없는 듯한 안소라의 얼굴
“마음껏 비웃어.”
“너한테 그런 소리 안들어도, 비웃을려고 했어.
그러니깐...“
“걱정하지마... 하하.”
짝짝꿍이 정말 잘맞는 둘...
안소라를 비웃는 이둘을 정말 어떻게 해버리고 싶었지만
당사자도 가만히 있는데.....
내가 나서는 건 쫌, 그러기에.. 그둘을 째려보고 있었을 뿐이였다.
그리고, 그둘이 나가버리자.
나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을 하는 안소라
“내가 이딴말하는거 진짜 우습지만...
효준이 행복하게 해줘.....
나한테서 불행했던, 기억들 다- 잊게 해달라고..“
“너....”
이건진심이구나, ... 라고 느낄 수있었다.
안소라의 눈에서 말이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이였다.
“너.... 효준일 많이 사랑했구나.
나보다...더 말야...“
나의 말을 듣고, 아무런 말도 없이
나가버리는 안소라.....
어찌보면, 이해가 되는 듯 싶다.
안소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차지하고 싶다는 그런 욕심 때문에
이렇게 까지 되어버렸다.
그게 인간아닐까...?
자기가 가지고 싶을 걸 가지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