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 이야기...

[청람]

작년 8월쯤 딸아이가 부산에 놀러 갔다가

신기하다며 사온 동물이 있다.

열대 지방 습지에 사는 집게라는 녀석이지~

집을 등에 이고 다니는 모습이 

우스쾅 스럽게 생겼다.

왼쪽 집게는 크고 오른쪽 집게는 아주작은

동화속 애니메이션 에도 가끔 나오는 놈이다.

식사는 마른 멸치...밥알 등등 잡식성이라

먹이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않아도 되는

기르기에 편한 녀석이다.

단지 문제라면 집안의 온도와 적당한 습도..

탈피 할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것...

이 녀석을 방바닥에 놔두거나 손위에 놓으면

이곳 저곳을 기웃 거리며 뒤뚱뒤뚱 

집을 이고 가는 폼이 우습기도 하고 

뒤에서 잡는 시늉이라도 하면

바쁘다 바뻐~

집을 이고 뛰어간다...

아니 집을 이고 뛰는게 아니라 

빠르게 기어간다고 해야 옳을것 같다.

더 웃기는건 게들이 모두 옆으로만

가는게 아니지만 이놈은 평소 앞으로 가다가

바쁠때는 옆으로 간다는거다.

심심하면 이놈들 데리고 노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지...

그리고 이녀석은 적으로 부터 발이나

집게를 공격 당하면 도마뱀 처럼 스스로

몸의 일부를 자르고 도망가지~

잘려나간 다리나 집게는 탈피후 100%

완전하게 재생되는 신기한 녀석이지~


그런데 말이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무렵에 

껍질을 벗기 시작한거야

갑각류는 껍질을 벗어야 자라거든...

너무나 경이로운 현장 목격이지~

조심조심 다른 녀석과 격리 시키고

눈에 띄지않게 가려주고

정말 신경을 많이 썼어...

사람이 멍청한게 이 녀석과도 살다보니까

정이 들더란 말이지!!!

탈피가 거의 끝나고 어제 오전 처음으로

밥알 몇알로 식사를 주고...




퇴근후 집에 와 보니 

허~~ㄹ

그만 이 놈이 사망을 했네~

나는 동물이..

그것도 아주 작은 동물이 죽었지만 

놀라고 가슴이 짠함과 

마음이 아품을 느꼈고

인간의 욕심과 탐욕으로 

작지만 자기 생명을 지키려다

죽어간 녀석이 불쌍하기도 했고

자연속에서 살아가야할 생명을

가두고 집에서 키우며 즐기려한

내 자신을 생각하게 하더군

이 녀석과 놀면서 정이 많이 들었는데.....

안녕~

잘가게 친구!!


회사 뒤편 땅에 묻어 주고 

모처럼 우리 카페에 도장찍고

졸필로 몇자 끄적여본다~




꾸물거리는 날씨네요~~

황사! 조심하세요^^*







	 					
	

[무릉도원]

안탑깝네요!! ~ 다시는 제발 혼탁한 세상에 가지말아야 할텐데....그래도 좋은세상으로 갔겠지요?~~~

[진돗개엄마]

반가워요 청람님~!! ^^ 청랑님도 황사 조심하시구요.. ^^ 근데 어떡하나요~~ 샘터방엔 태그가 금지되어있거던요...산호랑,고동을 집 삼아 사는 집게들의 모습도 정말 잘 보고 가는데...ㅠ.ㅠ 그림은 다른 곳으로 가져가 주셨으면..해요..^^ 행복한 하루 되셔요~

[스톤]

집게 한마리의 죽음을 이렇게 좋은 글로 표현하는 글 재주가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