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대책이 나온 이후 아파트 분양 시장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 8·29 대책은 분양시장을 부양하려는 조치가 아니지만 주택 거래 활성화를 기대한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분양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8·29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도 안양시 관양지구에 짓는 휴먼시아 아파트에 대해 1순위 접수를 한 결과 평균 3.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8월 초 인기 지역인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나온 단지조차 순위 내에서 미달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분위기를 업고 주택건설업체들이 가을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서울·수도권에서 2만89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가을 분양시장에는 알짜 단지들이 많다.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단지들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 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실수요자라면 유리한 조건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부담은 줄고 혜택은 늘고=요즘에는 분양가 인하 바람에 거세다. 건설사들은 분양률을 높이는 데 가격인하만한 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 용현동에서 나온 현대엠코 아파트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낮은 덕분에 순위 내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우미건설은 이달 말께 선보일 남양주 별내지구 단지를 3.3㎡당 평균 1100만원 선에 내놓을 예정이다. 인근에서 분양된 아파트보다 3.3㎡당 40만~50만원 저렴하다. 우미건설 양영한 마케팅팀장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월드건설도 서울 고척동에서 내놓을 아파트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다소 싸게 정하기로 했다.
금융조건이 좋아진 것도 가을 분양시장의 또다른 특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10월께 분양할 수원시 권선구 아이파크시티 3차의 중도금 60%를 무이자로 빌려주기로 했다. 계약금은 20%에서 10%로 낮출 계획이다. 문턱을 낮춰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동문건설도 고양 삼송지구에서 내놓을 타운하우스에 대해 계약금 할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을=그렇다고 이런 조건만을 바라보고 무작정 청약하는 것은 곤란하다. 직접 들어가 살겠다는 생각으로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단지를 골라야 한다.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기존 기반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생활·교통·교육여건이 좋은 게 장점이다.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공공택지는 쾌적성에서 도심 아파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원 등이 많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남양주 별내지구, 고양 삼송지구 등지는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어서 서울 출·퇴근도 나쁘지 않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청약 전 해당 지역을 직접 찾아 입지여건이나 주변의 건축계획 등을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매제한 등도 입지여건 못지 않게 집을 고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대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계약 직후 팔 수 있다. 공공택지는 최장 10년간 팔 수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제외)·남양주·고양시 등 과밀억제권역에서는 3~5년간 분양권을 팔 수 없고, 별내·삼송지구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어서 전용 85㎡ 이하 주택은 7~10년간 거래가 안된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황정일[obidius@joongang.co.kr] |
2010년 09월 12일 18시 06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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