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오빠가 쓴글 맞어?
만약 정말 오빠가 쓴것이 맞다면
우리 편집국에 들어올 생각은 없어?
--------------------- [원본 메세지] ---------------------
아~ 지금 무쟈게 피곤하다..
오늘 10시부터 3시까지 30kg 드럼통 400개와 씨름을 했다..
작업반장님의 분부대로 드럼통 400개 옮겨다가 뚜껑에 있는
나사 일일이 다 풀러서 안에 기름 닦고 비닐 씌우고 다시
뒤집어놨다...
그러고 나서 트럭 뒤에 타고 룰루랄라하며 사무실에 돌아왔건만
작업반장님 왈...
"그 드럼통 기름때문에 못 쓰는거니까 다시 원상복귀시켜놔.."
그 순간 난 나의 손에 있는 라제트(일명 깔깔이.. 볼트와 너트를
분리하는 일본제 공구...)를 그 작업반장님 면상에 집어 던질 뻔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약간 이성을 잃었던 거 같다.. 그
작업반장놈 오늘 내내 나만 일 시켜 놓고 지는 그늘에 앉아 담배만
연신 펴대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띄어난 나의 인내심에 감탄할 뿐이다.. 다행히 작업반장놈이 나의 싸늘한 눈빛에서 느껴지는 22년간
키어온 카리스마에 움찔하더니 난 그 작업에서 열외시켜주었다..
아~ 정말 오늘 사고 한 번 칠 뻔 했다..
그 후 오후 작업은 널널했다.. 아저씨들의 귀염둥이로서 커피 타
나르고 기름 묻은 공구 깨끗이 닦고...아! 난 이제 40명이 넘는
아저씨들의 커피 취향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아저씨는 커피믹스를 엄지와 검지의 힘 중 약 1푼 2리만을 이용해 설탕(손으로 눌러 설탕량을 조절하는 커피믹스안의 설탕을 말한다)을 약 3g을 덜어내고 종이컵 약 5/8정도, 약 95.3도 되는 물에
약 5바퀴 반을 저어 주는 커피를 좋아했다.
그리고 나의 비위를 거스리는 아저씨들에게는 커피 안에 약간의
이물질을 넣는 소심한 복수를 하고 속으로 통쾌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하여간 난 이곳에서 3일을 지내면서 22년간 키어온 나의 카리스마로
아주 잘 적응하며 요령도 부릴 줄 알게 되었고 나만의 비밀장소도
마련하게 되었다..(비밀장소는 작업실에 있는 연장들로 멋지게
데코레이션 중이다. 후에 언급하겠음...)
하여간 오늘 가장 힘든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나의 하이바를 타고 흐르는 더러운 땀방울을 보며
정말 멋진 사나이가 되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