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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1541-1614), '성령 강림' (유화,257x127cm,1606),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
"오순절이 되어 신도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들이 앉아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
그러자 혀같은 갓들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위에 내렸다." (사도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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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부활 대축일로부터 만 7주간이 되는 50일째 되는 날을 성령강림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
축일의 신약적 기원은 사도행전 2장 1절에 기인하고 있다. 오순절은 유대인들이 중요하게 |
기념해오고 있는 과월절, 처막절과 함께 3대 축일다. |
오순절은 칠주제(七主祭)라고도 불리우며, 이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
첫 곡식을 바치곤 했다. |
특히 이 오순절은 시나이 산의 계획과 긴밀히 연결되고 있는데 이집트 탈출 50일째 되는 날에 |
(출애 19, 1-16) 시나이 산에서 모세가 하느님께로부터 십계명을 받아 하느님과 계약을 |
맺은 날이기도 한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것은 곧 예수께서 주신 약속의 선물, |
즉 성령, 사랑의 새법과 상통하는 것이다. |
여기서 우리는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이해할 수 있고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 받은 |
새로운 계명의 의미를 보다 깊이 알아들을 수 있다. |
오순절은 바로 우리 삶의 시작, 우리 삶의 현장이다. |
예수를 보지 못해도 확신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의 현장이다. |
오순절은 곧 천상 예루살렘의 지상 실현을 예시적으로 보여준 종말의 의미를 지닌 |
사건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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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
삼위일체의 교리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것이지만 이 신비 앞에서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
육화의 신비, 즉 하느님이 인간이 되셨고 죽으셨고 부활하셨다는 교리도 인간 의식의 한계를 초원하며 동정녀의 |
예수 탄생 사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
삼위일체의 신비는 루가 1장 35절에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아들을 낳게 되리라고 말하는 장면과 |
또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에서 성령은 비둘기 모양으로 , 성부는 소리로서 나타남으로(루가 3,21-22 참조) |
우리에게 계시된다. |
예수 자신도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시면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라." |
(마태 28,19)고 하셨다. |
하느님은 한분이시지만 성부,성자,성령 삼위가 계시고, 성부는 창조주이시고, 성자는 구원자이시며, |
성령은 성부와성자로부터 발하셨다. 이 삼위께서는 각각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영으로서의 일을 하신다. |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안에 산다는 것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다. |
성령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제3위로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면서 우리를 도와주는 "협조자"(요한 14, 16)다. |
가톨릭 신앙은 하느님이 성령의 은혜를 통하여 우리의 가장 내밀한 곳에 거하심을 고백하고 있다. |
그러나 성령은 단순히 우리가 마음으로 느끼는 하느님의 은총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
성령은 완전한 하느님이다. 성부, 성자와 함께 성삼위 가운데 다른 위격과 구분되는 완전한 한 위격이며 성부와 |
성자와 더불어 함께 영원하고 동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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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 사건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오순절에 내려온 성령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었다. 성령은 인류 역사에 구체적으로 개입하는 하느님의 |
현존이 되면서 구원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한다. 우리는 성령강림을 통해 비로소 새로운 생명을 맞볼 수 있게 된것이다. |
부활한 예수는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여러분은 며칠 수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사도 1,5)이라고 말했다. |
이러한 성령은 우리를 깨끗이 정화시키고 생명을 주고 하느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불붙여 주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
찾게 한다. 성령 안에서 사는 사람은 자주 감사와 찬미를 드리게 되고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는 하느님을 체험한다. |
성령을 통하여 성부는 죄로 죽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며 마침내는 그들의 죽은 육신을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시킨다. |
(로마 8, 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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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은 교회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
교회가 교회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성령이다. 성령이 교회 안에 존재하기에 교회는 신앙의 유산을 간직하고 |
실천하며 모든 믿는 이들을 하나의 백성으로 유지한다. 성사도 모두 성령이 있기에 가능하다. 세례성사는 물과 성령으로 |
베풀어지며 고해성사도 사죄경 자체가 죄의 용서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을 드러내고 있다. 병자성사의기도문은 성령의 |
은총을 비는 청원이며 미사의 성찬기도에선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제병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한다. |
성령은 교회와 신자들의 마음을 성전삼아 그 안데 거처하고(Ⅰ고린 3, 16. 6, 19) 그들이 하느님의 자녀임을 증거한다. |
(갈라 4, 6) 성령은 교회를 온전한 진리에로 인도하고(요한 16, 13) 일치시키고 교회를 가르치고 지도하며 |
항상 새롭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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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선물과 특은 |
성령은 성화의 은총으로 죄를 없애고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할 자격을 주며 영신적으로 새 사람이 되는 힘을 준다. |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초자연적인 덕성을 주어 사람이 구원진리를 올바로 믿게 한다. 성령은 이 기본 삼덕(믿음, 희망, |
사랑)을 완성하는데 유익한 도움을 특히 견진성사를 통해준다. 견진성사의 여러 가지 도움을 교의신학에선 7가지로 |
분류한다. 인간의 지성과 관련이 깊은 슬기(sapientia), 지각(intellectus), 의견(consilium), 지식(scientia)과 인간의 |
의지에 관계가 깊은 용기(fortitudo), 효경(pietas),두려움(timor)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
성령의 모든 은사들을 이 7가지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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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식별 |
성령 영성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올바른 성령의 식별이다. 바오로 사도가 열거하는 은사들 가운데는 |
"어느 것이 성령의 활동인지를 가려내는 힘"(Ⅰ고린 12, 100)이 있다. 교회는 이 특은이 각별히 필요하다. |
왜냐하면 우리 자신의 내밀한 욕망, 세속적인 활동등이 마치 성려의활동인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
어떤 언사나 행위가 신앙에 순종하고 믿음과 사랑으로 일치와 평화를 도모한다면 그것들은 성려의 업적임에 틀림없다. |
그 대신 신앙을 등지게 하고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일치를 위협한다면 그것은 성령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
(Ⅰ요한 4, 2-6) |
성령에 의한 결과는 무질서가 아닌 평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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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과 영성생활 |
신자들 중에는 의외로 성령의 존재에 대해 무감각한 이들이 많다. 교회는 신자들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화살기도나 |
청원기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보다 깊이있는 영성생활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깊이있는 영성생활은 성령을 따르는 |
삶을 살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
개개인의 영성을 재는 척도는 성령을 따르는 삶을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성령은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성령을 통해 보다 차원높은 |
영적인 삶으로 옮마갈 수 있다. 많은 성직자들은 "라디오 채널을 맞추듯 항상 성령의 목소리에 안테나를 세우고 |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신앙생활을 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
성령을 따라 사는 신앙인은 대부분 "항상 찬미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고백한다. 그들은 자신의 기도에 |
응답하는 하느님을 직접 체험한다. 성령은 하느님과의 친교로 인한 내적인 충만감을 맛보게 한다. |
성령을 체험하면 마음의 문이 열리고 일상을 찬미 속에서 살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