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홍차
개인적으로 ‘茶’라는 말은 ‘순차’純茶를 지칭할 때에만 사용한다. 순차란 차나무 잎을 원료로 사용해서 만든 음료를 뜻한다. ‘茶’ 자가 차나무를 뜻 하는 글자요 사전적으로도 그 일차적인 의미가 ‘차나무의 어린잎을 우리거나 달인 물’이니 차인이라 불리는 사람이 아무 음료나 차라고 부를 수 없다.
차를 영어로 tea라고 하는데 카페시장에서는 주로 홍차를 지칭한다. 이는 영국인의 언어습관에서 비롯된 것 같다, 17 세기부터 수백 년에 걸쳐서 독특한 홍차문화를 만들어냈으니 저들에게 있어서 tea는 홍차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tea는 찻잎을 원료로 사용해서 만든 음료 즉 차를 통칭하는 단어이다. 홍차는 여러 종류의 차 중에 하나일 뿐이고 정확한 명칭은 'Black Tea'이다.
차는, 만드는 방법과 발효도에 따라서 크게 6 가지로 나뉘는데 녹차는 불발효차이고 홍차는 완전발효차이다. 청차에 속하는 오룡차는 홍차와 녹차의 중간정도의 발효도를 지닌다. 이처럼 차의 발효는 그 종류를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그렇다면 차에 있어서 발효란 무엇인가?
‘발효’란 곰팡이나 박테리아 같은 외부 미생물에 의하여 유기화합물이 분해되어 알코올류나 유기산류 등이 생성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차는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아니라 산화효소에 의한 화학적 산화중합작용이다.(제다과정에서 미생물을 이용하는 특정한 차도 있다.)
차나무 잎이 제다과정에서 환경적인 요인 즉 온도, 햇빛. 산소, 수분 등과 산화효소적인 변화를 일으켜 함유되어 있는 여러 물질들이 연쇄적으로 산화되는 현상이 차의 발효이다. 찻잎에 들어 있는 효소인 폴리페놀옥시다아제(polyphenol oxidase)에 의해 차의 주성분인 카테킨류가 산화되는 것이 중심적인 변화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찻물이 등적색과 적홍색을 띠게 되고 독특한 향미가 생성된다.
홍차의 원류는 중국의 기문홍차, 의흥홍차, 운남전홍, 정산소종 등이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즐기는 홍차는 이들보다 대체로 찻물의 색이 진하고 향미가 화려하다. 게다가 베르가못, 시나몬, 오렌지 등을 가향가미加香加味한 것들이 많다. 저들의 취향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나라에는 홍차를 즐겨 마시는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순수한 홍차를 마시는 사람은 더구나 드물다. 시중에는 홍차 베리에이션 음료가 대부분이다. 화려한 향미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 탓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 년대에 수입대체용으로 홍차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찻잎은 홍차의 원료로 적합하지 않으니 이게 경쟁력이 있을 리 없었다. 8,90 년대에는 건강열풍을 타고 녹차전성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산 발효차에 시장을 잠식당했다. 이에 1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발효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의 국내산 발효차는 거의 대부분 품질이 매우 조악했다. 원색적으로 표현하자면 재래식화장실 냄새가 나는 우거지 삶은 물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름 하여 전통발효차 혹은 ‘황차’로 불렸는데 이 역시 부적절했다.
대부분의 발효차가 위조(시들이기), 유념(비비기), 발효, 건조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이는 일반적인 홍차제조과정과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이를 전통발효차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중국의 6 대 차類 중에 황차群이 있으니 황차 역시 아니다. 국내산 발효차는 제다방법상 홍차에 속한다.(드물기는 하지만 오룡차에 속하는 것도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한국형홍차가 옳다. 세계적인 기준에 따라서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고 외국인들에게 이해시키기도 쉽다.
한국형홍차는 국내산 찻잎의 특성상 발효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어서 찻물이 황금색에 머물고 향미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잘 만들면 구수하고 담백한 향미를 낼 수 있어서 오히려 우리의 정서와 잘 맞는다.
그렇다면 품질은 어떻게 가늠하는가? 잘 만들어진 차의 공통적인 특징은, 좋은 물처럼 담백하면서도 그 차가 지닌 고유의 색과 향과 맛을 지닌다. 또한 입에 머금었을 때 기분 좋은 질량감이 느껴지며, 목 넘김이 좋아서 마시는데 부담이 없고, 마신 후에는 심신이 편안해진다. 이와 반대로 찻물이 탁하거나, 입안이나 식도에 지극이 느껴지거나, 몸을 불편하게 만드는 차는 마시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차를 구매할 때 시음은 필수적이다.
한국형홍차는 우리 녹차와 더불어 이 땅에서 자라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우리의 차이다.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구수하고 담백한 차이다. 품질을 좀 더 향상시킨다면 우리의 전통음식과 더불어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차가 될 수 있다..(월간 Coffee & Tea 2013. 7 Opinion 기고)
첫댓글 기본적으로 6대 다류를 만드는 제다법으로 만드는 차는 색과 형태는 표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차는 주관적인 의견입니다만 제다법이 정립되어진 것도 적고 망실되어 차 본연의 맛을 재현하지 못할 따름입니다.차가 대병종이든 중엽종이든 아니면 소엽종이든간에 차를 만든는 원료료로는 한국이나 중국 아니면 아프리카든 큰차이는 없읍니다.
더군다다 녹차,홍차,황차든 떯은맛이 강하다면 이는 떫은감을 우려서 우린 감으로 만들지 못한 기술이 미흡하다 할 수 있다.이것을 감추기 위해 솥에서 차를 누룽지처럼 살짝 볶아서 구수한 맛으로 감추려 하지만 이는 본연의 차맛이 아닙니다.
녹차가 아닌 다른잎으로도 얼마든지 더욱 구수한
차를 만들수 있답니다.
차는 차대로 그 본연의 기능과 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한약의 경우에 그 약성을 제대로 내려면 만든는 과정과 특별한 제조법(법제라 하더군요)이 약제마다 존재합니다.
기존 관념 즉 홍차는 떫고 맛이 없다라는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어떤이들은 떫은맛도 맛이라고들 합니다만.
하여튼 그러한 무지막지한 차는 그냥 버려야 되지 않을까합니다만(그냥 녹차풀이라고합니다)
그러한 차를 세계시장에 선보이면 세계 홍차 전문가들이 웃고 있지요.(왜냐면 세계시장은 유럽인이 좌우하지요)
국내시장은 몇백톤? 그것도 대다수 수입홍차일것 같은데 영국만 해도 1년 수입량이 10만톤이 넘든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읍니다.
결국 국내에서 홍차를 가지고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겁니다.
국내 녹차시장이 2천톤정도인데 그 중 T업체가 50%가 넘는다고 하니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사람은 충분히 추론 가능하겠지요
여하튼
조선 임진란 이후로 전해오던 제다법이 망실되고 차맛을 잃은지 오래되고 입맛이 변해
현대인에게 차의 맛이 맞지 않은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