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날!
경북여자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오늘 대구에서 진행된다. 총동창회와 각 지역 동창회에서 오랜 기간 계획하고 노력해서 만든 큰 행사로 전국에서 3,000여 명(48회 170여 명)의 동문이 참석한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많은 선후배님이 오늘 대구로 가는 것이다.
6시 30분!
잠실운동장에는 '경북여자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려는 동문들을 태울 버스가 이른 아침부터 서있다. 48회는 51명의 동기들이 참석하는데, 버스 1대로는 인원이 넘쳐서 10여 명은 49기, 50기와 같이 타고 가기로 한다.
오늘은 '개교 100주년 기념 총동창회 기념식·총회'가 진행되지만, '개교 100주년 기념 음악회', '개교 100주년 기념 동문작가 초대전', '개교 100주년 전야제' 등 굵직한 행사들은 이미 그전에 많은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범어네거리에서는 48회 최정숙 동문이 기부한 대구 100주년 기념식, 총회 전야제, 음악회, 전시회 행사에 대한 광고까지 흘러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한다.
대구로 가는 버스에 오르니 회장단 친구들이 미리 예쁘게 포장해 둔 꼬마김밥, 간식, 커피믹스, 물 등이 우리를 반기고, 같은 버스를 타고 가는 후배들은 특별한 간식을 건네준다. 이렇게 가슴 가득가득 사랑을 담고 친구들과 그동안 안부를 물으며 대구에서 진행될 1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해 본다.
차창너머에는 봄의 상징인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하늘 또한 너무나 맑고 청명하다. 그러다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 그곳에서 일단 48기 단체사진도 찍는다.
그렇게 우리들을 실은 버스는 4시간 정도를 달려 '경북여자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장인 엑스코 서관 5층 컨벤션홀에 도착했다.(10:30)
행사장안에는 이미 많은 동문이 도착해 있었고, 내부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잠시 허둥거리기까지 했다. 장소가 혼잡하니 안내를 잘 받으라는 공지를 미리 받았지만 그 말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 같다.
48기의 지정된 좌석은 3층 맨 끝으로, 입구에서 아슬아슬하게 좁은 통로를 걸어가야만 했다.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게 주의하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서로 전달하며 조심조심 48기 좌석으로 갔다.
기별 개인별 의자는 이름 순서대로 정해져 있고, 그 앞에는 스카프, 암막양산, 응원봉, 화장품 2세트가 들어있는 기념품 꾸러미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간신히 제자리를 찾아 기념품 꾸러미에서 스카프를 꺼내어 목에 두르고 좌석에 앉으니, 눈앞으로 대규모 스카프 부대가 일관성 있게 펼쳐진다. 그 속에는 여기저기 동창들과의 반가운 인사를 하는 동문, 자리를 찾는 동문 등으로 장내는 매우 혼잡스러웠지만, 나름 질서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 대단한 규모에 우리는 그저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컨벤션홀 그 큰 공간에는 동문들로 가득 채워지고, 우리들은 무대 위에서 식준비로 분주한 상황들을 벅찬 감정으로 쳐다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여고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잠시 울컥하기까지 한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을까! 세월의 무상함에 모든 게 부질없다는 생각까지 든다.
드디어 11시에 '경북여자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 총회'가 시작됐다.
총회 시작 전에 '개교 100주년'을 알리는 총동창회 난타팀(48기) '릴리난타의 식전공연'이 10분 정도 펼쳐졌다. 경쾌하고 힘차게 울려 퍼진 식전공연은 오늘의 '개교 100주년 기념'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행사장에 있는 모든 동문들의 마음을 벅차게 했다.
이어서 기 입장, 빛 세레머니로 총회가 시작되는데, 여기에는 '교기, 총 동창회기'가 입장하고 '재학생 대표 100인과 동문'이 함께하는 '빛 세리머니', 추억의 사진을 AI로 꾸민 특별 제작 영상이 상영되었다.
100년이란 세월의 역사를 가진 경북여고의 위대함이 동영상으로 흐를 때는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동안 희미해졌던 추억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나 내 마음 한쪽에 자리 잡고 있던 백지를 조금씩 채워주고, 이 시간에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큰 선물이 되었다.
식순에 따라 개회, 국민의례, 기념사, 축사, 총 1억 패널 증정의 '장학금 수여'가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경북여자 고등학교의 새로운 100년을 기념하는 퍼포먼스의 '비전선언'으로 총회(1부)가 끝났다.
이어진 총회(2부)에서는 차기회장 추인, 감사 선출, 토의 및 안건제안 등 많은 항목들이 침착하게 진행되었다. 차기회장은 44기 조선희 동문이 맡게 되었고, 감사도 선출되었다. 이어서 '릴리하모니'와 '재경백합합장단'의 '교가·백합화(100주년 헌정곡)' 합창, 좌석에서 기념촬영하는 것으로 총회 2부가 마무리되었다.
점심 식사가 시작됐다.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 점심 먹기도 쉽지 않다.
식사 장소는 3층인데, 1차 2차로 나뉘어서 식사를 해야 한다. 48기는 2차로 13시~13시 30분까지다.(12:25~13:30)
어렵게 어렵게 점심을 먹고 '100주년 축하공연'이 진행되는 5층 컨벤션홀로 올라간다. (13:40~15:00).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예정 시간보다 40분 정도가 늦어졌다.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행사장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복도에 비치된 '백합문단'과 '백합人'을 한 권씩 챙겨서 가방에 넣는다. '백합문단'에는 48기 친구 이양희와 박혜경의 시와 수필도 실려있어 더 애착이 가기도 한다.
이 시간에는 원로 선배(10명)에 대한 선물 증정, 경희대학교 무용과 명예교수 윤미라외 4인의 '진쇠춤'(49회),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하는 '동문 중창단'공연, '플라시보 콘서트 앙상블' 공연, 뮤지컬 황태자 '임태경' 축하 공연이 있었다.
새벽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온 '경북여자고등학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이렇게 추억 속의 한 장면으로 저물어간다.
'개교100주년 기념행사'가 끝나고, 여러 지역에서 모인 친구들은 이대로 헤어지기는 너무나 아쉽다고 생각했다. 언제 또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 그래서 일단 모교에 들렀다, 대구친구들이 마련한 장소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한다.
각 지역의 회장단들은 이렇게 끝까지 너무나 애를 쓴다. 그냥 버스만 타고 편안히 참석한 우리들은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는 것 같아 그저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여고시절 공유했던 친구들 간의 연대감은 이렇게 졸업 후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면서 이어지고, 수십 년간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동창이라는 끈으로 옛 정이 되살아나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친구들 모습에서는 세월의 흐름이 보이지만 같이 얘기하노라면 마음만큼은 언제나 여고시절 그때 그대로이다.
굴러가는 가랑잎만 보아도 웃음 짓던 여고시절이 어제만 같았는데 이제 곧 칠순이 된다고 하니 어찌 세월의 흐름을 모를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세월 동안 단단하게 영글어진 우리들의 꿈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무엇이 아쉬울까 싶다.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늘 오늘만 같기를 바라며, 친구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본다.
첫댓글 멋진 기록 감사~
설주야 수고했어♡
합창한다고 무대 뒤에서 못본 많은 장면들~
잘 보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