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벚꽃의 계절이지 않아요? 우리나라에 벚꽃이 많은 곳이 100곳도 넘는다는데, 그 중 한군데라도 가 봐야지 않겠어요?
올해도 그 유명한 쌍계사 10리 벚꽃길을 가 보려고 했는데 지난 주말 심술궂은 비바람이 꽃잎을 다 떨어트려버렸다지 뭡니까.
그래서 경북 안동 벚꽃축제엘 다녀왔습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에 갔는데 측제장인 탈춤공원 낙동강가의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든지 여유롭게 거닐 수도 없어서 구경은 잠깐하고 사진만 몇 장 카메라에 줏어담고 돌아왔습니다. 대전에 벚꽃이 만개
했으므로 대전에서 가까운 보은 속리산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그곳은 산이 많아서인지 아직 벚꽃이 꿈도 꾸지 않고 있어서
놀랐지요. 하기야 대전보다 훨씬 아래 지방인 진안 마이산의 벚꽃도 그곳이 분지가 돼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핀다는
군청 직원의 대답이었으니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던것 같기도한데...
올봄은 봄은 봄이로되 봄같지않은 봄이 돼서 꽃 축제 하기도 어렵다는 하소연도 많이 들리고 여행 날짜 잡기 역시 어렵지요.
"흥룡마을 가마놀이 재연 및 벚꽃축제"가 열리는 대전 동구 더퍼리길에 가보니까 굳이 꽃구경이라고 멀리 갈것만은 아니더군요.
길 양쪽으로 오래된 벚나무들이 탐스럽게 꽃송이를 피우고 있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고, 그 끝자락에 있는 "우암사적공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적공원이 아닌, 규모면이나 시설면, 환경면까지 아주 훌륭한 곳으로서 구경뿐만이 아닌 역사공부까지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전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우암사적공원"은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흥농서당과 남간정사(대전유형문화재 제4호)를 세워 많은 제자들과 함께 학문을 연구하며 병자호란 때의 치욕을 씻기 위한 북벌책을 강구하였던 곳으로, 정절서원과 우암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종회사가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선생의 본관은 은진이고, 자는 영보이며, 우암은 그의 호입니다. 인조 때 생원시험에 합격한 이후 이조판서 등을 거쳐 우의정, 좌의정을 지냈으며, 시호는 문정미며 문묘에 배향되었답니다. 현재 이곳에는 남간정사와 소제동에서 옮겨온 기국정 등이 남아있고, 선생의 문집인 "송자대전" 목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고자 이곳에 "남간사"를 다시 세우고 주변을 새롭게 정비하여 우암사적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조성구역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16,000평에 서원 건물 8동과 유물전시관, 장판각 등을 건립하고, 소나무외 24종 13,000여 본을 식재하였는데, 1991년 대전시에 의해 착공하고 1997년 12월 31일 완공 되었습니다.
지금 경내에는 키 큰 백목련과 벚꽃을 비롯해서 자목련,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등 봄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으니까 틈나면 한번 꼭 들러볼 것을 권합니다. 어렵다면 가까운 곳-한강 여의도 봄꽃축제(4.12~18), 석촌호수 벚꽃축제(4.12~4.14), 남산 벚꽃길, 동작동 국군묘지,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 벚꽃이라도 구경하시면서 봄을 즐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