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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탱크’라는 별명의 엄홍길 대장(가운데)은 슈커네멍크 마운틴 산행에서 ‘도전과 파이팅’을 강조했다. 엄대장이 여름등산학교 참가학생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
그동안 어렵게 체득한 등산경험을 동포 2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엄홍길 대장이 뉴욕한미산악회 여름등산학교에 참가, 학생들과 함께 산행을 했다.
산행은 뉴욕 인근의 슈커네멍크 마운틴을 선택했다. 이 산을 줄곧 ‘슈네멍크’라 불렀다. 하지만 최근 뉴욕한미산악회의 산 이름 올바른 호칭 찾기 작업으로 ‘슈커네멍크’로 바꾸어 부르기로 했다.
슈커네멍크라는 산명은 알공킨 인디언의 언어로, 산세가 남북으로 길게 돌출되어 벽을 이룬 산의 형상을 비유하여 불린 말로 ‘벽난로’라는 뜻을 갖고 있다.
3억5000만년 전에는 이곳은 바다였다. 지각변동으로 드러난 상단 절벽의 단면이 차곡한 침전층으로 바다였던 흔적을 입증한다. 또한 능선 길의 암반을 자세히 살펴보면 암석의 구성이 모래, 자갈, 석영 등이 엉겨져 굳어진 상태로 지질학의 상식이 없어도 바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6일 아침 운동을 마치고 캠프장에서 루트32를 따라 40여분 차량이동을 하여 슈커네멍크 마운틴 출발지에 도착했다.
산행은 학생 38명에 엄홍길, 유동혁, 강인선씨 등 3명의 초빙강사 외에 방송사 취재진과 산악회 행사 운영위원 등 총 65명이나 되었다. 참가인원이 많아 1조는 제섭 트레일을, 2조는 스위트 클로버 트레일로 양분하여 정상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산은 각조 등산로를 바꾸어 갔다.
▶오르는 길=산행은 주차장 바로 위의 구릉진 평원으로 올라가면서 시작한다. 일명 운동 경기장이라 하는 널찍한 평원이다. 초입의 구릉초원은 제초작업을 하지 않아 겨우 한 사람이 다닐 정도다. 트레일의 좁은 양변에 잡초가 허리높이 이상으로 꽉 들어차 물풀 속을 걷는 것 같다.
65명의 긴 행렬과 길게 자란 풀들이 앙상블을 이루어 자연의 깊은 맛을 한껏 돋아주고 있다. 좌측으로 길 따라 약 1마일 가면 트레일의 갈림길을 만난다.
산 정상부를 향해 좌측으로 가면 닥 할로우 트레일과 스위트 클로버 트레일의 출발지가 되며, 산을 향해 정면으로 올라가는 길은 제섭 트레일로 찾아 들어가게 된다. 잠시 올라 철로 밑 평탄한 길을 따라 우측으로 약 1마일 가면 노란색의 마크를 만나는 곳이 제섭 트레일의 시작이다.
1조는 엄홍길 대장을 필두로 제섭 트레일 루트를 택했다. 제섭 트레일은 철로를 가로 질러 숲길로 들어선다. 잠시 후 베이비 브룩 계곡으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날의 기온은 화씨 90도를 옷 돌았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날씨였다.
오래지 않아 불덩이 같이 달구어진 몸은 담금질 하듯 땀을 미쳐 닦아 낼 수 없을 정도로 한없이 뿜어낸다. 온몸은 땀에 흠뻑 젖어있어 바람 한 점만 불어도 시원하겠건만 야속하게도 바람은 없다.
트레일은 시작부터 쉴 새 없이 올려친다. 0.8마일 거리에 약 700피트의 고도를 높이면 흰색 바탕에 빨간색 동그라미의 표식의 바튼 스완프 트레일과 파란색의 웨스턴 릿지 트레일과의 삼거리 분기점을 만난다. 출발지에서 약 2.8마일이 되는 거리이다. 여기까지 거의 쉬는 시간 없이 약 1시간20분을 소비했다.
몇몇 학생은 힘이 부친 듯 사이사이 쉬어 가기를 청한다. 그러나 선두의 엄홍길 대장은 학생들에게 고진감래의 교훈을 스스로 깨우치게 하려는지 계속 ‘도전과 파이팅’을 외치며 독려한다.
제섭 트레일은 왼쪽으로 계속된다. 정상까지는 약 1.5마일 정도를 더 가야한다. 고도는 약 400피트의 차이가 난다. 삼거리에서 0.3마일에 약 10분 정도 오르면 릿지 등반의 시원함을 즐길 수 있는 능선 길이 시작된다. 주능선으로 접근하는 암반 오름 길의 터진 시야는 막힘이 없어 시원하다.
저기는 베어 마운틴, 스톰킹 마운틴이 있고 그 아래엔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가, 그 앞엔 허드슨 강이 흐르고, 저 너머 북단의 산군은 캐츠킬이라며 모든 것이 생소한 엄홍길 대장에게 두런두런 사방 지형을 설명하다 보니 왼편에 2조가 올라온 하얀색의 스위트 클로버 트레일이 지나친다.
삼거리에서 약 0.7마일 거리이다. 이곳에서 다시 0.5마일 가면 닥 할로우 트레일을 지나며, 슈커네멍크 산(1664피트) 정상은 0.3마일 위에 있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 와서 하얀색의 스위트 클로버 트레일을 만나 오른쪽으로 내려왔다. 출발지까지는 약 2마일 거리의 하산 길이었다.
비록 작은 산이었지만 내가 느낀 엄홍길 대장은 역시 강했다. 무더운 날씨에 거친 숨소리 한번 못 들었으며, 항시 겸손함을 견지할 줄 아는 ‘작은 거인’이었다.
▶가는 길= GW Bridge-RT.4-RT.17N-I87N-Exit16-첫 신호등에서 우회전-RT.32N(7.3마일)-‘BLACLK ROCK. FISH & GAME CLUB’ 입간판을 보고 좌회전-Taylor Rd(0.5마일)를 따라 우회전 하자마자 나오는 공터가 트레일을 시작하는 파킹장이다.
글=박상윤(뉴욕한미산악회 http://cafe.daum.net/nykralp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