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모로코 이해를 위해 그 역사를 간단히 살펴 본다.
1> 선사 시대 : 약 100만 년 전에 당시 비옥했던 사하라에 인류가 거주하기 시작했고, 사막화되기 전 BC 15,000 내지 5,000 년 구석기, 신석기 시대에 집단 주거가 시작되었다.
2> 고대 : BC 1,100 년 경부터 페니키아인들이 해안으로 이주해 내륙의 베르베르족들과 접촉이 시작되었다. 튀니지 일대를 지배하던 카르타고는 라바트, 탕헤르 등지에 식민 항구 도시를 건설했고, BC 196년 로마 제국에 멸망하자(포에니 전쟁) 난민들이 이 식민 도시로 들어 왔다.
25년 경 베르베르족의 모리타니아 왕국이 출현했으나, 로마의 칼리굴라 황제에게 지배당했다. 253 년 베르베르족의 저항으로 로마는 군대를 철수했다.
5 세기 초 반달족이 스페인 남부와 모로코 북부 지역을 점령했다. 533년 비잔틴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기에 반달족을 격퇴하였다.
680 년 이슬람교도들은 세우타 점령을 시발로 모로코를 침입하기 시작해서 711년 경 무어인은 모로코에 대한 지배력을 확립했다. 732 년까지 개종한 베르베르족을 중심으로 모로코의 이슬람화가 전개되었다.
3> 이드리스 왕조(8-11 세기) : 모로코 최초의 통일 왕조. 787년 이슬람이 수니와 시아로 분열된 이후 시아파 일부가 수니파의 박해를 피해 물레이 이드리스의 인솔 아래 모로코로 피난해 788년 왕조를 수립했다.
4> 모라비드 왕조(1062-1145 년) : 이드리스 왕조가 유목민의 침입으로 멸망한 공백을 틈타 남부의 베르베르족이 마라케시를 수도로 삼고 왕조를 세웠다. 기독교도들에게 빼앗겼던 발렌시아 등 스페인 남부를 재탈환하고 세네갈, 알제리, 모리타니, 튀니지, 리비아를 포함한 대제국을 건설했다. 당시의 영토는 1950년대 말 모로코 민족주의자들의 '대 모로코' 건설의 기본 개념이 되었다.
5> 모하드 왕조(1145-1248 년) : 아틀라스 지방의 베르베르족이 모라비드 왕조를 멸망시키고, 라바트를 수도로 삼아 수립한 왕조. 1212년 스페인의 톨로사 전투에서 패배해 그라나다를 제외한 스페인 영토 대부분을 잃었다. 이후 이슬람의 마지막 거점이던 그라나다는 1492년 스페인에 의해 무혈 함락되었다.
6> 메레니드 왕조와 와타시드 왕조(1248-1554 년) : 메린족은 모하드 왕조의 쇠퇴기에 페스를 수도로 삼고 메레니드 왕조를 수립했다. 1465년 왓타시드족이 쿠테타를 통해 새 왕조를 수립했다. 그러나 계속된 혼란이 이어지고, 포르투갈이 테투안, 세우타, 탕헤르, 아가디르 등 북부와 대서양 연안의 주요 항구를 식민지호 삼았다.
7> 사아드 왕조와 내전(1554-1665 년) : 혼란 속에 사아드 왕조가 수립되고 대서양 연안의 항구들을 탈환했다. 아흐마드 엘 만수르 왕 사후 그의 세 왕자 간에 내전이 발발해 왕국은 마라케시, 메크네스, 라바트 등 3개 지역으로 분열되었다.
8> 알라위트 왕조 성립과 열강의 침공(1665-1912 년) : 물레이 이스마일(1672-1727년 재위) 국왕은 메크네스로 천도하고 남부 출신의 강력한 친위대를 중심으로 왕국을 재통일해 철권 통치를 하였다. 시디 무함마드(1757-1790년 재위)는 포르투갈로부터 엘 자디다 항구를 되찾고 국제 정치에 복귀하며 유럽과의 교역을 장려했다.
나폴레옹 전쟁 후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서 모로코를 침공했다. 물레이 슬리마네 국왕(1792-1822년)은 이에 맞서 유럽과의 통상을 금지하고 고립정책으로 대응했는데, 이는 왕국의 쇠락을 재촉했다. 1830년 프랑스가 알제리를 점령하고 스페인은 모로코의 시디 이프니 항구를 점령했다. 물레이 하산 국왕은 1880년 소집된 마드리드 회의에서 이를 논의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탕헤르에 '국제행정부'를 설립하는 결과만 가져왔다.
스페인은 영국, 이탈리아, 독일과의 협정 아래 1907년부터 모로코를 분할 강점했다. 프랑스는 페스 협정을 통해 모로코의 국방, 외교, 국내치안권을 장악했다.
9> 프랑스와 스페인 보호령 시기(1912-1956 년) : 1912년 프랑스와 스페인의 보호령이 되었다. 1930년 라바트와 페스의 엘리트를 중심으로 이슬람을 배경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이 태동했다. 이에 프랑스는 산악지대의 베르베르족에게 기독교를 포교하여 도시 지역의 이슬람교 아랍인들과의 반목을 조장했다. 1927년 즉위한 무함마드 5세는 2차대전 후 민족주의자들과 함께 독립을 추구하다가 1953년 프랑스 식민 당국에 의해 강제 망명하였다.
그는 1955년 11월 망명지에서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였고, 1956년 스페인과 프랑스는 이를 인정하였다. 이후 모로코는 1956년 4월 UN에 가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