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산꾼들의 복장으로 이야기가 많습니다.
고산에서나 어울리는 기능성 옷을 동네 뒷산 오르면서 입고다닌다는 둥, 지나치게 화려한 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둥...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멋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자기 수입의 적정한 범위내에서 멋을 낼 수 있으면 부려야지요.
술을 그만큼 덜먹고 대신 옷을 하나 더 사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출근할 때 입는 복장과 똑같은 칼라를 입고 산에 가는 것은 너무 재미없지 않나요?
다만 고어텍스의 함정에 너무 빠져있는 것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고어텍스는 다들 아시겠지만 의류메이커가 아닌 원단의 이름입니다.
어느 정도의 방수와 어느 정도의 발수기능, 그리고 방풍기능을 갖춘 원단이지요.
하지만 고어텍스가 만능은 아닙니다. 다만 두루두루 조금씩 갖추고 있을 뿐이지요.
더구나 고어텍스는 방한 기능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고어텍스를 입으면 따뜻하다고 하시는데 기모가 있는 3 레이가 아니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방풍기능이 일부 있을 뿐이지요.)
방수는 비닐이 가장 우수하고, 발수기능은 삼베, 모시가 가장 우수한 섬유입니다.
고어텍스라고 해서 무제한 방수가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강풍도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태풍이 불면 고어텍스를 믿을 게 아니라 자기 발을 믿고 빨리 하산해야 되며, 한겨울에 고어텍스 하나만 입고 심설산행을
가는 것은 자살행위이지요(자살할려면 힘들게 산에 가는 것 외에도 다른 쉬운 방법이 많습니다만....)
또 한가지 고어텍스의 발수력은 3년정도가 최선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기능이 떨어지죠.
도중에 세탁을 하게 되면 발수기능은 거의 상실된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고어텍스는 손빨래라도 하면 절대 안됩니다)
고어텍스와 유사하게 오해되고 있는게 쉴러바지입니다.
쉴러 역시 원단의 이름이고, 신축성에 어느 정도의 발수, 어느 정도의 방수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고어잠바 하나에 검정 쉴러바지입고 한번쯤은 우쭐해 보신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쉴러 역시 만능이 아닙니다.
오버팬츠라고 해서 방수와 방한기능을 가진 전문가용 제품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아 쉴러를 너무 과신하지는 마시길...
고어텍스와 쉴러를 이야기할 때 가장 울화통이 터지는 것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겁니다.
그 제품과 비슷하거나 약간은 기능이 떨어지지만 가격 대비해서 우수한 제품이 엄청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고어텍스
와 쉴러를 고집하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다른나라의 고어텍스 구입비용과 우리나라의 판매가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엄청나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한국인의 심리를 이용한 고가마케팅에 말려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고어텍스에 비해서 유사원단의 제품가격은 대략 60%-30%정도로 보입니다.
가장 많이 입는 고어텍스 XCR 점퍼가 40만원대라면 다른 원단는 정가가 20만원대이고, 할인매장을 찾으신다면 그 절반값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쉴러바지의 경우도 겨울용이 10만원 후반대, 여름용이 10만원 초반대라면, 유사원단은 쉴러의 80%-60% 정도하고, 할인매
장에서는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기능없이 순수하게 스판기능만 있는 등산바지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방수와 발수는 어느 정도 되는게 좋습니다.
간혹 청바지를 입고 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효과는 보시겠지만 허벅지 안쪽이 많이 상해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청바지입고 산에 오는거라면 차라리 모래주머니를 달고 운동장을 뛰는게 더 폼이 납니다.
더구나 청바지는 땀이 마르지 않으므로 겨울에 깊은 산을 청바지 입고 간다는 건 위에서 말한 자살행위에 해당되고, 부모에
게 불효하는 죄입니다.
셔츠의 경우 여름에는 쿨맥스소재, 겨울에는 폴라텍소재를 추천합니다.
두 소재 모두 땀이 빨리 마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굳이 원단에 집착하실려면 고어텍스보다 겨울에 폴라텍소재를 선택하는 게 훨씬 합리적입니다.
쿨맥스나 폴라텍도 유사원단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폴라텍 대신 윈드스토퍼소재도 괜찮습니다.
겨울에는 잠바와 셔츠안에 내피라는 걸 입게 되는데, 흔히 간과하기 쉬운게 사람들이 내피는 무조건 따뜻한게 최고하고
생각하지만 내피의 발수, 방풍기능도 중요합니다.
셔츠의 땀이 내피에 머물러 있게 되면 결국은 감기의 원인이 되고, 오르막길에서는 보통 내피반 입고 워킹을 하게 되는데
내피의 방풍기능이 이때는 도움이 됩니다.
제가 아는 등산대장의 말에 의하면, 겨울철 가장 이상적인 상의 복장은 폴라텍소재의 셔츠에, 쉘러소재의 오리지날 소프
트쉘 내피, 그리고 고어텍스 잠바입니다.
그 3가지를 모두 갖추려면 정가 기준으로 약100만원 정도 하죠. ^^ 할인가로 해도 40-50만원 정도.
한가지 빼먹을 뻔 했는데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속옷....
기능성 속옷을 입으면 유리한게 많습니다. 아니 안입으면 불리한 게 많습니다.
등산복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게 땀을 배출하고 빨리 마르게 하는 기능인데 일반 면소재의 제품은 습기저장력이 대단히
우수해서 몸을 흠뻑 젖게 만들죠.
남자분들의 경우, 쿨맥스 소재의 셔츠를 입으셨다면 하얀아저씨 런닝셔츠를 입으시는 것보다 차라리 안입는게 더 좋습니다.
팬티는 자신의 취향문제이니까 입든지 벗든지 알아서 판단하시고....
가격은 상하의 모두 합해서 3만원 정도(비싸죠. 하지만 그정도 값은 합니다)
많이 쓰는 원단은 라이크라입니다.
제가 메이커를 말씀드리지 않고 원단 위주로 말씀드리는 것은 등산복에서 메이커는 디자인값이지 기능의 값이 아니기 때
문입니다.
저가모델의 제품이 간혹 고가인 경우가 있는데 그건 원단의 차이이며, 그 기능은 고가모델의 제품과 같다는 이야기이니 경
제적인 선택을 하실 요량이시라면 원단위주로 제품을 고르시며, 원단에 매몰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 이상은 퍼온글이므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