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온천 한화콘도
아홉 명의 중늙은이 부부들이 여름휴가 간다고 승용차 두 대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에 출발.
비가 온다는데 어찌하나 걱정도 했지만 고속도로를 타고(청원- 상주) 한참을 달리니 오던 비도 멈추고
흐릿한 하늘이 오히려 여행하기 좋노라고 룰루랄라.
영주시내에서 해물찜으로 점심식사후, 20여분을 차로 달려가니 부석사 주차장.
주차장에 내리니 소나기가 주룩주룩 쏟아진다.
우산을 바쳐들고 부석사를 오르는데 푸르른 은행나무 숲길이다.
두 번째 방문이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무량수전.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주 전으로 안동의 봉정암 극락전과 함께 가장 오래 된 목조 건축물이다.
배흘림기둥이 안정감있게 우람한 지붕을 바치고 있다.
길게 빼어진 처마가 특이하다.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는 굵은 빗줄기소리와 어우러져 자연의 교향곡이다.
한참을 툇마루에 앉아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이 비가 언제 그칠까?하는 현실적인 생각에 혼자 고소를 머금다.
비 내리는 부석사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부랴부랴 빗속을 내려오니 아쉬움이....
백암온천 한화콘도에 도착하여 준비 해 간 고기로 저녁만찬.
다음날 잠자리에서 일어나니 밖은 거센 빗줄기.
오전엔 백암온천물에 느긋하게 몸을 담그고 점심식사도 콘도에서 가볍게 해결하고 가늘어진 비를 우산으로 받으며 관광에 나선다.
동해안의 평해, 백암온천에서 평해로 가는 길은 온통 목백일홍 붉은꽃의 가로수길이다.
아름다운 꽃길을 20여분 오니 '월송정'
관동팔경 중 제1경이다. 동해 바닷가 송림속의 정자다.
태풍을 안은 동해는 사납게 포효하고 넘실대는 파도는 경외스럽다.
다음 행선지는 후포,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는 경치는 높은 파도속에 하얗게 부서지는 물기둥.
울진대게 유래비에서 사진도 찍고...후포항에서 생선회로 점심식사.
콘도로 돌아와 산책로를 걸으며 수다에 빠지고.
두 번째 밤을 맞다.
세 번째날 아침도 일찍암치 일어나 식사준비를하고 서둘러 콘도를 체크 아웃.
비도 그치고 흐린 날씨에 관광하기엔 적당한 날이다.
울진 '망양정,해맞이공원에 오르니 왕피천이 동해바다로 스스럼없이 안기고 멀리 갈매기떼 날은다.
'망양정'은 관동팔경 중 제2경이다.
다음 행선지는 '불영계곡' 어제 내린 비로 불영계곡의 물은 수량도 풍부하게 유유하게 흐르고 우리네도 여유롭게 '불영사'로 향한다.
불영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곳에 아늑한 분위기와 고즈넉함이 있는 절이다.
절 앞 연못에는 백련이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고 조그맣고 노란 '왜개연'이 지천으로 피어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마지막 관광지는 '소광리 금강송군락지'다.
비포장 계곡길을 40여분이상 산 속으로 깊이 들어가니 손 때 묻지않은 태고적 그대로 맑은 물이 흐르고 공기는 더 없이 청량하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옛날 왕궁을 지을 때 사용하기위해 일부러 심고, 키우는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길을 걷노라니 떡-하니 막아서는 소나무 한 그루.
500년 된 소나무가 하늘을 우러러며 우람하게 서 있다.
"어쩌면, 500년이나 된 소나무를 보게 되다니..."
모두들 기를 받는다고 소나무에 두 손을 대고 심호흡을한다.
보호수라 둘레를 쳐놓았건만.
계곡 깊은곳에 단 하나의 식당에서 된장찌게백반으로 점심식사, 정갈한 산채나물장아찌가 일품임.
네시간여를 달려서 집에 도착.
2박 3일간의 여름휴가여행의 끝.
첫댓글 밀향님은 애니송의 제 1고향에서 해물찜을 드시고 제 2고향에서 휴가를 보내셨군요.
백암온천 유명하고 불영계곡 정말 좋죠.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오늘 1박 2일에서도 나오더군요.
산림욕을 해도 좋을 만큼 솔이 우거져 있죠. 제 고향을 방문하신 밀향님 정말 감사합니다.
애니송님의 글에서 솔향이 나더니...ㅎㅎ 영주,울진이 고향이시군요. 산 좋고, 물 좋고, 인심까지 좋은곳...좋은 고향을 두셨습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간단한 메모 하기도 쉽지 않더군요. 여행 후기를 자세히 적어주신 밀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후기를 읽다보면, 함께 여행을 다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ㅎㅎㅎ 여행이란 일행이 좋으면, 더욱 추억에 남는 법. 무량수전, 불영사 등 유적지와 관동팔경 등 두루두루 한국의 관광지를 유람하셨군요. 미각을 충족시키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으셨으니, 최고의 휴가 같습니다. ㅎㅎㅎ
여자가 다섯이라 수다가 끝이 없어요. 남자들은 '빨리 가자' '그만 가자'를 입에 달고 있지만요.
대~~~충 쓰고마는 초원에 비해.. 자세히도 기록해 주셨습니다..
한번쯤은 모두 거쳐본 곳이건만.. 정겨운 분위기와 함께 읽으니 새롭습니다
그래요... 여행은 동행인이 좋으면 그~맛이 곱절나게 맛나거든요..
오래도록 간직하십시요....
초원님의 후기를 보고 용기를 냈는데요? 국내에선 최고로 멀게 느껴지는 곳을 다녀왔지요.제주도는 빼고요.ㅎ
비,와 함께 동행하는 여행,또다른 묘미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몇년전 고향친구(남,여) 10여명이 강원도,'환선동굴'에서 1박을 하는데
심한 소낙비를 피해 천막 밑에서 조껍대기,술로 취기를 돋우며
젓가락 장단에 맞춰 밤새도록 신나게 놀았든 기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우중에도 백암 온천수같이 포근한 여유로움으로 2박3일의 휴가여행을 마무리하시고
자상하게 올려주신 초원님의 여행기를 따라 잠시 강원도의 추억을 뒤새김 하고 갑니다...
관동여행기를 맛나게 읽었습니다.
거긴 저도 기도로 여러 차례 다녀와서 잘 아는 곳이지요.
평해에서 매생이에다 끓인 물메기탕을 먹으면 참 별미지요.
생의 꽃다운 시간은 그런 여행이 아닐까요?
후기를 써놓으니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어 참 좋겠어요.ㅎㅎ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