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설날에는 명절 음식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데, 예전에는 반드시 꿩고기를 넣어서 끓였다.
설날 떡국에 꿩고기를 넣은 것은 꿩고기가 맛이 좋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꿩을 상서로운 새로 여긴 때문이라 하겠다.
사람들은 꿩을 ‘하늘 닭’이라고 하여 천신(天神)의 사자로 여겼으며,
길조(吉鳥)로 생각하여 농기(農旗)의 꼭대기에 꿩의 깃털을 꽂았다.
그러나 꿩고기는 구하기가 어려워서 일반 가정에서 기르는 닭을 잡아 닭고기를 떡국에 넣는 경우가 많았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세시풍속정보'에서 발췌>
꿩이 예전에는 귀했는 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농장에서 사육을 하기에 원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이나 여염집에서 거의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을 보면 필시 뭔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만 같아
막연히 이래저래 추측만 해 볼 뿐입니다. (혹시 특유의 누린내 때문일까요?)
갑판장도 고작 꿩만두 몇 알이거나 떡국이나 냉면에 고명으로 얹은 꿩고기 경단 몇 알을 먹어 본 것이 전부이니
딱히 꿩고기의 맛이 어떻다 하고 말씀을 드리기가 상당히 거시기합니다.
닭백숙 마냥 꿩백숙 한 마리를 온전히 먹어 봤어야 각 부위별로 맛이 어떤 지 또 육수의 맛은 어떤 지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닭, 오리, 돼지, 소 말고도 양, 염소, 말, 타조 등도 나름의 맛으로 세계인의 선택을 받고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괜한 편견에 휩싸여 아예 먹어보지도 않고 다짜고짜로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막상 먹어보면 나름대로의 독특한 맛과 향, 식감으로 인해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
양고기를 맛보며 익숙한 돼지고기나 쇠고기와 같지 않음을 트집 잡으면 양고기의 독특한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꿩고기 또한 닭고기나 오리고기에 견주면 제대로 그 맛을 음미할 수 없습니다.
꿩고기는 꿩고기 특유의 맛과 향을 즐겨야만 합니다.
그래야 굳이 꿩고기를 먹은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에궁...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다보니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철원읍 와수리 와수시장에 있는 평남면옥의 메뉴판
갑판장의 선친께서 철원에서 영면을 하고 계시기에 갑판장네 가족은 수시로 철원에 드나듭니다.
이번 추석명절에도 아침 일찍 형네 집에서 차례를 모시고는 바로 찾아 뵈었습니다.
"형수님, (성묘)음식은 간단하게 준비하세요. 점심은 오는 길에 간편하게 식당에서 사먹게요."
"네, 네, 그래도...."
명절을 쇠다보면 전 날부터 기름내가 온 집안에 충만합니다.
옛날처럼 대가족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시절이 어지러워 배를 곯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머니께서는 몇 날 며칠을 먹어도 다 처치를 못할 만큼 음식을 차려 놓아야만 명절을 제대로 쇠신다고 생각하십니다.
어머니의 방침이 확고하시니 맏며느리이신 형수님도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유교사상이 지배하는 가정분위기에선 둘째 아들이자 막네인 갑판장의 위치는 장손인 장조카만 못합니다.
하물며 막네 며느리인 선장님이야 찍소리를 낼 발언권 조차 없음이 당연합니다만....
갑판장도 사람이고, 선장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넌즈시 찍소리를 내곤 합니다. ㅡ.,ㅡ;;
다른 음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기름에 지져낸 전류는 막바로 부쳤을 때가 가장 맛있습니다.
미리 부쳐두었다가 나중에 뎁혀 먹으면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 느끼하기도 하고 식자재의 맛도 반감이 되곤 합니다.
명절 전 날 점심 때 부터 서너 시간 동안 전을 부치고 나면 온 집안에 기름내가 베입니다.
또 전 날 점심 때부터 전을 먹기 시작해서 저녁, 명절 당일 아침, 성묘를 가서 점심 때 까지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은 갑판장에겐 고역입니다.
그래서 이번 성묘길엔 가급적 간편히 나서자고 했던겁니다.
하지만 집안에는 엄연히 서열이 있고, 갑판장은 둘째 아들인지라 그 자리에 걸맞는 발언권만 있을 뿐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장남을 제치고 앞장서서 주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평남면옥의 아바이순대(소) (야채와 두부의 함량이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아이참...성묘길에 간단히 차려와서 점심은 식당에서 사먹자니깐요....."
"그래도 기왕 싸온 것이니까 어서 와서 드세요."
큰며느리이신 형수님께서는 연노하신 시어머님의 심정을 거슬리기 곤란하셨을 겁니다.
또 집안의 장손인 남편과 아들의 역할도 염두에 두셨어야 할 터이고....
이번에도 역시나 성묘길에 음식을 한짐 가득 싸오셨습니다.
정성껏 싸온 음식이니 당연히 현장에서 먹고 가야만 합니다.
어제 낮부터 저녁, 다음 날 아침까지 이미 세끼나 마주했던 음식을 네끼 째 또 나눠 먹어야만 합니다.
그러고도 헤어질 땐 비닐봉다리로 한가득 담아 주신 것을 가져와선 냉장고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먹어야 합니다.
갑판장은 그 중 단 한끼 만이라도 다른 음식을 먹고 싶었을 뿐이고, 더불어 형수님과 선장님의 수고를 덜어 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평남식당의 꿩냉면 1 (꿩육수로 만든 냉면이랍니다.)
갑판장은 참 성격이 못됐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잠자코 주는대로 먹었으면 가족들 모두 마음이 편했을텐데 말입니다.
낼모레면 오십을 바라봐야 할 나이임에도 어머니 앞에선 철부지 막네아들일 뿐 입니다.
기어코 성묘길에 차려진 갑판장 몫의 밥상을 외면했습니다.
갑판장의 괴팍한 성격에 이미 면역이 있으신 가족들은 이번에도 그냥 그러려니 하십니다.
그래서 참 다행입니다.
이번에는 갑판장으로 인한 분란으로 야기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평남식당의 꿩냉면 2 (고명 중 다진 것이 볶은 꿩고기입니다)
성묘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가족들이 헤어졌습니다.
어머니는 형네가 모시고 갔습니다.
갑판장이 가장인 갑판장네는 딸랑 세 명입니다.
"많이 먹었어?"
"아니."
"그럼 꿩냉면 먹으러 가자."
"꿩냉면?"
"철원에 올 때 세 집을 염두에 두었는데 곱창전골이 궁금한 집과 탕수육이 맛난 집은 전화를 안 받고 꿩냉면집만 전화를 받더라고."
아마 곱창전골의 맛이 궁금한 집이 추석 당일에 영업을 했더라면 갑판장은 가족들에게 강력히 매식을 주장했을 겁니다.
어머니께서 그 전 부터 맛난 곱창전골이 드시고 싶으시다 하셨었거든요,
그러나 아바이순대와 꿩냉면은 그다지 환영을 받을 만한 메뉴가 아니란 판단을 했기에 가족들에게 강력히 주장은 못 하겠고,
만일 우연을 가장할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앞장을 설려고 했었습니다.
꿩대신 닭이라고 곱창전골 대신 꿩냉면이라도....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말입니다.
평남식당의 꿩냉면 3 (메밀에 전분을 섞은 면발입니다.)
평남면옥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대를 이어서 거진 50년 째 영업을 하는 음식점이랍니다.
이북에서 부모님의 부모님 때 부터 하시던 것을 어깨너머로 익혀 지금에 이르렀답니다.
꿩으로 육수를 낸다는데 갑판장이 느끼기에는 동치미의 맛도 있습니다.
동치미 국물을 섞었는지 아니면 짠지(혹은 동치미 무)가 고명으로 얹어졌기에 그 맛이 희석 된 것인지 따로 확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메밀과 전분을 섞어 쓴다는 면발은 덜 치댄 듯 약간 성긴 느낌이었습니다.
갑판장의 짐작으로는 추석 당일에 방문을 하였기에 평남면옥의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 싶습니다만...
몇 차례 더 방문을 하여 과연 그 때만 그랬던 것이지 확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전류는 딱 한 접시만 맛있지 말입니다.
첫댓글 면의 색으로 봐서는 메밀 함량이 좀 적은듯 싶은데요....육수도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습니까??
기름이 살짝 뜬 것이 투박한 괴깃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수의 색은 옅은 홍갈색을 띄고, 누린내를 잡기 위해 여러가지를 더한 맛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맨 육수를 마셔보니 멀건한 맛이었는데 면을 헤쳐서 먹다보니 약간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갑판장의 추측으로는 면반죽에 단맛을 가미했든지 아니면 면발을 뽑아낸 후에 단맛을 살짝 버무려 육수에 넣었든지 입니다.
면에서 단맛이 느껴지고, 그 면을 육수에 담가 먹다보면 자연히 육수에도 단맛이 베입니다.
암튼 딸아아, 선장님, 갑판장 셋은 잘 먹고 왔습니다만....
육수색깔이 밀면육수처럼 보입니다...ㅎㅎ
맛있는 곱창전골은 저도 땡깁니다.
정말 맛있는 집이라면 정장차림에 구두착용도 가능합니다.
드레스 코드가 마음에 듭니다. 필히 그 복장을 상시 착용하시길,,,,
아~ 형님께 배운 트레이닝복 드레스 코드를 쉽게 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미 저와 한몸이 된 것 같아요.. 쫀득쫀득 츄리닝~~
어서 찾아보지 않고 뭐하시는 겁니까.
**식당의 곱창전골? ㅎㅎ
주말엔 매콤한 김치찜이나 해 먹어야 하겠구먼...
어제 청키면가의 라조장 득템!!!
볶음밥에 얹어 솔솔 비벼 먹는 얼얼한 맛은 이미 알테고...바로 그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