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이 투입된다는 메세지를 받고, 또 다시 이치우어르신과 같은 비극이 일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달려 갔는데, 마을로 가는 길이 참 아름다워서 마음이 더 착잡했습니다,
송전탑 예정지 89번으로 가는 길에 만나 안내 표지
동화전 마을에서 지원 나와 계신 어르신들
동화전 마을에 소리없는 영웅들, 그냥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89번 철탑예정지의 광경, 동원된 한전과 경찰인력을 보자, 분노를 주체 할 수 없었습니다
포크레인 아래에서 홀로 저항하고 계시던 어르신, 아들이 밀양시청 공무원이라고 하셨는데, 공무비리를 저지르며 약자를 괴롭히는 이들이 있는 가 하면, 이분의 아들처럼, 공무의 기본에 충실한 이들이 있어, 밀양시청이 삼풍백화점 무너지듯, 아직 무너지지 않고 버티나 혼자 생각 했습니다.
다음날, 124번 철탑예정지인, 상동면 여수마을로 가는 모습입니다, 우연히 만난 경향신문기자와 경남녹색당원 주소영님의 뒷모습, 이곳 역시 마을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마음이 더 착찹했습니다,
산으로 가는 입구의 풍경, 경찰버스3대 분량, 150가량의 경찰이 인간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습니다, 잠시 까라 앉았던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올랐습니다.
막고 있는 경찰병력을 설득하고 계신, 신부님들과 활동가들
경찰바리케이트가 어찌어찌 무너지고, 모두 같이 산을 올랐습니다, 왠지 기뻤습니다.
산상 미사, 마을주민들의 신앙과 함께 어우러져, 경찰병력에 둘러 쌓여 진행된 미사는 마치, 단군의 천제같았습니다.
다음날은, 불안한 소식에 127번 철탑예정지인 부북면 평밭마을로 향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나열한 경찰버스6대, 다른 마을 보다 배에 가까운 동원 인력에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상처를 안고, 마을 입구를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
마을 입구에 어르신들이 쳐놓은 경운기 바리케이트.
산입구에 만들어진 한전인력의 인간바리케이트, 300가량의 경찰인력은 이 뒤에서, 한전을 옹호하고 있었습니다, 분노를 주체 할 수 없었지만, 벽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이 뒤에서 들리는 어느 여자 어르신의 통곡소리가 마치 누군가를 무덤속에 뭍을 때나 들리는 상주의 곡처럼 불길하게 들렸습니다,
배고프고 지친 아이를 데리고, 뒤돌아 산을 내려 오는 길, 내가 뭐하는 짓일까, 어떤 알 수 없는 절망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때, 이 세상에서는 본 적 없는 노란 새 한쌍이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장난치고 날으고 있었습니다, 아, <그분>이 나한테 절망하지 말라고 보내는 메세지이구나 했습니다, 너무 속상해서 저를 산입구까지 안내해 주신 어르신께 푸념을 늘어 놓으며, 이제 여기 오지 말까요, 했더니, 딱 한분만 빼고 다시 오라고 하셨습니다, 한시간 가량 뒤, 녹색당 하승수님과 주소영님과 다시 올랐을 때는, 한바탕 아비귀환이 벌어지고 난 뒤였습니다.
부산녹색당 활동가 장영식님, 경찰병력과 한전인력이 마치 벌떼처럼 사라지고, 혼이 나간 듯 남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도 혼이 나간듯, 앉아 있는데, 이분이 눈에 뜁니다, 마치, 어린날 마을을 지키는 아재를 만났듯, 반가웠습니다, 마음에불안이 사라지고 갑자기 든든해졌습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 다음날 다시, 127번을 방문했습니다, 전날의 상처가 이 나무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소리없는 여전사들, 잠시 긴장이 풀리신 듯, 어제의 긴박했던 상황을 담소하고 계신 어르신들, 자칫 옆사람과 호흡이 맞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서 목이 졸려 즉사 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을 이야기 하십니다, 서로에 대한 어떤 믿음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시간, 친정 옴마를 생각나게 하는 몸매를 갖고 계신 어르신들,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을 보며, 이 분들은 옴마가 넘지 못한 한계를 넘어 주실까, 아니, 주시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제가 뒤돌아 내려 와서, 다시 찾아간 사이, 한시간 가량,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이야기 해 주시는 박씨아재, 사람들은 박사장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첫댓글 님의 분노와 슬픔과 희망이 사진과 글을 통해 그대로 전해집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