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희 저
면수 208쪽 | 사이즈 145*210 | ISBN 979-11-5634-551-0 | 03810
| 값 13,000원 | 2022년 08월 15일 출간 | 문학 | 수필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원두막을 팔당호에 묻고
이번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에서 고향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3부 ‘호수에 잠든 내 고향’에 들어 있다. 이 수필들은 작가가 자신의 고향 '분원' 마을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작가는 이곳이 자신의 부모님 산소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음을 언급하며,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중요한 역사를 묘사한다.
작가는 분원 마을의 산 중턱에 위치한 산소를 언급하며, 여기서 내려다보면 팔당호, 소내 섬, 팔당댐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산소의 위치는 습하고 그늘이 일찍 져서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작가는 이곳을 좋아하며, 나중에 자신이 죽으면 여기에 묻힐까 고민하고 있다. 작가는 생각을 나누며 나무를 심어 수목장을 할지, 아니면 납골당을 지어 유골을 안치할지에 대한 고민을 표현한다.
이후 작가는 분원 마을의 위치와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분원 마을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팔당댐 쪽으로 2Km쯤 내려오면 왼쪽으로 수상교통의 요지였던 소내 섬이 나오는 곳에 위치해 있다. 분원 마을은 조선 시대 사옹원의 '분원'에서 마을 이름을 딴 곳으로, 팔당댐 건설로 인해 주민들이 고향을 등지고 떠나게 되었다. 작가는 분원 마을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에 대한 내용을 묘사하며,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자신의 가슴앓이를 표현한다.
이 고향 수필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고향에 대한 사랑과 그곳의 변화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눈으로 본 고향의 아름다움과 역사, 그리고 변화의 슬픔이 이 수필들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저자소개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1939년생)
분원초·성동고·성균관대 졸업, 경희대·연세대 교육대학원 수료
분원조·분원중 교사, 가원중·영등포고 교장
서울시 교육연구원장·학생교육원장
문교부 윤리편수관(연구관)·사회과학 편수관(장학관)·편수국장
강원대, 동국대, 성균관대, 동덕여대 강사. 용인대 겸임 교수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상임 부회장
전, 구리문인협회장·서울교원문학회장·월간 『문학저널』 편집위원
월간 『문학저널』에 「마음을 여는 수필」 146회 연재(2007~2021년)
현, 경기도문인협회·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석류장, 홍조근정훈장 수훈
경기도문학상 본상, 좋은문학 문학상 본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공감낭독경연대회(2016) 대상 수상
* 수필집 : 「드러누워 보는 세상」,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하늘을 보라」, 「개밥지기」, 「보리 풋바심」
* 수필선집 : 「어처구니 있다」, 「고향이 뭐길래」
* 시집 : 「배꼽」, 「나」
차례
작가의 말 : 물에 묻힌 내 고향 분원마을 | 4
1. 기름집 아들
어린 영혼 12
기름집 아들 16
빛바랜 사진첩 20
흰 고무신 25
생일맞이 성묘 30
외로운 섬, 아버지 35
2. 달빛의 신비한 치유력
시간이 오고 가는 것인가 42
총죽지교(葱竹之交) 44
환경미화원 식사 초대 49
달빛의 신비한 치유력 54
그림자를 집에 두고 산에 간다 59
그러려니 그냥 받아들이세요 63
3. 호수에 잠든 내 고향
고향이 뭐길래 70
호수에 잠든 내 고향 광주(廣州) 분원(分院) 75
물에 묻은 내 고향 분원 78
팔당호에 묻힌 소내 나루 82
원두막을 팔당호에 묻고 87
우천도(牛川圖)와 소내(苕川) 92
분원리 사옹원 감관 선정비 97
내 고향 분원(分院)과 하재일기 102
4. 개밥지기
드러누워 보는 세상 111
참을 걸, 베풀 걸, 즐길 걸 115
하늘을 보라! 120
개밥지기 125
배꼽 129
어처구니 있다 135
보리 풋바심 139
나 144
5. 다시 서 보고 싶은 교단
조는 학생, 자는 학생 151
무너지는 교권, 흔들리는 학교 155
매를 맞겠다고 합니다 160
십자인대 파열 사건 165
선생님, 정년퇴임 하셔야죠 170
다시 서 보고 싶은 교단(敎壇) 175
6. 임종체험
가상 유언장 181
암(癌) 센터 185
안락사(安樂死) 190
고독사(孤獨死) 194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98
임종(臨終)체험 203
출판사 서평
물에 묻힌 내 고향 분원마을(펴내는 글 중에서)
[내가 젊었을 때, 이사를 자주 하다 보니 우리 딸들에게서 고향이라는 마음의 안식처를 자연스레 빼앗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딸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고 있다.
내 고향은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이다. 나는 ‘분원’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고, 직장 생활도 그곳에서 시작하였다. 그래서 ‘분원’은 내 삶의 뿌리가 되었다. 그런데 한강에 팔당댐이 생기면서 촉성재배지로 널리 알려진 고향의 넓은 벌판은 물에 잠기고, 가옥은 모두 헐리었다. 그래서 고향 사람들은 각기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그 후, 고향은 쇠락하여 자그마한 마을이 되었고, 내가 고향엘 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고향이지만 나는 늘 마음에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놓고,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나 어릴 적 친구가 생각이 날 때면 가끔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성묘를 하기 위하여 고향을 찾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산에 오르는 것이 힘에 부쳐 마음으로만 고향을 찾고 있다.
나이 들다 보니 모든 일이 힘에 겹다. 이제 고향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막상 내려놓으려니까 한 가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고향 ‘분원’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를 능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일이다. 그렇지만 부족한 대로 분원 마을의 형성 과정, 주민 생활 모습 등을 내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았다. 향토사 연구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특별한 바람은 가톨릭의 정약종 성인이 분원에 살 때, 정하상 바오로 성인과 정정혜 엘리사벳 성녀가 태어났다고 하는 데, 그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태어난 주소를 확인하여 그 터에 작은 기념비라도 하나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을 통하여 수상교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분원 마을의 발전과정과 쇠퇴 과정에서 겪었던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알아보고, 뿔뿔이 흩어진 분원 사람들이 고향이라고 찾아왔을 때 그들을 위로하고, 조선백자의 영원한 고향 분원의 발전과정과 쇠퇴 과정을 역사에 남기기 위하여 늦었지만 작은 기념관이라도 하나 마련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어머니만큼이나 푸근하고 정겹게 다가오는 고향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를 출간하면서, ‘고향’의 정서가 얼마만큼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더욱이 요즘, 세상을 흉흉하게 만든 흉기 난동 사건이나, 교사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게 한 사건을 비롯하여 나날이 일어나는 흉악한 사회적 병리 현상의 근본 원인을 이 시대의 정서 결핍으로 보는 필자는, ‘고향’이나 ‘어머니’와 같은 자연적, 휴머니즘적 정서가 충만하게 되살아나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고향에 대한 정서를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는 이번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의 출간 의의를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한다.
이번 수필집 작품 가운데 ‘호수에 잠긴 내 고향 광주 분원’에서 저자가 정의하듯, 고향은 ‘어머니만큼이나 푸근하고 정겹게 다가오는 곳’이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가 팔당댐 건설로 인해 가옥이 헐리고 호수 밑으로 잠겨 그곳 사람들이 흩어지는 모습을 통해 고향과의 정서적인 연결과 이별을 묘사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는 분원의 역사적인 발전과 번영, 그리고 쇠락의 과정을 알 수 있으며, 고향의 추억들과 어린 시절의 놀이, 주변 풍경들을 회상하며 감정적으로 재생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또한, 저자는 팔당호를 통해 어두운 호수를 표현하면서도 그곳에 담긴 추억과 감정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 아련한 고향 정서로 공감과 감동을 전달한다.
고향에 대한 소중한 정서
'고향'이라는 말은 단순히 사람들이 태어나 자란 곳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추억, 나무와 바람, 가족과 함께 보냈던 시간, 그리고 그곳에서 배운 삶의 교훈을 모두 담고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고향에 대한 정서는 그저 과거에 머무른 추억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는 감정의 한 축이다.
고향은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공간이다. 어린 시절, 우리는 나무와 꽃, 돌과 물을 만질 수 있었다. 자연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곳과 교감할 수 있었다. 고향의 나무들은 높게 솟아올라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고,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해주며 우리를 보호해 주었다. 그런 나무들 아래에서, 우리는 눈부시게 웃으며 친구들과 뛰어 놀았다.
그리고 고향은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가족은 고향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고향에서 함께한 시간은 아무리 바쁘거나 어려운 일상 속에서도 따뜻함을 준다. 부모님의 따뜻한 포옹과 함께한 저녁 식사, 가족과 함께 즐긴 축제와 행사들은 모두 고향의 소중한 추억이다.
그러나 고향은 때로는 멀리 떠나온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는 곳이다. 지금은 도시의 속도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때때로 그 속도에 지치고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고향을 떠올린다. 고향의 정서는 언제나 나를 위로해 주며, 삶의 균형을 찾게 해 준다.
고향에 대한 정서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삶의 근본이자, 가장 진실된 감정이다. 고향의 추억을 가슴에 담고, 그 정서를 품고, 우리는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고향이 주는 따뜻함과 애정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그것을 기억하며 살아가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번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에는, 현대를 삭막하게 살아가는 우리게에 특히 고향에 대한 소중한 정서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