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가격을예측하라고 할 때 가장 안전한 베팅은 얼마일까? 바로 199달러이다. 지금 환율 수준의 원화로 환산하면 23만원이 조금 넘는다. 미국의 4대 무선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AT&T, 스프린트, T-모바일이 내놓은 13가지 스마트폰이 모두 2년 약정에 199달러의 가격표를 붙이고 출시됐다.
199달러보다 더 높은 가격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없었으며(메모리 용량이 늘었을 때는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다른 어떤 가격대보다 199달러에 출시된 것이 가장많았다.
그러나 199달러에 스마트폰을 산다고 해서 최신식 휴대폰만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은 아니다.
AT&T를 통해서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아이폰4를 199달러에서 살 수 있지만, 터치스크린도 되지 않는 9개월이나 지난 모델인 블랙베리 볼드 9700도 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너무 구식이라고 생각해 앞으로 수개월 내에 완전히 폐기할 생각을 하는 윈도 모바일 6.5 운영체를 사용하는 HTC의 틸트2 모델도 199달러이다.
이쯤 되면 199달러라는 가격표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컨설팅업체인 부즈앤코의 조지 애플링 파트너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확실한대답은 199달러가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하다고 느끼는) 최적가(magic price point)이기 때문"이라먼서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는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이들이 지급해야할 금액을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스마트폰에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값비싼 2년 약정에 서명하는 대신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보다 낮은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지급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제시한 것이 199달러가 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아이폰4를 애플에서 직접 구매하면 16기가바이트짜리를 599달러에 AT&T를 통해 구매하면 199달러가 된다.
CNN머니는 스마트폰 한대당 이동통신사가 들이는 비용이 500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판매량과 다른 협상을 통해 제조사는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인기가클수록 이동통신사의 매입 금액은 높아진다.
199달러로 스마트폰 가격을 책정하면서 블랙베리 볼드 등과 같은 구식 모델이 이보다 사양이 좋아진 블랙베리 토치와 같은 가격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이랬던 것은 아니다.
고급의 터치스크린과 운영체제를 탑제한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휴대폰은 제조비용은 훨씬 저렴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비용 경쟁에 여유가 있었으며 2007년 중반에 아이폰이출시되기 전까지는 다양한 가격표를 붙인 휴대폰이 나왔었다.
최근에 출시되거나 고급사양의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다면 199달러보다 더 낮은가격에 살 수도 있다.
미국에서 출시된 LG의 얼라이나 팜프리, 모토로라의 디바우러 등 인지도가 낮은스마트폰은 149달러나 심지어 99달러에도 팔린다.
그러나 휴대폰의 가격이 비싸지면서 가격대도 함께 높아져 50달러대의 상품은 찾기 어려워졌다.
찰스 골빈 포레스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는 "더는 189달러라는 가격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공급자들이 같은 가격대에서 어떤 휴대폰이 좀 더 낫거나 혹은 약간 나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가격이 마진을 반영해주지 못한다고 해도 단순함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사들의 가격 경쟁 가능성에 대해 토플링 파트너는 "가격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버라이존이 판매할 예정인 아이폰도 아마 199달러에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이통사들이 300달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황을 이보다 더 나쁘게하는 것은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해서 이통사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데이터 제공을 조건으로 한 달에 30달러 정도를 부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저가의 휴대폰 사용자들보다 이 이통사들을 더 오랫동안이용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리서치회사인 앨트먼 빌랜드리앤코가 전망했다.
이동통신사들에게는 꿈의 고객이 되는 것이다.
199달러가 이동통신사에게 좋은 점은 또 있다.
스마트폰 혁신 바람이 부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몇 달에 한번씩 더 나은 스크린과 메모리, 사양을 갖춘 최신식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이런 스마트폰이 가격이 과거 모델의 가격과 같은 199달러로 나오면서 두 제품이비교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규 고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과거 모델을 가진 사용자들이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고 신규 계약을 통해 고객을 묶어둘 수 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앨트먼 빌랜드리앤코는 "제조업체는 이동통신사들이 가격 경쟁 의지를 갖는 것보다 훨씬 빨리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