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주교선거를 앞두고
대전교구에 드리는 글 (1)
대전교구의 현 주교인 유낙준사제의 임기에 맞춘 2024년 11월로 예상하고 있었던
대전교구의 차기주교선거가 2022년 11월 26일 이번 주말로 갑자기 당겨지면서
대전교구는 큰 혼란에 빠져있다.
대전주교좌성당 건축을 비롯해 천안 부대동 성당에서도 교구청을 짓고 있다.
이런 교구의 상징적인 대형건축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두건이나 벌이는 중에
유낙준 주교가 몇달 안남은 내년인 2023년 4월에
영국 런던 소재 Southwark(써덕)교구 한인교회로 교적을 옮기게 되어
이임을 간다고 한다.
역사적인 대전주교좌 성당 건축을 비롯해 큰 공사를 벌여놓고 마무리도 책임도 지지 않고
정년이 65세인 한국교회와 달리 정년이 70세인 영국교회로 떠나는 것이다.
게다가 솟구치는 현 정권에 대한 민중의 분노를 대변한 김규돈 사제의 짧은 SNS 상의 글을 이유로 상임위원회 절차도 밟지 않고 글을 올린지 10시간만에 당사자에게 전화도 없이
직권면직을 강행했다.
어찌 보면 임박한 주교선거를 앞두고 가장 사제다운 사제로 알려진 김규돈 사제의 투표권을 빼앗은 것이다.
천주교 박주환 사제의 징계에 비교해서도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비난이
세간에 빗발치고 있다.
’김규돈사제 직권면직 사건‘은 성공회 내부문제를 넘어서서 이미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어있다.
이즈음에 성공회바로세우기 운동연합에서는 대전교구 주교선거에 대해 아래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저질러서
그에 합당한 응분의 댓가를 치러야 할 사제를 비호하거나 복권 시키는데 앞장선 사람은
실제로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으로 간주해야 한다.
내 딸과 내아내를 안심하고 교회에 보낼 수 없고 여성교우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대전교구의 성인지 감수성이 왜 유독 이렇게 흐트러졌는가에 대한 첫 시작은 이러하다.
대전 주교좌 성당 교우이면서 교구청 직원으로 있던 여성을
당시 교무국장 강ㅇㅇ사제가 자기 집에 데려가 성폭행을 자행했다.
이 문제가 크게 불거지자 자진해서 사표를 내고 교회를 떠난 사제를 유낙준 주교가 승좌하자 대부분의 주변 반대를 무릎쓰고 복권을 강행해버렸다.
복권과정도 상식을 한참 벗어난다.
교구 상임위원회에서 10명의 상임위원 중 6명의 상임위원이 안건 자체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시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가운데 4(네)명의 상임위원들만으로 회의를 속행해
복권을 결정해 버렸다.
그리고 회의내용은 기록으로 남겨놓지도 않았다.
이 사건 이후 대전교구는 유낙준 주교 재임 시 무려 다섯 명의 사제가
성폭행과 성추행에 관련되어 줄줄이 사표를 내거나 사법부의 심판을 받았다.
우리는 이 부끄러운 난맥상을 결코 잊지 말고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범죄를 비호하는 사제는 결코 주교로 피선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일반 보통사람보다도 오히려 상식과 배려심 그리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대전교구에서는 성폭행을 저질렀는데도
기어이 복권시킨 사제 본인에게 투표권을 행사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김규돈 사제를 그렇게 전광석화처럼 직권면직시킨 것과 비교해 본다면
상식과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투표자격에 대해
엄격하게 다루어져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성공회에서도 교인들이 사제의 성폭력으로 피해를 보는 것을 막고자 안전한 교회 (SAFE CHURCH) 만들기에 우선순위를 두고 실천하는 형국인데
성폭력, 성추행에 관련된 사제나 이를 치리할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이 문제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하지 못한 사제들은 먼저
교회 공동체에 죄를 고백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일반상식이다.
둘째, 교회가 올바로 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교회의 자정 능력이 회복되기를 호소하는 교우들을 고발해서 법정에 세우고 교회에 대해 정떨어지게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떠나게 만드는 사제를 결코 주교로 뽑아서는 안된다.
교회를 향해 쓴소리와 비판을 하는 교우들을 사제가 법정에 세우는데도 모르는 척하고
이를 방임하거나 아예 동조하는 후보가 주교가 되면 안된다.
그런 주교는 서울교구든 대전교구든 이미 한번 겪은 것으로도 충분하고 두 번 다시 되풀이되어서도 안 될 일이다.
대전교구는 주교를 포함 무려 6명의 사제가 공동명의로 교회에 문제 제기를 한
새 신자를 고발해 2년 동안 재판을 받게 했다.
한편 서울교구에서도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있는 60대 여성교우를 완력으로 패대기를 쳐 갈빗대가 3(세)대나 부러져 전치 8주상해로 꼼짝없이 병원에 두달이나 입원해 누워있는 상태였는데 적반하장격으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과 ‘예배방해죄’로 형사고소를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서울교구와 대전교구 사제들이 자행한 두 건의 신자를 향한 해를 넘기는
긴 재판의 결과가 모두 무죄와 무혐의로 결론이 나는 걸 보면
사제들의 고발이 말도 안 되는 무도한 폭력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셋째, 우리가 알기로는 유낙준 주교가 내년에 부임해 가실 영국 Southwark교구는 안전한 교회(SAFE CHURCH)운동의 발원지로 성문제를 아주 엄격하게 다루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 영국이 모범적인 모델로 삼고 있는 교구이다.
유낙준 주교가 재임시 성폭력 및 성추행 문제를 어떻게 치리했는지를 그 교구에서 늦게라도 알게 된다면 유낙준주교를 과연 받아줄지 의문이다.
들은 바에 의하면 성공회 양성평등위원회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영국의 해당교구에 대전교구의 상황을 설명하는 공문을 보낼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성공회바로세우기운동연합에서도 영국의 해당교구에 자세한 내용의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2024년 11월에 치뤄져야 할 주교선거가 갑자기 2년이나 앞당겨져 마음의 준비 없이 졸속으로 치르게 되는 주교선거이지만
하느님은 이런 상식도 없는 사제가 주교로 선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확신한다.
성공회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사항이다.
주교선거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며 성령의 인도하심대로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면서
지속적으로 성공회바로세우기운동연합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성공회는 성직자원과 평신도원이 동등하게 두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제, 평신도의 발언권이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
성공회바로세우기운동연합은 서울교구와 대전교구에서 해를 넘겨 연이어 실시되는
주교선거가 정당한 방법과 절차를 거쳐서
누구라도 선거결과에 수긍할 수 있는 과정을 밟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물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면 기자회견도 불사할 것임을 미리 알린다.
2022년 11월 23일
성공회바로세우기운동연합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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