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디스코스 대상
박재훈 展
섬광탄 Flash bang, 50x50x25cm, 형광등 안정기 타이머, 2013
전시작가 박재훈
전시제목
섬광
전시기간 2013.9.27 - 2013.10.01
전시장소 사이아트스페이스 Cyart
Space
전시장소 63-1 Anguk dong, Jongno gu, Seoul, Korea
+82.2.3141.8842
전시시간 10:00am~07:00pm 일요일_02:00pm~07:00pm
철조망 Entanglement, 180x50x240cm, 알루미늄 프레임 가시울타리 장식용 전구, 2013
세상은 온통 사물들로 가득하고, 그곳에서 제한된 언어와 고정된 의미들은 넘쳐흐른다. 그곳에서 우리의 인식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사물에 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지만,그것들은 본연의 목적을 가지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정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사물들에 둘러싸여 있더라도, 마치 그들이 없는 것처럼 아무런 반응조차 일어나지 않는 무미건조한 상태가 지속될 때가 있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무관심하고 지루한 일상들에서 비롯된 나와 사물들 간의 의외성의 탐구에서 시작한다. 나는 일상인 사물들이 가지는 본래의 기능을 제거하거나 그 기능을 변형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특히 최근 작업에 있어서는 사물의 기능과 빛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해졌다. 빛은 우리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바라보게 만들며, 물질(입자)과 비물질(파동)의 그 어는 것으로 확정 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기에 인간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만약에 사물을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면, 스스로 빛을 발하는 사물들(광원)과 빛을 오로지 반사하는 사물(반사체)로 사물들로 구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분 속에서 최근 작업들은 반사체를 광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농구골대의 링을 빛이 나지만 슛을 할 경우 깨지기 쉬운 형광등으로 바꾸거나 대걸레의 자루를 빛이 나게 함으로써 그것의 본래 기능은 제거하고 발광하는, 말 그대로 빛이 나는 사물을 만들고 있다. 사물의 제거된 기능의 자리에는 새로이 부여 받은 조명이라는 기능이 발생하지만 그것은 실용적인 사물도 아니고, 조명의 역할만을 하는 사물도 아닌 애매모호한 영역이 발생한다. 나는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 시적인 짧은 순간들과 낯선 공간의 재현 그리고 사물에서의 의외성의 발견 등에 주목한다. 이러한 과정들은 우리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눈앞에 있더라도 쉽사리 스쳐지나 가는 것들로 부터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자 확인이다.
작가노트
발라드 Ballad, 가변크기, 대걸레 세면대 마이크스탠드 무게추 물펌프 호스, 2013
영점 zero point, 65x107cm, 거울백열등, 2013
사물 그리고 빛의 울타리를 넘어선 의미들
박재훈 작가는 사물들의 낯선 결합, 특별히 전등이나 기타 발광체를 사용한 결합과 같은 방법을 통해 다양한 개념과 사유를
이끌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사용하는 사물은 특정한 용도에 따라 그 고유의 형상이나 재질을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기능과 역할이 바뀌거나 발광체처럼 용도뿐만 아니라 재질이나 사물 고유의 형상적 신호마저 교란될 즈음이면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기 쉬운 사물들에
대해서도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하게 되는 점은 특정한 사물의 특정 기능에 익숙해져버린 인간의 굳어진 습관처럼 굳어진
유형, 무형의 울타리들이 인간의 인식 기능을 특정 방향으로만 향하도록 왜곡시키고 있음에도 인간이 이것을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인데 작가의
작업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고 있다. 작가는 이 울타리와 같은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한 곳에 안주하기 쉬운 습관의 경직성을 바꾸는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기억처럼 사물과 정신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지점들이 느슨해지도록 다른 자극을 개입시키거나 사물에 대한 기억의
지시성을 교란시키는 여러 가지 조형적 변조를 가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관습적인 기존의 문맥이 무의미해지고, 사물간의 낯설고 어색한 결합을
만들며, 빛이 비춰져 확인된 사물이 아니라 사물 자체가 빛을 발하는 물질이 그 형상을 대신하도록 만드는 것과 같은 작업들은 일상이란 이름 아래
감춰져 있는 관념적 울타리 같은 경계들을 넘나들 수 있는 작가적 아이디어이자 사물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작가적 시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사물에 대해 일상적 빛의 방향이나 위치를 역전시키고 광원으로부터의 직접적 시각 자극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인간의 시각
좌표와 사유의 지평이 시작되는 위치에 대한 각성과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장치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데, 사실 태양과
같은 자연광이 자연 속의 사물을 비추고 있을 때나 혹은 가정의 천정의 등기구와 스텐드에서 비춰지는 인공조명이 사물을 비출 때나 인간이 사물을
본다는 행위는 빛이라는 일정한 구심점 아래서 특정한 빛 방향의 질서 아래 놓여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임에도 이러한 공간적 환경에 익숙해져
있게 되면 빛과 공간이 관계하며 만들어낸 특정한 질서에 대해 무심해질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이렇게 고착된 부분에 의문부호를 붙이며 사용가능한
다른 질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박재훈 작가의 작업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빛이 중심이 된 시각적 질서와 그 안에 주어진 시각 방식에
귀속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며 이 울타리에 안주하고 있는 인간의 한 가지 질서에 익숙해진 사물에 대한 기호적 관계에 대해 다른
가능성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어쩌면 이 질서에 익숙해져 왔었고 지속적으로 길들여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기에 여기에 익숙해진 사물에 대한 기억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소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박재훈 작가는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시키는 수동적 사물의 위치를 빛을 발광하는 능동적 사물의 위치와 서로 자리바꿈 하도록 함으로써 사물의 존재적 의미의 위치도 변경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때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잔상효과와 같은 생리학적 특성상 사물 자체가 빛을 강하게 발하고 있을 때 더 강렬하게 사물의 형상적 기억이 남게 된다는 점은 기존의 기억을 망각의 영역으로 몰아넣는데 더욱 유효한 것처럼 보인다. 사물에 고착되어 있었을 것 같은 사물의 용도에 대한 생각들마저 사물로부터 퍼져 나오는 빛을 만나는 순간 잊혀져 가게 되고 마치 사물 뒤편에 감춰져 있던 아우라를 발견하게 된 것처럼 새로운 의미들과 교우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기억을 산란하게 하고 만들고 새로운 기억으로 대체시켜 버리는 빛 그 자체의 형상은 눈을 매개로 하고 있음에도 뇌와 직접 연결되어 간섭하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묘한 느낌이 있다.
이렇게 작가가 자연광과 같은 일상적인 빛에 의해 보아왔던 사물에서 그 일부분만 광원자체로 바꾸어 사물이 발광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은 초현실주의자들이 사물의 일부를 치환하여 새로운 의미나 개념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사용하였던 데뻬이즈망(Depaysement)
기법과 일부분 연결되면서도 더 강렬한 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인상적인 작업으로 보이는데, 이때 사물의 기호적 관계에서 시작된
의미에 대한 문제로부터 파생된 의문들을 몸의 감각이라는 생리학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의 영역 안으로 끌고 들어와 빛을 기반으로 한 조형적 장치
안에서 시각적 인식의 문제에 까지 사유의 폭을 넓혀 제시해 낸 것은 평가할 만한 점으로 보인다.
현대미술을 열었던 인상주의자들이 고전주의적
화풍아래 고정된 형태와 고정된 색채와 같은 관습에 굳어지고 습관화 되어 가던 시대에서 당시의 사물을 보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의 몸으로
감각하고 체험한 빛과 색채들에 주목하며 시각적 인식과 표현에서의 해방의 길을 꿈꿨었다면 박재훈 작가는 사물에 대한 습관적 인식의 문제를 빛의
광원 위치를 치환시키는 방식처럼 습관 속에 고착된 듯한 사물에 대한 형상의 지시적 위치들을 해방시키고 체험의 장을 만들어 냄으로써 사물의 개념과
의미의 영역에서의 해방을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유목민들이 고정된 땅에 울타리를 치고 그곳에 정착하는 것보다는 늘 낯선 곳을
향하며 새로운 경험을 찾아 떠나고자 하였던 것과도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늘 고착되기 쉬운 일상적 개념 혹은 타인으로부터 강요된 개념과
같은 울타리들을 넘어 낯선 시각적 경험들 속에서 직접 사물과 세계의 의미들을 찾아 가는 길을 만들어가기 위해 하나의 개별 작업이 아닌 연쇄
작업에서 구축되는 의미의 그물망을 새로 짜기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붉은공기 Red air, 30X30X170cm, 방독면 LED모듈, 2013
Meanings beyond the fence of object and light
Artist
Varc, Zae-hoon has performed works to draw various concepts and thinking with
strange combination of objects, particularly through methods such as combination
with lamps or other luminous bodies. Objects that human beings make use of are
generally with their own shapes or materials based on their particular use. When
their functions or roles are changed or their materials or their own figurative
signals other than their use are disturbed like a luminous body, however, it
would be inevitable to catch our eye even to objects that can be easily
overlooked in everyday lives. A point to focus on here is that it is never easy
for a human being to realize human’s recognition function is made to be
distorted by material and immaterial fences like human’s fixed habit that feels
familiar with a particular function of a certain object. In spite of that, this
is exactly where his work starts.
The artist makes various attempts to
change the rigidity of habits that are likely to settle for one place as a
method to go beyond limits like this fence, for example, he involves other
stimuli to loosen the points that can serve as the link of an object and a mind
like memory or he gives different formative modulation that disturbs memory’s
referentiality on objects. His work – conventional, existing contexts become
meaningless, strange and odd combinations with objects are made and an object
with irradiant materials is replaced for its shape instead of an object
identified through illumination – is his artistic idea that can go over the
borders like ideological fences hidden under the name of daily life and it can
also be called his visual means to see objects from a different
angle.
His techniques draw a close attention which reverse everyday
direction or position of light on objects or which make direct visual stimuli
from light sources are particularly a device to arouse self-awareness and
awakening on a position where human’s visual coordinate and horizon of thinking
begin. In fact, however, an action that a human being takes a look at an object
means that the object and the human being are put under an order of certain
light’s direction with a fixed pivot called light no matter when natural light
like the sun shines objects in nature or artificial light such as lights or
lamps in a house casts light on objects. Even so, humans cannot help but be
indifferent to certain order made through interrelation between light and space
when they become familiar with spatial environment like this. The artist intends
to make another available order by putting a question mark on this fixed
thinking.
Artist Varc, Zae-hoon’s work seems to seek not to be subject to
visual means in visual order where light flowing into one direction becomes the
center and try to find other possibilities in symbolic relations on objects
which are familiar with humans that have settled in one order within this
fence.
Humans maybe have become familiar with and have consistently been
accustomed to this order so memories on familiar objects would not be easily
erased. In this respect, artist Varc, Zae-hoon intends to ultimately change
positions of objects’ existent meanings through switching positions of passive
objects that absorb or reflect light to that of active objects that give out
light. Due to physiological features inherent in humans like afterimage effect,
it is likely that humans are impressed with intenser figurative memory of an
object when the object itself is emitting light strongly, which seems more
effective to drive existing memories into oblivion. Even the humans’ fixed
thinking on an object’s use would be forgotten on encountering light that
spreads from objects and they come to become friends with new meanings as if
they discovered aura hidden behind the objects. The shape of light itself that
diffuses existing memories and replaces with new memories is of weird feeling
that would bring about illusion of interfered directly through brain even with
the eyes being its media.
The artist’s setting that changes some part of
objects seen only through everyday light like natural one into the light source
itself and that makes situations where objects give out light is partially
connected to Depaysement technique that was used by surrealists to produce new
meanings or concepts through substituting some part of an object while his work
is of more powerful imprinting effect, therefore making it more impressive. What
is worth appreciating is that he drags questions derived from matters of
meanings starting from symbolic relations of objects into area of bodily sense
which is of physiological and psychological experience and he also suggests with
expanded width of thinking to the issue of visual recognition within the
formative device based on light.
Assuming that impressionists opening up
contemporary art raised a question on viewpoints for objects when conventions
like fixed shapes and colors under classical painting style were becoming grew
to habit and they paid attention to light and colors that they felt and
experienced personally and dreamed of the path to liberation in visual
recognition and expressions, artist Varc, Zae-hoon attempts to liberate
referential positions of objects that seem to be fixed in habits and concepts of
objects and area of their meanings by substituting the question of habitual
recognition with position of the light source and creating a place of
experience.
This can be compared to nomads who would always head for a
strange place and seek new experiences rather than put fences and settle in one
place. The artist is making up a huge project to weave a web of meanings built
through a series of work, not through separate work, to create the path to find
out meanings objects and the world for himself in unfamiliar visual experiences
beyond fences like routine and everyday concepts or ones forced by others.
Lee
Seung-hoon Cyart Research Institute
깊은밤 기억운동 Midnight Kinetic memory, 140x20x220cm, 알루미늄바 형광등 모레, 2012
박재훈
(Varc,Zae-hoon)
학력
2013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 수료
201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2 말없는 시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우석홀, 서울
단체전
2012 일현 트래블 그랜트 수상 작가전, 일현미술관,
양양
2011 서성이다, 이화아트센터, 서울
2010 틈,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우석홀,
서울
수상
2012 일현 트래블 그랜트 수상
2013 뉴디스코스 작가 선정 대상,
사이아트스페이스
2013 동방의 요괴들 선정 작가, 아트 인 컬처
작품소장
2011 국립고등과학원
K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