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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四物)
목어, 운판, 법고, 범종은 이른바 四物로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목어 (木魚)는 수중에 사는 중생을, 운판(雲版)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법고(法鼓)는 축생을, 범종(梵鐘)은 지옥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울린다고 한다.
목어(木魚)
당초에 신호용 용구로 만들어진 목어와 운판이 범종, 법고와 함께 불전 사물이라는 예기(禮器)의
성격을 띠고 사찰 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한국 사찰이 보여주는 독특한 면모라 할 수 있다.
목어와 운판을 아침저녁 예불시간에 맞추어 치고 있지만 그것을 치는 순서는 아침과 저녁이 다르다.
아침에는 목어를 먼저, 저녁에는 운판을 먼저 치는 것이다. 이것은 동(東)-목(木),
서(西)-금(金)이라는 오행의 원리를 따른 것으로, 이 경우에서도
한국 사찰 의례의 독특한 일면이 드러난다.
중국 당나라의 백장회해(百丈懷海) 스님이 정리한 선원(禪院) 생활 규범인〈백장청규百丈淸規>에
의하면, 목어를 식당 혹은 행랑 등에 매달아 두고 길게 두 번 두드려 공양 시간을,
한 번 길게 두드려 대중에게 모일 시간을 알렸다고 한다.
당초의 목어는 이처럼 신호용 용구로 쓰였던 만큼 그 이름도 어고(魚鼓), 목어고(木魚鼓),
어판(魚板), 어방(魚), 또는 반방(飯)등으로 불렸던 것이다.
■ 전북 완주 불명산 화암사 목어
■ 전북 부안 능가산 내소사 목어
오늘날 우리나라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목어의 일반적 형태는
배 부분이 깊이 파진 어형(魚形)과 용두어신형(龍頭魚身形)의 두 가지이다.
목어를 칠 때에는 두 개의 나무막대기로
깊게 파낸 공간 안에서 배의 양 벽을 교대로 쳐서 소리를 낸다.
■ 경기도 화성 용주사 목어
처음 만들어질 때의 목어는 완전한 물고기 형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고기 모양으로 된 목어 중에 제작 연대가 확실한 것은 화성 용주사 천보루에 있는 목어이다.
이 목어는 정조14년(1709년), 정조가 용주사를 사도세자의 원찰로 지을 때 제작된 것으로,
정수리에 있는 뿔 모양의 장식을 제외하면 비늘, 등지느러미와 가슴. 아가미지느러미, 꼬리 등
모든 부분이 잉어와 흡사하다. 뿔은 신비감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비늘 하나하나를 돋을새김으로 선명하게 새겼다.
용주사 목어는 천보루 안 들보에 매달려 있다. 길이 244cm 두께 33cm, 높이 85cm의 크기로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많이 퇴색 되었지만, 뒤를 흘낏 보는 듯한 표정이 다른 목어와 차별되는 특징이다.
이 목어는 3개의 나무 조각을 깍아 만든 것으로 색칠이 매우 사실적이며,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수작이다.
목어는 물속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치는 것으로,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뜨고 자기 때문에
밤낮으로 수행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한다.
■ 경북 경주 분황사 목어
누구를 기다리는가!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 용두어신형 목어(龍頭魚身形 木魚) *
우리나라 사찰에는 어형魚形 목어와 용두어신형龍頭魚身形 목어가 병존하고 있는데,
어형보다 용두어신형이 보다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용두어신형 목어(龍頭魚身形)는 정수리에 뿔이 나있고, 입가에 긴 수염이 있으며,
날카로운 송곳니가 강조된 입에 여의주가 물려 있는 특징을 보인다.
■ 경북 예천 소백산 용문사 목어
■ 충남 서산 상왕산 개심사 목어
■ 경북 안동 천등산 봉정사 목어
■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목어
목어는 불교의식에 사용하는 법종, 운판, 법고와 함께 불전 四物의 하나이다.
크기나 모양에 일정한 규칙이 없어 모양이나 크기, 색깔 등이 다양하다.
큰 나무를 새겨 물고기 모양을 만들고 , 물고기의 배 부분을 깊게 파서 울림통을 만든다.
길이 40cm 정도의 나무 채를 양 손에 하나씩 나누어 쥐고, 배 부분을 파서 만든
울림통에 넣어 두드려 소리를 낸다. 대부분의 사찰에는 범종각이 있고,
이 곳에 범종, 법고,운판과 함께 보관되어 있으며,
아침과 저녁 예불 때 친다.
수중 고혼과 온갖 어류의 해탈과 이고득락(移苦得樂)을 위하여 친다.
■ 대구 달성군 유가사 목어
■ 전북 고창 도솔산 선운사 목어
범종을 치는 것은 그 소리로써 범음(梵音)을 듣게 하려는 것이고
법고를 울리는 것은 일음(一音)으로써 불법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나무로 만든 목어를 두드려 내는 소리는 성(醒)의 소리요,
쇠로 만든 운판을 울려 내는 소리는 각(覺)의 소리이다.
따라서 불전사물은 종교적 의기(儀器)로서의 기능과 의미를 가진 사찰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목어
■ 전북 곡성 桐裏山 태안사 목어
여의주와 채(목어 치는 막대기)를 함께 물고 있다.
< 古寺 > -조지훈
목어를 두드리다 /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아이도 /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 웃으시는데
서역(西域) 만리 길
눈부신 노을 아래 / 모란이 진다.
■ 경북 영주 소백산 부석사 목어와 법고
목어는 보통 입에 여의주如意珠 혹은 보주寶珠를 물고 있는데,
여의주는 용의 권위를 상징한다.
이제 물고기와 용의 구분이 없는,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과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 경북 경주 토함산 불국사 목어
■ 경기도 여주 봉미산 신륵사 목어
신륵사 목어 - 詩; 임영조
어디서 누가 낚아 왔을까
신륵사 누각 대들보에 매달린 / 물고기 한 마리가 강바람에 마른다
머리는 용같고 몸은 잉어 비슷한 / 생김새 참 희안한 나무 물고기
옥빛 여의주를 입으로 희롱하니 / 여주 들녘이 온통 화답하듯 푸르다
저 놈의 전생은 무엇이었길래 / 속은 몽땅 누구한테 빼주고
휑한 몸뚱이는 허공에 떠 한가할까
웬 젊은 스님 하나 그 속으로 들어가 / 마른 북어 패듯 신나게 두들긴다
속없는 놈은 맞아야 싸다는 건지 / 무엇을 실토하라는 건지 ,혹시
술 생각 나서 그러는 건 아닌지 / 매맞은 목어 울음소리가 살아서 튄다
생전의 죄업이 얼마나 깊고 크길래 / 구천까지 사무치는 울음을 보시하는가
아연 강물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 내 허리가 욱신욱신 아프다
이젠 입으로만 읽지말고 / 눈으로 듣고 귀로 읽어보아라 !
나뭇잎들 퍼렇게 질려 손사래치고 / 서녘 하늘 붉게 취해 모로 눕는다
속비워 가쁜한 목어 울음소리가 / 멀리 인천 앞바다로 흘러간 강줄기를
상류로 상류로 다시 끌고 오는지 / 넉넉한 물비늘이 울먹 울먹 빛난다
방생한 물고기도 저소리로 크는가 ?
** 잉어 모양 목어 (魚形木魚) **
목어는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나눌 수 있다. 잉어의 외형을 충실히 따르는 것,
몸은 물고기이고 머리는 용의 모습을 취하는 것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잉어의 모습에 충실한 것이 전통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잉어는 진흙 연못과 같이 탁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미진한 곳에서도 청정함을
잃지 않는 연꽃의 이미지와 상응하는 것이다.
■ 강원도 홍천 공작산 수타사 목어
돼지코에 목지느러미 생략, 꼬리는 어이 그리 짧은고!
■ 경기도 여주 봉미산 신륵사 목어
질박한 목어 앞에 서니 문득 떠오르는 목탁이 있었다.
■ 화암사 우화루에 걸린 목탁
목어의 모양을 작게 줄여서 들고다니기 편하게 만든 것이 목탁이다.
목탁은 물고기 모양을 기본형으로 하고 있는데,
손잡이는 물고기의 꼬리, 목탁에 뚫어져 있는 구멍은
물고기의 아가미에 해당된다.
■ 경북 김천 불령산 청암사 목어
먹이야 오너라!
■ 전북 진안 마이산 탑사
범종 뒤에 숨어 있는 목어를 보고 누군가 소리쳤다.
"어머, 쥐치 같아!"
■ 경기도 평택 무봉산 만기사 목어
목어와 목탁은 형태상으로 서로 차이가 있는데,
목어는 대개 용두어신(龍頭魚身)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깃털과 털,
비늘과 딱딱한 껍질을 가진 모든 것은 다 용을 조상으로 하고 있다’는
〈회남자(淮南子)〉 이래의 일반적 관념이 만들어 낸 결과로 생각된다.
그러나 완전한 물고기 형태로 만든 목어도 없지 않은데, 오대산 월정사, 조계산 송광사,
영축산 통도사, 팔공산 동화사 등등의 목어가 그 예다.
대규모 사찰에서는 범종, 법고, 운판과 함께 종각에 목어를 걸어 두지만,
소규모 절에는 목어가 없는 경우가 많다.
■ 전북 익산 태봉산 태봉사 목어
■ 강원도 강릉 괘방산 낙가사 목어
■ 전북 정읍 내장산 내장사 목어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사는 목어도 단풍빛깔이다.
■ 전북 전주 기린봉 선린사 목어
중국 당나라 때 간행된 <百丈淸規>에는 "수행자가 졸지 말고
부지런히 수행하라는 의미로 물고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잉어의 모습을 따른 것은
<범어사 창건사적>에서 보이는 '금빛 물고기'와 관련하여 주목된다.
<사적기>에서는 범천에서 금빛 물고기가 내려왔다고 하는데, 梵天은 불교의 수호신이다.
아울러 '범'은 산스크리트어 브라만(Braman)의 음역으로 寂靜과 無厓를 뜻한다.
■ 경북 영천 팔공산 은해사 목어
■ 전남 장흥 가지산 보림사 목어
■ 강원 원주 치악산 구룡사 목어
■ 충남 공주 태화산 마곡사 목어
마곡사에서 - 변상순
태화산 산허리 동쪽 / 태극선 계곡 따라 흐른다.
초록물감을 풀어놓은 / 내 유년이 살아 움직이고
천왕문 해탈문을 지나서 / 물 길 위의 극락교를 건는다.
저녁 노을진 오층 석탑 앞에 / 향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북 소리 / 범종 소리
운판 소리 / 목어 소리
비구니 염주 굴리는 소리가 / 세월을 굴린다.
■ 경북 대구 팔공산 동화사 목어
여의주를 물지 않고 드물게 보는 앙다문 입모양을 하고 있다.
■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목어 (2마리)
물고기 형태를 기본형으로 하고 있는 목어는
통도사, 동화사 등 다수의 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이들 목어는 몸체의 길이가 길고
뿔이 없으며, 전체적인 모양은 거대한 망둥어를 닮은 특징을 보인다.
■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목어
■ 오대산 월정사 목어
■ 충북 청천 낙영산 공림사 목어
■ 경북 영천 팔공산 은혜사 목어
*** 龍頭魚身形木魚 (2) ***
용두어신형 목어가 언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런 모양으로 만든 까닭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목어가 당초의 단순한 신호용 타악기에서 불전의 의식 용구로 성격과 의미가 달라지면서 부터
목어에 상징성을 부여할 필요가 생겼고, 그 묘책으로 천변만화의 신통력을 가진 용의 형상을
목어에 적용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용을 물고기와 같이 물과 깊은 관계를 가진 수신(水神)으로 보는 전통적인 관념과,
‘등용문(登龍門) 설화’에 나타나 있듯이 용을 물고기의 신령스러운 화신(化身)으로 생각하는
관념도 함께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 경기도 파주 고령산 보광사 목어
後漢書 李應傳 <登龍門의 故事>에
복숭아 꽃이 필 무렵, 황하의 잉어들은 거센 물결을 거슬러 상류로 오르다가 용문(龍門)의
거칠고 가파른 협곡을 뛰어 올라야 하는데 거의 실패를 하지만 요행히 성공한 잉어는
용龍으로 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불도에 들어 깨달았을 때 그와 같은 어변성룡(魚變成龍)일 것이라 상징하여
목어의 모습이 차츰 용두어신(龍頭魚身) 형태로 변하게 되지 않았을까?
■ 전북 완주 종남산 송광사 목어
■ 경북 김천 황악산 직지사 목어
목어의 전설 (1) 옛날 한 스님이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다가 죽었다. 그 스님은 곧바로 물고기의 과보를 받았는데, 등에 나무가 한 그루 나서 풍랑이 칠 때마다 나무가 흔들려서 피를 흘리는 고통을 당했다. 마침 그 스승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물고기로 화현한 제자가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스승은 수륙재(水陸齋)를 베풀어서 물고기를 해탈케 하니, 물고기는 지난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면서 등에 있는 나무를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모든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했다고 .
■ 경북 문경 희양산 봉암사 목어
■ 강원도 삼척 두타산 천은사 목어
■ 울산 동구 마골산 동축사 목어
목어의 전설(2) 현장(玄裝)법사의 〈지귀곡(指歸曲)〉
현장법사가 귀국 도중에, 한 장자(長子)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그 집 주인에게는 새로 장가든 아내와 전처소생의 세 살 난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장자가 사냥하러 집을 비운 틈을 타서 이 아내가 평소에 미워하던 전처의 아들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 사실은 알게 된 장자는 매우 슬퍼하면서 아기를 위해 천도재를 올리려고 하던 참에 현장법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장자가 기쁘게 맞이하여 좋은 음식을 차려 놓고 들기를 청하니 현장이 먹지 아니하고 말하기를, “내가 산 넘고 물을 건너 먼 길을 여행하느라고 몸이 지쳐 있는 관계로 물고기를 먹고 싶은데, 반드시 큰 물고기어야 한다”고 말하니 좌석에 있던 여러 사람들이 크게 놀랐다. 아이를 꺼내주면서, “이 아이가 전생에 불살계를 가진 까닭으로 물고기에 먹혔으나 지금까지 죽지 아니하였다”고 말했다. 장자가 크게 기뻐하여 “어찌하면 이 물고기의 은혜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으니, 현장이 답하되, “나무로 물고기 모양을 조각하여 절에 걸어 두고 재를 올릴 때마다 두드리면 물고기의 은혜를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절에서 볼 수 있는 목어가 바로 이것이라는 것이다.
■ 전남 구례 지리산 천은사 목어
■ 경북 포항 운제산 오어사 목어
포항 오어사(吾魚寺), 동래 범어사(梵魚寺), 밀양 만어사(萬魚寺) 등 절 이름에 ‘어(魚)’자가 들어 있는 절이 있다. 그런가하면 울산 개운사, 김해 은하사, 양산 통도사 삼성각, 양산 내원사 화정루, 양산 계원사 대웅전에는 특별히 두 마리 물고기로 구성된 쌍어문이 장식되어 있다.
주목되는 것은 쌍어문이 있는 절은 모두 옛 가야.신라 땅, 즉 오늘의 영남지방에 있는 절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삼국유사〉에 보이는 ‘허황옥의 가야국 내도’ 기록과 관련 있는 ‘불교 남방전래설’에 어떤 암시를 던져 주는 것으로 보인다.
**** 흥미있는 목어 ****
■ 경남 진주 월아산 청곡사 목어 이런 목어가? 용 머리에, 물고기 몸통에, 독수리 발톱에...
■ 경기도 여주 대법사 목어 몇 백 년을 살았는가? 머리, 등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가 모두 하얗게 세었다.
■ 강원도 양양 관모산 영혈사 목어 입에는 여의주, 수염은 목어 채(목어 치는 막대기)를 끌어안은 색다른 모양이다.
■ 충남 천안 태조산 성불사 목어 등지느러미와 꼬리에 물결이 출렁인다
■ 경남 밀양 영취산 대법사 목어 긴 수염과 꼬리지느러미가 유난하다. 입에 물고 있는 것은 무엇인고?
■ 경북 영천 구룡산 영지사 목어 입 안이 온통 붉다. 불꽃도 강조 되었네.
■ 전북 김제 모악산 금산사 목어 길고 굵은 붉은 수염!!!
■ 경기도 이천 신흥사 목어 꼬리의 처리가 독특하다. 불꽃 무늬도.
■ 남양주 수락산 흥국사 목어 |
목탁.목어도 물고기 형상…법당 풍경에도 매달려
물고기는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사찰에 수용되었고,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의미 상징물로
지금까지 존재해 왔다. 선종에서 사찰규범의 지침서로 삼고 있는 〈백장청규(百丈淸規〉에는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으며, 또한 이것을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정신 차리도록 꾸짖는다”고 적고 있다.
낮이나 밤이나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의 속성을
불면면학(不眠勉學)하는 수도자의 자세에 비유한 것이다.
■ 전남 순천 조계산 선암사 목어
< 목어의 울음>
산은 잠들었는데
산사의 어둠을 가르는 / 저 청명한 울음은
누구를 위한 서원인가
중생의 걱정 근심/ 다 주고 없는 빈 가슴 / 담으시며
새벽은 오시는가
산문 밖 길에는/ 바람소리 / 물소리
송광사 목어와 운판의 소리
첫댓글 '불명산 화암사 木魚'를 보셨나요? 잘 늙은 木魚랍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木魚구요. 며칠 동안 화암사를 정리하다가 문득 전국의 木魚를 불러모아 비교해 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에궁~~ 너무 많은 木魚들이 몰려와서 이쯤에서 마감을 했습니다.
전북 화암사 목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목어를 만든 뜻이 있겠지만.................
우리 나라에 오직 하나뿐인, 백제 건축 양식인 '이앙'이 있는 절 화암사를 몇 번 찾아간 것은 그 유명한'이앙' 때문이 아니라
'세월에 닳은 목어'를 만나기 위함이었지요.
이렇게 다양한 목어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살아있는 물고기 못지 않게 아름답네요.
저도 이렇게 다양한 목어가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며칠동안 전국의 목어를 불러 모아 손질하면서 '좋은 기획을 했다'는 자찬을 했답니다. 그리고 오래전 사진에 열을 올릴때 목어에 관심을 갖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지요. 고졸한 목어를 놓친 아쉬움 말입니다.
선생님, 화암사 목어! 생각났습니다. 그 북어처럼 늙은 나무물고기..
일주문도 사천왕상도 심지어 작은 돌탑 한 개도 없는 절 화암사! 없는 것이 많고 작아서 아름다운 절을 지키느라 마르고 닳은 목어를 보셨군요. 지금은 은퇴하여 소리는 안에 품고 예나 다름 없이 우화루에 높직이 걸려있더군요.
분황사 목어는 잠시 내려놓은 것이겠지요. 저 상태로는 배 속을 두들길 수가 없으니까요.
어느 조각가의 작품인 듯 합니다. 전시용인지 아니면 범종각에 매달기 전 볕바라기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국의 사찰을 많이 다녔어도 범종만 눈여겨 보았지 목어는 무심했던 것이 후회막급입니다. 이토록 다양한 모양과 재미 있는 표정을 놓치다니.... 민혜샘, 수집하고 깔끔하게 포토샵해서 올리시느라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원식 선생님 반갑습니다. 선생님도 그렇게 느끼셨군요. "예새롬' 사진 동아리들이 극성스럽게 절집을 찾아 다니며 셔터를 누를 때 아무도 목어에 관심을 갖지 않았지요. 그 시절에 눈을 떴다면 투박하고 고풍스런 목어를 여러 마리 담을 수 있었을텐데 저도 '후회막급'이랍니다. 감사합니다.
아, 이토록한 수고로움도...감사, 감사 또 감사합니다. 이민혜 선생님!!!
목어가 잘 보이게 작업한 것이 효과가 있지요? 아직 어깨에 붙인 파스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북 울산동구 동축사> 라는 표기는 잘못 되었습니다. 경남에 속하고요. 울산광역시 이므로 그냥 <울산 동구>라고 해야 합니다.
하필 제가 사는 동네라 눈에 띄었습니다.
선생님 글, 참으로 높은 품격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울산이 경북인줄 착각했습니다.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아, 멋지십니다. 저는 70마리의 목어를 다 구경하는데 닷새 걸렸습니다. 이민혜선생님께서는 전국 사찰에서 그 많은 목어를 불러오는데 몇 달이 걸렸나요? 혹, 몇 년 걸린 것은 아닙니까? 대단 하십니다. 좋은일 하셨습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에는 한번에 20장의 사진밖에 올릴 수 없어서 두 번 작업하여 한데 묶었는데, 이번엔 한없이 올라가는군요. 해서 줄줄이 올리다보니 70마리의 목어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근래 절집마다 중창불사를 일으켜 고풍스런 목어보다 화사한 목어가 많네요. 아무튼 작업을 해놓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있답니다. 베로니카님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불심도 무척 깊으신 듯한데, 스크랩도 허락하시는 은혜를 베풀어주시면 아니될까요...?
공들인 작품이 나돌지 않도록 막아 놓은 것이니 이해해 주십시요. 서장원님의 댓글 읽고 바로 열어놓았습니다. 처음 이 작품을 올리고 있는 중에 어느 분이 재바르게 퍼 가셔서 인터넷에 올라와 있더군요. 미완성의 작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