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에서 하나고등학교까지 2.5km넘어 진관사까지 3km
은평둘레길 맛본 소수정예산우들 이구동성 “이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
8월 4일, 오랜만에 번개모임 날이다. 목적지는 삼천사 계곡. 지난해 7, 8월에 연거푸 신선놀음하던 곳이다. 그때처럼 닭볶음탕 파전 등으로 포식하며,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수박 먹는 계획을 세웠다. 부지런한 김홍운 총무는 간식으로 후라이드치킨을 두통이나 준비하며 집합처인 구파발 2번 출구에 나타났다. 그러나 이게 웬일. 삼복더위라 하더라도 무릉도원을 찾아 많은 산우들이 참석하기라고 생각했건만 모인 산우는 6명. 김성묘 김홍운 박정강 유병희 이충선 임상학 산우(가나다 순)가 전부. 그도 그럴 것이 ‘빼박 고정멤버’가 기일, 투병, 부상 등의 이유로 빠졌으니 그럴 수밖에….
위기가 기회다. 6명의 멤버는 정예 산우들이 아닌가. ‘택시족’이나 ‘버스족’이 아닌 ‘두발족’이다. 모두 구파발 2번 출구에 나 있는 은평둘레길로 걷는 산행을 택했다. 하나고등학교까지 연결된 2.5km로 통과해서 삼천사 계곡까지 걷는 트레킹을 택한 것이다. 둘레길의 시작은 계단이었지만 계속 흙길로 진행된다. 얼마나 나무가 울창한지 걷는 계속 숲그늘로 시원하다. 길은 완만하다. 이정표가 곳곳에 준비되어 길을 안내한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이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 “이런 길이면 몇 시간이라도 걷겠다.”고 감탄한다.
정자나 벤치 등의 쉼터도 많다. 간식타임을 지나칠 수 없다. 한번도 쉬지 않았으니 이젠 휴식 타임. 김홍운 총무가 준비해온 후라이드치킨이 맛있다. 유병희 산우가 소주를 내놓았다. 다행이다. 치맥은 아니더라도 치소정도는 되어야 제격이다. 지나가던 산객에게 촬영을 부탁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은평둘레길 3구간에 있는 하나고등학교 쪽으로 내렸다. 길 건너엔 눈에 익은 진관동 은평한옥마을이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건너 올라가다 보니 길을 잘못 들었음을 알게 됐다. 삼천사로 가야하는 데 진관사를 지나 계곡으로 들어선 것이다. 목적지에 가려면 다시 내려갔다가 삼천사 쪽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벌써 시간은 1시를 향해 간다. 모두 평균 연령과 따가운 땡볕을 의식해서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 “우리는 걸을 만큼 걸었다!”고 자신하면서.
수정한 목적지는 연신내 쪽 맛집 봉화골. 일종의 고깃집이다. 박정강 산우의 오랜 단골집으로 직접 안내했다. 선택한 메뉴는 가브리살과 갈매기살. 명이절임 부추무침 등의 반찬들도 맛갈나다. 소맥을 한 잔씩 마시니 여기가 천국인가 함박웃음. 회비를 거두었으나 박정강 산우가 “내 집 근처에 왔으니 내가 산다”고. 거둔 회비는 박 산우의 제안으로 사우회에 찬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