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올때, 골프공은...서울서 사용하던 것들 중 헌 뽈들을 가지고 온다.
즉, 서울서 라운딩 나갈때 새 공을 사용하다가 헌 뽈이 되면 모아 두었다가 이곳에 올때 가져온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어...헌 공을 파는 것을 사가지고 오기도 한다.
이번에 같이 온 남편 친구부부, 오기전 공 많이 가져 오라고, 잊어 버리면 찾기가 힘들꺼라고...
무거운데 뭘. 그렇게 많이 가져갈 수 있나며...평소 치던 실력대로의 양 만큼 가져온 것 같다.
오늘 오전 라운딩 끝내면서....'공이 없어, 사야 할 까봐' 라고 말하는 남편 친구분에게 우리 남편이 공을 좀 건네 주었음이다.
와이프는 잘쳐서 그런지 별로 잊어 버리지 않는데 그래도 하루 에 한 두개 씩은 잃어 버린다.
라운딩 하다가 공 하나 주으면...황금 덩어리를 하나 주운 것 같은 기분, 너, 나 할것 없이 다 마찬가지 일것이다.
그것도 새 뽈도 아닌 닳고, 상처나고, 쓸만큼 다 사용한 헌뽈임에도.
오늘 오전 라운딩 , 5번 홀 부터 시작하였다.
드라이버 커버를 벗기고 티를 준비 하고, 장갑도 챙기고...공은 어떤 것으로 할까? 하며 같이 라운딩 하는 남편 친구 부부의 공을 살펴 보았다.
우리 남편은 하얀색, 남편 친구는 연두색, 친구 부인은...진홍색인데 새 뽈이었다.
에구...형님 그런 새 뽈은 서울 가서 치셔요, 하였더니 뽈이 없단다.
내가 하나 드릴께요, 하고 공을 뒤적거리니...어젠가? 몇 번 홀이었던가...암튼 주운 것...주황색, 헌데 뽈에 이름이 써져 있었다.
검정 색 매직 펜으로 크게...김동호...라고 쓴 뽈이었다.
그 공을 형님께 주면서 이것으로 치라고.
그리고 나...연두색을 꺼냈다가 남편 친구와 같은 색이라 다시 뒤적 거려 꺼낸 것이 역시 짙은 주황색.
이 공 역시 며칠 전 주운거다.
헌데 이 뽈엔 별이 새겨져 있었다, 그것도 네 개 씩이나...
라운딩 시작 하기전 난 우리 팀 세 사람들에게...'나, 별 네개 달았어요, 형무소 별이 아닌, 군대 별, 네개면....참모총장 감이네.' 하고 너스레를 떨었고 그 뽈로 첫 티엎 시작.
9번 홀 까지 무사히 마치고 10번 홀로 이동.
물건너기는 잘 했는데 벙커에 들어갔다.
11번 파 3 홀, 이곳에서도 역시 오른 쪽 벙커로.
12, 13, 연속 벙커, 별은 벙커속으로 계속 떨어졌다.
14번 홀은 용케 피하였고(사실 이 홀은 벙커가 없음) 15번 홀 두번째 샷, 9번 아연으로 친 공은 다시 벙커속으로.
16번 파 5에서도 ...별은 벙커를 찾아 들었고.
나와 달리 동호는...참 잘도 뻗어 나갔다.
같이 치던 형님은(남편 친구 부인)...'동호는 노래도 잘하는데..' 하는 거였다.
'형님, 동호가 누군데, 그런 가수 있어요?' 하였더니
'그 왜...불후에 명곡에 잘 나오는...' 하는 거다.
'아, 정동하...말하는 거지요, 개는 동호가 아니구 동하, 노래 잘하는 정동하'
박장 대소를 하고 웃었음이다.
아, 9번 홀로 가지전 8번 홀, 파 3홀 에서 앞팀과 우리가 함께 기다리게 되었었다.
바로 전 홀에서 내가 공 하나를 주었었고(연두색) 그것을 가지고 앞 팀 여자분에게(안면이 있음)
'혹, 이 공 전 홀에서 잃어 버리지 않았어요?' 하고 공을 내보였다.
'아니요, 그리고 여기서는 공 주우면 주운 사람이 임자예요, 가지세요.' 하는거다.
사실 그렇다, 나도 이제껏 주운 것들...다 내 주머니 속으로 들여 보애 놓고선 괜히 ...얌심 바른척, 착한 척.
내 공도 그렇게 남의 주머니 속으로 많이 들어 갔을 터이고.
어쨋든 그렇게 나는 별 네개 달고...5번 홀 부터 시작하여 10번 홀...부터 18번 홀 까지 ...벙커도 많이 들어갔지만 무사히 별을 안 떨어 트리고 달렸다.
같이 치는 형님 역시 ...동호가 잘 달려 주었고.
다시 1번 홀, 4번 홀까지 쳐야 18홀을 마치게 된다.
1번 홀...다른 때 보다 더 멀리 멀리 굴러갔다.
별 , 그것도 무지 큰 별 네 개이니 그리 잘 나가는 모양이다.
무사히 파로 마무리 하고 2번 홀.
여느 때와 마찬 가지로 드라이버로 계곡 넘어를 향해 돌진.
헌데 이게 왠일?
다른 땐 멀쩡히 잘 넘어가던 공이...계곡 속으로 잠수...벙커대신 인가 보다.
별은....거기서 끝이었다.
동호는...잘 날라가서 페어웨이 좋은 지점에 안착.
별은 지고...라운딩 시작 때부터 구름 낀 하늘은 그 때쯤 부터 해가 쨍쨍.
밤 하늘에 떠 있어야 할 별이 햇살에 기가 눌렸나 보다.
나도 이쯤에서 참모총장직에서 물러 났음이고 새로운 공을 꺼내 새 기분으로.
3번 홀과 4번 홀을 마무리 하였다.
동호는...끝까지 갔다.
내가 줌 그 뽈로 형님은 18홀 내내 잘도 달렸다.
라운딩 마치고 나서...
'저 이 공 내가 가져도 되? 재수 있네.' 하시는 형님에게...
'얼마던지 가지세요, 저 내일은 제가 다른 공에다 장동건...이라고 써서 드릴까요, 아님 전지현?'
글쎄...누구 이름을 적으면 끝까지 갈까?
영화[끝까지 간다] 의 주인공, 이선균...을 적어 볼까?
.
첫댓글 ㅎㅎㅎ
재미있네요^^
모두가 느껴 보았음 직한 광경이 그려지네요.
또 다른공 주우시면 한번 '닉쿤'이라고 써 보시겠어요?
혹시 아나요, 이곳이 태국땅이라 왕족은 봐 주지 않을 까요?
리버콰이에서 운동하다보면 공은 아무래도 많이 분실하는데 분실구 찾으러 갔다가 다른공이라도 하나 더 발견하면 큰 횡재가 한것처럼 좋아하고^^
모두들 느끼보는 감성입니다
글 재밋고 보고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