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 레지오의 수호 성인들
제1항 : 성 요셉(교본:209-210쪽)
레지오의 기도문에서 성 요셉의 이름이 첫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는 그분이 성모님의 배필이
고 성가정의 가장이며 예수님의 양부이기 때문이다.
성 요셉은 보편 교회의 수호 성인일 뿐만 아니라 성모님과 함께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 성인
이다. 교회는 3월을 성 요셉 성월로 정하고 3월 19일을 성 요셉 대축일로 지낸다.
요셉(Joseph)은 하느님이 보태 주신다' 하느님을 돕다'라는 뜻이라 한다. 성 요셉은 다윗의
후손 야곱의 아들이다. 그는 같은 다윗의 후손인 마리아와 약혼하였는데 결혼도 하기 전에
약혼녀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되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요셉은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였다.
그는 하느님을 굳게 믿는 의인이었다. 미혼모 마리아의 일을 공개하여 사회적으로 매장시키
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조용히 파혼하기로 작정했다. 만약 파혼했다면 예수님은 사생아가
될 뻔하였다. 다행히 요셉은 꿈에 천사의 지시를 받고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였다.
성령의 힘으로 구세주를 잉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요셉은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과 마리아에 대한 신뢰로 극심한 심적,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였다.
그때부터 그는 구세주의 양부로서 마리아처럼 결혼한 독신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일생 동안 성모님과 예수님의 보호자로서 무거운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살았다.
호구 조사에 응하려고 만삭이 된 아내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갔고 그곳의 어느 마구간에서
출산한 아내를 도와주어야 했으며 아기를 죽이려는 헤로데를 피해 한밤중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사막을 거쳐 이집트까지 고생하며 피신하였다.
그 후 이집트에서 다시 나자렛 고향으로 돌아와 목수로서 가난하게 살았다. 예수님이
열두 살이었을 때 부모 몰래 예루살렘 성전에 남아 있는 바람에 사흘 동안 찾아 헤매며
고생하기도 하였다.
성 요셉은 예수님과 성모님의 영광에 가려 드러나지 않은 분이다. 마태오 복음과 루가 복음
의 예수님 탄생 기사에만 성 요셉이 언급되지만 그가 직접 발설한 말은 한마디도 없다.
그는 드러나지 않는 후원의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아들과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선종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가 되었다.
우리는 요셉 성인의 겸손과 숨은 생활을 본받아야겠다. 세상살이에서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과 역경을 당하더라도 성 요셉처럼 굳센 믿음으로 하느님 섭리의 손길에 맡겨야겠다.
그리고 우리도 묵묵히 자신의 일과 가정에 성실해야겠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늘 요셉 성인에 대해 마음을 쓰셨고 성인이 두 분을 모시느라 쏟은 온갖
정성과 노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셨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도 성 요셉께 존경
과 감사를 드리며 교회에서 다음과 같이 정해준 '성 요셉에게 바치는 기도'를 해야할
것이다.
우리 주 예수님을 기르신 아버지시요 정결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시며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께 간절히 청하오니 하느님께 빌어 주시어 저희가 예수님을 사랑하며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또한 죽을 때에 저희를 지켜 주소서.
아멘.
최경용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