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디스커버리로 이사온 지 십사 년
산책로 방향을 연못 쪽으로 비꾸고 처음으로 비버를 보았다.
아니 비버 엉덩이를 보았다.
연못 가운데 둑에 올라와 무언가를 먹고 있다가 인기척이 나자 얼른 뒤돌아서 물을 향하고 있다.
비버를 처음 본 감동으로 비버에 대하여 무언가 알아보고 싶었다.
비버 댐을 짓는 건축가 정도겠지 하던 나의 짐작을 뒤로하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비버의 생식선과 항문 근처에 있는 주머니에서 오일 형태의 분비물이 나오는데
바닐라 향과 비슷한 냄새를 갖고 있어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만드는데 사용된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는 매년 최소 이천 마리의 야생 비버가 사냥되기도 했고 유럽 비버는 지나친 사냥으로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해지기도 했다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로키 산행 가는 길 중간 브레그 크릭이라는 곳에는 아주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여름 한 철 산행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게 패티오(Patio)에 나와 앉아서 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살살 녹는 부드러운 맛이라니
그런데 아뿔사
여태까지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비버의 항문 냄새 "캐스토리움"이었다니
이제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져야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아니 비버 항문 아이스크림을 올여름에도 먹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