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평통사 회원 15명과 부산에너지정의행동, 민들레 회원 등 21명이 참가한 가운데 핵잠도입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점을 짚어보는 오픈세미나가 양정에 있는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이 날 세미나는 손기종 대표의 사회로 박석분 운영위원이 핵잠도입의 문제를 간략히 발표하고 이어서 이현석 대표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를 발표한 후 질의응답과 토론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박석분 운영위원의 발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핵추진잠수함(SSN)은 한반도 작전환경에서 불필요하다.
- 동서해 특히 서해와 같이 수심이 얕고 섬이 많으며 굴곡진 만이 많은 수역과 연·근해에서는 디젤 잠수함이 핵추진 잠수함에 비해 정찰-추적-교전에서 훨씬 유리함.
- 핵잠은 냉각장치와 감속기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크기 때문에 디젤 잠수함보다 상대적으로 정숙성과 은밀성이 떨어짐.
- 선체와 회전반경이 작은 디젤 잠수함이 얕은 수심과 수역 지형을 이용한 매복-은폐를 포함한 기동에서 선체와 회전반경이 큰 핵추진 잠수함에 비해서 유리함. 따라서 수중 교전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음.
- 원자로의 냉각장치에서 나오는 열(적외선) 때문에 어뢰공격에 취약함. 회피기동을 위한 시간과 지형이 보장되지 않음.
2. 핵추진잠수함(SSN) 도입은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 4척을 도입할 경우 브라질처럼 자체 개발한 원자로와 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한다고 해도 잠수함 건조에만 최소 15조 원이 투여됨. 30년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40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
- 호주의 경우 미국에서 핵잠을 받고 고농축 우라늄을 핵연료로 공급받는 대가로 2030년까지 80억 달러(11조 5,000억 원) 이상을 미국·영국에 투자 형태로 분할 지급. 이후 매년 수십~수백억 달러 규모로 추가 투자를 함. 30년간 누적 액수는 최대 2.400억 달러(344조 원)로 추산됨. 호주의 경우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이 4척을 도입할 경우 무려 170조 원이 소요됨. 이는 한 해 국방예산의 2.5배 수준임.
3. 이재명 정부의 SSN 도입은 대중 봉쇄와 차단을 위한 미군의 공세전력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처하는 일이다.
- 이재명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아니면 중국 쪽 잠수함들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연료 공급을 허용을 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우리 한반도 동해 서회(서해)에 해역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10. 29.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함.
- 이는 사실상 한국 핵잠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행사를 뒷받침하고 인도· 태평양 수역에서의 미군의 해상·수중 패권 활동에 편승, 동참, 대중 수상·수중 전력을 차단, 봉쇄하는 군사 활동에 나서게 될 것을 말함.
- 그 결과 한중간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이 격화될 것이며 한국의 안보는 위태로와짐. 또한 미국 전략사령부의 지휘통제 하에 놓여 작전통제권 환수를 무의미하게 만듬.
4. 핵잠 도입의 의도는 핵연료 확보 노림수!
- 이재명 정부가 동북아 핵도미노를 부르고 미국에 더욱 군사적으로 종속되는 핵잠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핵잠 도입과 함께 요구한 한미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한 핵연료 확보 노림수에 있음.
- 핵잠재력 보유를 통해 힘에 의한 평화의 길로 나서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됨.
<발제자료>
https://docs.google.com/presentation/d/1GSFfxeHwWZ2Wx81-GyQY7tmYAft7Iy3L4pOChRABZAQ/edit?slide=id.g3a425d20e16_0_362#slide=id.g3a425d20e16_0_362
다음으로, 이현석 대표의 발제 내용 중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953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s for Peace)’ 선언과 1954년 원자력법(Atomic Energy Act) 제정으로 미국은 사실상 핵기술과 핵발전소를 전 세계로 확산함.
- 미국은 원자력법 제123조(외국과의 협력)에 근거해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협정을 각국과 체결하고 있는데(123협정) 미국의 기본 원칙은 핵기술의 핵무기 개발 및 군사목적 사용 금지에 있음.
- 이에 따라 우라늄 농축을 20% 미만으로 제한하여 20% 이상 농축할 경우, 그리고 재처리 시 미국 사전동의를 얻도록 함.
- 현재 한미원자력협정엔 '어떠한 군사적 목적’도 포함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조항이 있으며 이에 따르면 군사용 핵잠수함 추진은 불가능.
-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 없으면 핵발전소 가동이 모두 멈추게 된다는 논리는 한미원자력협정과 상관없는, ‘국내 사용후핵연료 보관 시설’ 문제임.
- 현재까지 핵발전소를 운영하는데 우라늄 공급 문제 발생하지 않았으며, 상업용 핵발전소 운영에 독자적인 우라늄 농축 공장을 갖출 객관적인 필요성이 없음에도 우라늄 농축 필요성은 주기적으로 제기되어옴.
-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 역시, 현재 사용후핵연료 문제의 핵심은 처분할 기술과 장소를 찾지 못하는 것이지 사용후핵연료의 ‘양’이 많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님.
- 그럼에도 핵산업계는 지속적으로 우라늄 농축과 핵재처리 필요성을 제기. 이는 추후 핵무기 개발을 위한 사전 준비적 성격이 강함.
-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임. 일본의 경우, MOX(우라늄+플루토늄) 연료 사용을 이유로 플루토늄 추출·보유를 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핵무기 전용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이해. 이런 상황에서 ‘일본 수준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은 노골적으로 핵무기 전용을 위한 일보전진을 하겠다는 의미임.
- 정부에서는 일본 수준의 핵농축, 재처리 기술 확보를 언급하고 있으나, 재처리기술의 경우 일본 로카쇼무라의 핵재처리시설은 1989년 사업을 추진, 1997년 완공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완공되지 못함. (핵재처리 단일시설에만 34조원 이상 투입)
-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계기로 보수/우익 진영은 물론, 일부 진보진영에서도 ‘핵주권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임. 그러나 ‘핵주권론’은 결국 핵무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임.
- 한국의 경제 규모가 커졌으며, 특히 핵산업이 확대된 상황에서 “모든 것이 미국의 허가”를 통해 이뤄지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인데, 이는 왜곡된 주권론임. 과연 이를 “주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대응해야 함.
- 한편, 우리에겐 독자적인 핵발전소 기술이 없음. 이는 체코 핵발전소 수출 성과를 위해 무리한 협상을 진행한 윤석열 정부 사건이 입증. 핵기술 지적재산권을 가진 웨스팅 하우스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체코 핵발전소 사업의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이재명 정부는 대선 바로 다음날 본 계약을 체결함.
- 이 같은 이재명 정부의 행보는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배치), 사용을 금지한 1992년 1월 20일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북한에 이어 남한도 파기하는 선언과도 같음.
- 단순한 구호로서의 ‘비핵화’가 아니라, 실행 방안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핵무기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는 단지 남-북의 문제가 아니라동북아 정세 전체를 뒤흔드는 문제가 될 것임
- 핵잠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하는 SMR(소형원자로) 사업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것은 원자력연구원의 아라 프로젝트임.
- 아라(ARA) 프로젝트는 선박 동력원 확보를 위한 원자로 및 핵연료 개발 프로젝트로서, 2016년에 착수함. 2025년 말까지 아라연구동
(대전)완공 예정임.
- 아라 원자로는 핵잠에 장착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 생산시설은 2027년 준공 목표로 추진되고 있음.
- 정부에서는 일본 수준의 핵농축, 재처리 기술 확보를 언급하고 있으나, 재처리기술의 경우 일본 로카쇼무라의 핵재처리시설은 1989년 사업을 추진, 1997년 완공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완공되지 못함. (핵재처리 단일시설에만 34조원 이상 투입)
-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공격에서 보이듯 핵발전소에 대한 공격은 핵무기 공격과 유사한 피해를 낳을 수 있음. 아울러 HALEU 와 같이 중간 농축 수준의 우라늄까지 확산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핵기술의 통제, 특히 핵물질에 대한 통제에 대한 진보진영 내부의 합의와 적극적인 사회운동이 필요함.
- 핵발전소 해외 수주 역시, 산업으로서의 ‘핵산업’, ‘수출산업’으로서 경제성도 없음. 나아가 핵산업에 대해 탈핵운동을 넘어 평화운동 차원에서 재평가가 필요함.
발제에 이어진 질의응답과 토론에서는
'북한을 비롯한 한국 주변의 강대국들이 모두 핵무기를 갖고있는데, 우리도 갖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닌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와 같은, 핵잠도입이나 한미원자력협정개정 문제를 뛰어넘는 질문들이 제출되었습니다.
발제자들은 이 질문들에 대하여 우리가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립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조목조목 비판하였습니다.
즉, '핵무기'가 억제력을 갖는 것이라면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관점과 입장은 인류를 공멸로 몰아가자는 이야기가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며, 인도-파키스탄 전쟁 사례는 핵무기 보유가 결코 전쟁을 막지 못했음을 실증한다. 자주국방은 한미동맹을 폐기함이 없이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 공세전략과 작전계획, 전력을 폐기하고 방어전략과 작전계획, 전력으로 전환하는 데서 자주국방의 길이 열린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핵잠재력을 갖고자 하는 길에 들어섬으로 하여 진보진영에게는 이제 이 문제에 대한, 즉 핵을 보유할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판단과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과제가 제기되었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현석 대표는 이런 주제로 발제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를 시민사회에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공론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부산평통사도 지역에서 다양한 경로와 방식으로 이 주제를 확산하고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좋은 발제를 해주신 이현석 대표와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