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번째 수요집단상담모임 안내드립니다.
이번시간은 학령기 마지막 시간입니다.
문선생님 발제글을 읽고
반갑게 만났으면 합니다.
열등감 없이 살기
남부러울 것 없이 모든 것이 갖추어진 사람으로 보이는데도 남에게 말 할 수 없는 그 사람만의 열등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잘난 체 하는 사람일수록 숨겨야 할 것이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의식하고 그럴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의식하지 못하고 삽니다. 스스로 자존심이 강하다고 하는데 인정할 수 없는 열등감이 크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견딜 수 없는 것이 있어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을 볼 수 있다면 그 부분이 자기에게 은근히 켕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 누구나 자라온 과정에서 껄끄러웠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러기에 당면한 문제를 잘 풀어가며 자라도록 어른과 아이가 서로 도움 받고 도움 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재미있는 학교에서 대통령 선거를 했습니다. 포부를 내보이고, 질문도 받고 대답하며 한 어린이가 뽑혔답니다. 누가 되고 누가 떨어진 그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과 결과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대통령이 된 아이나 떨어진 아이나, 그 아이들에게 표를 준 아이들 모두 어떤 마음인지가 중요합니다. 학령기에 아이들이 이렇게 여러 가지 온갖 과제를 익히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배우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아이들이 어떤 배움-깨우침-익힘의 자세를 가지게 되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정미형님의 신랑이 수학을 가르치는 분입니다. 새로 차린 공부터에서 새로 배울 아이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처음으로 초등 1년생을 만났답니다.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가 열등감을 가지게 되면 수(학)포(기)자가 되는 것이고, 배움-깨우침-익힘의 과정을 잘 거치면 수(학을) 재(미있다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수학과목만이 아닙니다. 모든 과목, 온통 삶의 모든 영역을 성실하고, 진지하고, 열심히 대하고, 생각하고, 풀어가려는 자세를 갖추게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령기에 길러져야 할 삶의 자세가 바로 이것입니다.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건강한 덕목이 자라지 못하면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열등감을 품으면 아예 성실하고, 진지하고, 열심히 풀겠다는 생각을 접어버립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가 당면한 과제를 적절하게 풀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적합하지 못한 존재로 보아 남몰래 스스로에게 박한 점수를 줍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평가 절하하게 됩니다. 아이의 능력의 문제일 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아이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어른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아이들은 모두 각기 다릅니다. 능력뿐 아니라 동기도 다르고 습관도 다릅니다. 어른의 권위에 초점을 맞추고 자라온 아이는 교사 일방의 가르침을 받는데 유리합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는 배움-깨우침-익힘이 진전되기 어렵습니다. 교과과정의 진도를 속도감 있게 따라가고, 평가받을 수는 있지만 삶의 영역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사는 데에서는 자폐아 됩니다. 교과과정에 잘 맞추어 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이들은 이렇게 균형감 없이 크게 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가 더더욱 없으니, 모두를 열등감을 갖고 살도록 자라게 됩니다.
이렇듯 정해진 교과과정에 집착하여 매진하는 우리 교육환경에서는 대부분 아이들이 열등감을 가지고 삶의 현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를 열심히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들려 합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누구나 누려야 할 행복의 권리를 무참히 앗아가는 범죄 행위가 아닌가요? 성적표의 숫자와 상관없이 열등감 없이 사는 사람은 자기 역량을 성심껏 열심히 키우며 만족스럽게 살 수 있습니다. 수입의 과다가 문제가 아니고, 사회 명망의 높낮이의 문제도 아니라, 자기답게 누리고 살면서, 이웃을 알아보며, 서로 돕고 도움 받으며 사는 맛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선 어른들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첫댓글 선생님의 글을 읽고나니까 저의 초등1학년때가 떠 오르네요.
이름 석자만 알고 드러간 초등학교.1학년 담임쌤은 우리에게 글자를 가르칠 목적으로 소풍날까지도 서너바닥의 쓰기 숙제를 내 주셨습니다. 그때 제맘은 숙제를 안해간다는건 생각도 못할일이고 바르고 예쁘게 써 가야 되는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서너권의 공책이 글자로 채워질때쯤 글자는 깨쳤지만 버거운 숙제 앞에서 여전히 혼자서 낑낑대는 8살 용민이가 보입니다.
내일은 일이 있어 모임에 결석합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