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의 비행기 증후군 핏물로 흐릉 낙동강 전선에서 죽다 살아온 인민군 이야기…"비행기! 비행기!" 하늘을 쳐다보며 모두 절규했다. 이민복(대북풍선단장)
낙동강 전선까지 갔다가 죽다 살아온 인민군 군인 얘기이다. 미군 비행기를 피해 야밤에 낙동강에 들어섰다. 한두 명도 아닌 수천 명의 움직임인데 들킬 수밖에 없었다. 적의 조명탄이 머리 위에 터져 대낮보다 더 밝아 보였다. 물 속으로 잠수하기 전에는 피할 수도 없다. 물고기가 아닌 인민군은 독 안에 든 쥐가 되었다. 전투기의 폭격과 기총소사에 속수무책 죽어나갔다. 물량이 적지 않은 여름 한철의 큰 강이지만 얼마나 많은 인간의 피가 흘러나왔는지 핏물로 흐른다. 하늘을 쳐다 보며 모두 절규한다. <비행기! 비행기!> 우리 비행기가 없는 인민군의 절규는 김일성도 똑같았다. 모택동의 아들 모안영도 비행기 폭격에 죽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 북한처럼 면적당 비행장이 많은 나라는 없다고 한다. 민간용이 아니라 거의 다 군용이다. 비행기 격납고는 물론 지하에 만들었다. 등골이 휘도록 가장 많이 돈 들인 것은 전투기이다. 소련을 <사회 제국주의>로 비난하는 중국편에 선 북한이지만 내적으로는 소련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좋은 무기를 얻을 데가 소련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소련 쪽은 큰 돈벌이가 되기에 싫지 않은 것이다. 군사기지도, 군수공장들도 모두 지하화하였다. 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다 지하화했다. 전국 요새화라는 군사 노선이 이것을 잘 말해준다. 얼마나 많은 인민과 군인들의 피땀, 비용이 들었을까. 이 모든 것이 바로 최고 사령관 김일성의 비행기 증후군이다. 김일성의 이러한 전략은 베트남 전쟁 시기인 1970년대까지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는 그게 역효과화되었다. 지하화를 정확히 때리는 스마트 무기들 때문이다. 이를 보다 명확히 증명해준 것이 걸프 전쟁이다. 지하화는 무덤화된 것이다. 1960 ,1970년대 남조선을 한순간 먹을 듯이 집중 투자한 전투기들과 탱크, 군함들은 고철화되었다. 여러 차의 남북 서해 해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북한은 해볼 것이 없다. 해볼 것은 착하디 착한 평화주의자들에게 양아치 같은 말폭탄과 핵무기이다. 하지만 핵무기는 말폭탄보다 훨씬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방국 중국, 러시아마저 동참한 대북 제재를 받아 죽을 맛이다. 그런데 핵까지 쓰면 정말 자기가 죽기 때문이다. 살자고 만든 것이지 죽으려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여 외교적으로 우리도 핵 만든다고 하기는 해야 겠지만 사실 그냥 내버려 두어도 승산이 있다. 김일성의 비행기 증후군과 전국 지하화처럼 제 풀에 골병 들어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 골병으로 수백만 아사가 되고 30년 지난 지금까지 짐승먹이 수준의 배급도 못 준다. 여기 식으로 보면 이미 백 번 망한 북한인 것이다. 이것을 인수하기 싫은 대한민국 같다. 은연중에 타산은 상거지 중에 상거지를 안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미 차지한 바위돌 두 개인 독도 가지고 열불 내는 것에 비하면 뭔가 정상이 아닌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