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봄이다.
春三月 好時節이다.
花爛春盛 萬化方暢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이라.
봄이 오니 꽃이 만발하고
온갖 생물이 소생해 자란다는 뜻.
조선 후기의 경기 잡가(雜歌),
작자 미상의 '遊山歌' 첫 소절이다.
연못가에 새로 핀 버들잎을 따서요.
우표 한 장 붙여서 강남으로 보냈는데,
강남 간 제비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
그리운 고향,
추억을 묻어 둔 고향 옛집에,
지금도 제비가 찾아오고 있을까?
삼짇날(음력 3월 3일)에 왔다가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강남으로 간다는
제비가 올해는 지각을 하는 걸까?
삼짇날도 이미 지났는데
도심에서는 통 알 수가 없네.
강남(江南)이란 삼국지 적벽대전의 전장
중국 장강(양쯔강) 남쪽을 가르키는데,
세계 3번째,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중국은 양쯔강(揚子江) 지명을 쓰지 않고
장강(長江: 창장)으로 부른다.
양쯔(揚子)는 장강 하류의 작은 도시명이다.
봄을 상징하는 새, 제비.
제비가 이제는 봄 전령이 아니다.
봄 평균 기온이 100년 전보다
2도가량 상승하면서,
제비가 한반도로 오는 시기는
45~60일가량 늦어졌다.
기후변화로 제비는 3~4월에서 5~6월에
한반도를 찾아오는 여름새가 돼버렸다.
그래서 기상청은 봄 지표 생물을 제비가 아닌
다른 동물로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 제비 얘기를 좀 해 보자
제비는 곡식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해충을 구제해 주는 이로운 새다.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인간과 함께 하세월
살아온 익조며 길조였다.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에 주로 분포한다.
온대지역에서 산란•번식을 하고 가을에
열대•아열대 피한지로 가는 여름 철새다.
제비과에는 전 세계에
약 90여 종이 있으며
한반도엔 제비, 귀제비,
갈색제비, 흰턱제비,
흰털발제비, 붉은배제비,
바위산제비 등
7종 정도가 찾아온다.
드물게(몇 년에 한 마리 정도) 돌연변이에
의해 흰 제비가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6.25전란으로
온 강산이 총성과 포연에 휘말리면서
제비와 귀제비 2종 외에는
자취를 감췄다가
일부가 다시 나타나긴 했다.
하지만 귀소하는 수가 적어서
짝을 구하지 못하고
되돌아가는 나그네새가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
공해와 급격한 도시화 등 환경변화로
해마다 귀소율이 줄어들어 언젠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날이 올까 두렵다.
비행 속도는 평균 50km/h,
최대 속력은 250km/h 정도로
새 중에서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산란: 3~7개, 부화기간: 13~18일,
육추기간: 20~24일 후 둥지를 떠난다.
수명은 약 5년 정도다.
다음 해 제집으로 돌아오는 귀소율은
어미 5%, 새끼 1%, 생각보다 높지 않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말이 있는데,
제비의 먹이인 곤충들이
습기가 많아지면
날개가 무거워져
낮게 날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미복(燕尾服: Tuxedo)
제비 꼬리를 닮은 남자 예복으로
결혼식이나 연주회, 파티 등에서
착용하는 정장이다.
제비는 모양이 날신하고 멋지게 생겨서
멋쟁이들을 보고 물찬 제비 같다고 표현한다.
또 멋부리고 여자들을 유혹하는 사람이나
춤선생 등을 '제비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어로는
꽃뱀족을 gold digger,
제비족은 gigolo라 부른다.
꽃제비
북한에서 집 없이 떠돌면서 구걸하거나
도둑질하는 청소년 유랑자.
위대한 수령? 김일성이 저지른
'고난의 행군' 유산들이다.
'꽃제비'의 유래는,
소련에서 유랑자를 뜻하는
'코체비예'와
중국에서 거지를 뜻하는
'화쯔(花子: 꽃)'에
철새인 제비를 붙여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제비뽑기
제비뽑기는 한자로
추첨(抽籤)이다.
제비뽑기의 '제비’는
‘잡다’의 명사형인 ‘잡이•잽이’에서
변음했다는 설이 있는데,
제비(燕)와는 연관이 없다.
우리나라에 오는 제비 종류
제비
(barn swallow)
길이 18cm, 무게 160g ~ 250g
유라시아 중•남부, 동북아시아,
아프리카 북부, 북미 중•남부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남부, 인도, 동남아시아,
뉴기니아, 남미에서 월동한다.
한반도에 오는 90% 정도가 이 제비다.
귀제비
(red-rumped swallow)
귀제비는 귀신제비의 줄인말로
가슴에 줄무늬가 있다.
길이 19cm, 무게 140g ~ 230g
아프리카 중부, 유럽 남부에서 중앙아시아,
인도,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번식하고
남중국, 인도차이나반도, 인도에서 월동한다.
개체수가 제비보다 훨씬 적다.
갈색제비
(sand martin)
길이: 12.5cm, 무게 약 120g ~ 180g
극지방을 제외한
유라시아대륙과
북미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에서
월동한다.
갈색제비는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제비로
T자형 갈색 가슴띠가 있다.
흰털발제비
(Asian House Martin)
길이 12 ~ 13cm
히말라야, 중국, 사할린,
일본에서 번식하고,
인도 북부, 동남아에서 월동한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이며,
배는 흰색이다.
허리는 흰색이며
매우 가는 줄무늬가 있다
국내 번식기록은
경기 남양주에서 확인한
것이 유일하며,
북한에서는 함남 일대에서 번식한다.
흰턱제비
유라시아대륙, 아프리카 북부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 북부와
중동부에서 월동한다.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매년 관찰되며, 흰털발제비보다 약간 크다.
붉은배제비
제비와 비슷하나 윗가슴의
검은 띠가 넓고
윗부분은 붉은 감색이며
배는 붉은 갈색으로
검은 띠가 있다.
동북시베리아와
캄차카 반도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에서 겨울을 보내는데,
우리나라에는
길 잃은 새가 드물게 날아온다.
바위산제비
아프리카 북서부,
유럽 남부에서
중앙아시아와
중국 동북지방까지 번식하고,
지중해 유역에서
남아시아까지 월동한다.
날개 윗면은 갈색,
아랫면은 엷은 갈색이다.
국내에서는 어청도에서
처음 확인 된 후,
서해 여러 섬에서 관찰되었다.
바다제비
'바다제비'는 슴새류로 제비와
다른 종류다.
한국, 타이완, 일본의 무인도에서
번식하며,
비번식기에는
동남아•인도양에서 서식한다.
바다제비의 최대 번식지인
서해 칠발도는
천연기념물 제332호,
구굴도는 제341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바다제비로 불리는
금사연(金絲燕)은
칼새 종류로,
타액으로 만든 둥지가 유명한
제비집 요리의 자료가 된다.
'옌워'는 '삭스핀'과 함께
중국 대표 요리로
명나라 이후 황제들이 먹던
최고급 식품이다.
중국에서 큰 행사를 치를 때
제비집 요리인 옌워(燕窩)가 나와야
인정을 받았다.
산제비
'봄날은 간다' 노래 가사 중에,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그 '산제비'는 제비 종류가 아니라
'산제비나비'라는
나비를 가르키는 것이다.
제비는 모성애가 강해
짝을 맺으면 부부가
합심해, 진흙과 지프라기를 섞어
사발을 반으로 쪼갠 모양의
집을 짖고
지극정성으로 새끼를 키운다.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
하루에 300번이나
곤충잡이에 나선다.
그런데 암컷은
수컷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주위를 서성이던
짝을 못만난 홀애비 수컷과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그래서 한 둥지에
유전자가 각각 다른
새끼들이 태어나기도 한다.
귀제비는 진흙을 사용하여
에스키모의 이글루처럼
긴 터널형 집을 짖는다.
귀제비도 처음에는
제비집 모양으로 집을
지었을 것으로 생각되나,
홀애비 수컷들의
무단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깊고 입구가
좁은 형태로 바꿔
지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람피운 암컷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유전자를 전하는 것이
종족번식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변명이 성립한다.
제비야!
흥부는 부자되어 강남으로 이사 갔다.
부탁이 있다.
천사의 집에 가면,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불우한
이웃들이 모여 있다.
혹시 행운의 박씨를 물고 왔거던
그곳에 주고 가렴.
제비
제비
흰제비
제비 둥지와 새끼
귀제비
귀제비 둥지
흰털발제비
흰털발제비 둥지
흰턱제비
흰털발제비와 흰턱제비 비교
갈색제비
sand martin '모래제비류'란 뜻으로
강가 모래언덕에 굴을 파서
집을 짓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붉은배제비
바위산제비
제비 분포지역
주황색: 번식지,
푸른색: 월동지.
산제비나비
물이 있는 계곡의
산골짜기에 서식한다.
군함조
새 중에서 가징 빠른 새
(시속 400km)
칼새(2번째 빠른 새)
금사연(金絲燕)
칼새 종류인 금사연 둥지를 재료로
제비집 요리인 연와(燕窩)를 만듦
연와(燕窩)
꽃제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