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집 옆집에 사는 인간들
#39
“집에가야지 미로야.”
우리 둘만이 있는 텅빈교실에
들리는 효준이의 말.. 효연이가 아닌..
옆에는 효준이가 있지만.
머릿속은 온통 효연이뿐이라..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이마를 손으로 가만히 대고, 일어나는 나를
보고, 미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효준이
그아이의 입에서 미안해. 라는 말이 나와버릴까바.
“효준아, 맛있는 거 사주라! 효연이랑........아니..
미쳤어, 그냥 니가 만들어 주라!!“
효연이랑 자주가던데 말야.
거길가자. 이런 단순한말. 어쩌다가.
서로에게 이런말도 해서는 안되게 되었을까?
“미로야. 무리안해도되.”
애써, 웃고 애써, 말하는 나를 보며.
안쓰럽게 말하는 효준이.
효준이의 그말에 긴장이 풀려버렸는지.
나도 모르게, 휴- 하고 한숨이 터졌다.
“아니야. 진짜 먹고 싶어. 니가 해준 음식말야.”
“그래, 해줄게.. 가자.”
나의 손을 잡아주는 효준이의 차가운 손.
효연이의 손은 그렇게 따뜻했는데...
“기다려 맛있게 해줄게!”
앞치마를 둘러매는 효준이.
“응..응.”
최대한 발랄하게 목소리를 내는 나.
“여보세요. 뭐? 효연이가 거기에 있다고?
얼만큼 취했는데...뭐?.... 그렇게나..많이...“
약간 흥분한듯한 한결이의 음성.
그리고, 내귀에 쏙쏙 박히는
효연이란 이름....
“다됐다. 이쁘게 담아줄게. 기다려..”
“어딘데... 레드윙? 거기가 어디야?”
“나...알아!!”
어딘지 몰라, 어쩔줄 모르는 한결이에게
나도모르게, 외쳐버렸다.
타이밍이란게 원망스럽게도.
효준이가 이쁜접시에 한가득 담아
나에게 내미는 순간이였다.....
“......미쳤어.. 아니야..”
내머릴 한 대 쥐어박곤.
식탁으로 시선을 옮겼다.
“효준아... ”
효준이를 슬프게 부르는 한결이
그러자 휙돌아버리는 효준이...
“.... 이미로, 일어나.”
갑자기 나의 손목을 잡아끌고
앉아있는 날 일으켜 세우더니
날 끌고 가버리는 한결이..
그런데... 그런데..
난 싫다고 내색 조차 하지않았다.
뒤에서, 슬퍼하는 효준이를 알면서도.
“여기야.”
“너 여기 길 모른다며?”
내가 알지도 못한 길을 걸어,
도착 한곳은 효연이가 있다는 곳.
피식 웃으며, 나에게 브이자를 날리며
하는 말이....
“내가 알고있다고 하면, 너 여기에
못오잖아!“
오랜만에 듣는 한결이의 발랄한 목소리에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바보같아.”
“시끄러!”
조심스레, 문을 열고. 효연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지럽게 놓여진 술병들.. 그리고, 몇 개는
깨져있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효연이는
조용히,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너무나도 온순하게...말이다.
“반.......”
효연이의 이름을 부르려는 한결이를
저지하고, 효연이쪽으로 다가갔다.
효연이앞에 쪼그려앉아, 그녀석의
얼굴을 조용히 보았다.
힘들어서, 많이 얼굴이 까칠해지고
상해도.. 이쁘긴 이쁘네,
머리카락도 많이 부스스 해져도.
내눈엔, 진짜 멋있네...
효연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
“너 웃는 거 처음봐.”
“난. 맨날 웃는다.. 뭐.”
“아니, ”
“어?”
“그렇게 행복하게.........웃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