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종합병원’ 이종범(32)이 올 시즌 최악의 컨디션 난조로 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망이를 거꾸로 쥐고도’ 3할을 친다는 그가 3할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현재 그의 몸은 이곳저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목에서부터 다리 끝까지 쑤시고 결리는 바람에 무늬만 ‘천재타자’일 뿐 사실상 만신창이가 다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포스트시즌 일정도 소화하기 쉽지 않을 것 이라는 게 주위의 전망이다.
사실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다시피 쉼 없이 뛴 페넌트레이스의 일정이 다소 무리였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아파도 훌훌 털고 일어설 수밖에 없는 팀의 현실에 떼밀리다시피 하며 출장해왔다. 게다가 최근 나라의 부름을 받고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게 몸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 휴식을 줘야 할 몸을 무쇠로 만든 기계처럼 무리하게 굴린 게 결정적이었다.
그 탓에 몸은 물 먹은 솜뭉치마냥 처져 있다.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곁에서 지켜보면 배트가 한없이 버겁게 느껴질 정도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허덕이는 표정이 역력하다.
몸 상태에 비해 최근 성적도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5경기 타율이 1할5푼(20타수 3안타)으로 저조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페넌트레이스 재개와 함께 3할로 시작한 타율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24타수 3안타로 부진의 늪에 빠지는 바람에 2할9푼3리로 떨어졌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3할 복귀가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앞으로 3경기가 남아 있지만 극적인 페이스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성한 감독은 삼성이 한 개 남은 매직넘버를 없애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다면 굳이 이종범을 무리하게 내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보다는 포스트시즌 체제에 대비하게 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
따라서 올 시즌은 이종범이 3할을 달성하는 게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강하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