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윈폴리오 <웨딩케잌> (1970년)
송창식과 윤형주의 듀오 트윈폴리오의 1970년 첫 독집은 전 곡이 번안곡으로 채워졌다. 첫 곡 <축제의 노래>는 밀바의 <Aria di Festa>, 이어진 <행복한 아침>은 클리프 리차드의 <Early in the Morning>, LP B면의 첫 곡 <고별>은 비지스의 <Massachusetts>를 번안한 곡이었다. 히트곡 <하얀 손수건>은 나나 무스크리의 <Me T’aspro Mou Mantili>를 번안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웨딩케잌>은 코니 프란시스의 <The Wedding Cake>를 번안한 곡이다.
아름다운 외모로 배우와 가수로서 모두 성공을 거둔 코니 프란시스는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초반 사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재미있는 것은 두 노래가 제목만 같지 가사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잌>은 사랑하는 이를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여성의 슬픈 감정을 노래하고 있지만, 코니 프란시스의 원곡은 결혼생활에 대한 여성의 평범한 마음을 담고 있다.
■ 조영남 <물레방아 인생> (1970년)
1970년 조영남의 「걸작선 제3집」도 번안 앨범이다. 앨범에서 가장 히트한 곡은 C.C.R.의 <Proud Mary>를 번안한 <물레방아 인생>이다.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Creedence Clearwater Revival), 일명 C.C.R.은 존 포거티, 톰 포거티 형제가 이끌었던 컨트리 록밴드이다 1960~1970년대에 미국인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활발히 활동했다. <Proud Mary>는 C.C.R.의 정규 2집으로 록 역사에 빛나는 걸작 중의 하나인 1969년작 「Bayou Country」의 수록곡이다.
참고로 조영남의 또 다른 히트곡 <내 고향 충청도>의 원곡은 원래 미국의 전통 민요로 올리비아 뉴튼 존의 노래로 잘 알려진 <Banks of Ohio>다.
■ 펄시스터즈 <비> (1970년)
펄시스터즈는 1968년 데뷔 이후 계속해서 히트곡을 내놓았다. 그 중 <비>는 이탈리아 가수 질리올라 칭케티의 <La Pioggia>를 번안한 곡이다. ‘Pioggia’는 이탈리아어로 ‘비’라는 뜻이다.
질리올라 칭케티는 1964년 16살의 어린 나이에 <Non Ho L’eta>로 산레모가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는데, 같은 곡으로 참가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조국에 첫 우승컵을 선사했다.
<Non Ho L’eta>는 조애희가 <나이도 어린데>로 번안해 불렀다. 배인숙의 솔로 히트곡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의 원곡은 샹송가수 알랑 바리에의 <Un Poete>이다.
■ 서수남 / 하청일 <팔도유람> (1971년)
마치 만담 듀오와도 같은 익살로 인기를 모았던 서수남 · 하청일의 히트곡 <팔도유람>의 원곡은 캐나다 출신의 컨트리 가수 행크 스노우의 <I’ve Been Everywhere>이다.
1914년생인 행크 스노우는 어려서부터 집을 나와 떠돌며 그 경험을 자신의 음악 속에 녹여냈다. <I’ve Been Everywhere>는 원래 호주 가수 제프 맥이 1959년에 발표한 곡이었는데 1962년 행크 스노우가 리메이크해 히트시켰다. 그는 1999년 사망할 때까지 50년 넘게 활동하며 140여 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 노래는 그의 대표 히트곡 중 하나이다.
노래의 제목부터 여러 지명들이 숨 가쁘게 나열되는 가사, 익살스러운 분위기까지 서수남 · 하청일의 <팔도유람>은 행크 스노우의 원곡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 양희은 <아름다운 것들> (1972년)
양희은의 1972년 「고운 노래 모음 제 2집」에 수록된 <아름다운 것들>의 원곡은 스코틀랜드 민요 <Mary Hamilton>이다. <The Flower Maries>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 <Mary Hamilton>은 왕비의 시녀가 왕의 아이를 가져 아이를 죽이고 그 자신도 처형당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리 해밀턴은 이야기 속 시녀의 이름이다.
이 노래는 여러 가수들이 불렀는데, 그 중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와 샹송 가수 마리 라포레가 부른 것이 가장 유명하다. 양희은은 존 바에즈의 포크 버전을 리메이크했다. 존 바에즈는 1960년 자신의 데뷔 앨범에 이 노래를 수록했다.
<아름다운 것들>의 한국어 가사는 한국 여성 포크 싱어송 라이터 계보의 중요 인물 중 하나인 방의경이 썼다. 존 바에즈와 양희은의 청아한 목소리에 실린 슬픈 이야기는 깊고도 진한 슬픔을 자아낸다.
■ 이용복 <어린 시절> (1974년)
MBC 10대 가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1970년대 초반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시각 장애인 가수 이용복도 번안곡을 즐겨 부른 가수다. 그의 최대 히트곡인 1974년 작 <어린 시절>은 클린트 홈즈의 <Playground in My Mind>를 번안한 것으로 1973년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올랐던 클린트 홈즈의 최대이자 유일한 히트곡이다.
<어린 시절>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삽입한 것까지 똑같이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불렀다. 두 곡 모두 듣고 있으면 저절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용복의 또 다른 히트곡인 <아들>은 필리핀의 국민가수인 프레디 아길라의 히트곡 <Anak>을 번안한 곡이다. 필리핀 토착어인 따갈로그어로 부르는 <Anak>은 1978년 발표되어 아시아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 현경과 영애 <그리워라> (1974년)
1971년 서울대 미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첫 선을 보인 여성 듀오 현경과 영애는 4년 간의 대학시절 음악 활동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1974년 대도레코드에서 유일한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그리워라>의 원곡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혼성 보컬 그룹 모세다데스의 1974년 작 <Adios Amor>이다.
모세다데스의 가장 유명한 히트곡으로는 1973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준우승 곡으로 이듬해 빌보드 싱글차트 9위까지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한 <Eres Tu>가 있다.
■ 이승연 <비에 젖은 비둘기> (1976년)
1970년대에 육감적인 몸매로 관심을 끌었던 이승연이 1976년 발표해 히트한 <비에 젖은 비둘기>는 네덜란드 출신의 혼성 록 밴드 조지 베이커 셀렉션의 1975년 히트곡 <Paloma Blanca>의 번안곡이다.
<Paloma Blanca>는 발표 당시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국과 뉴질랜드 등에서 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도 싱글차트 26위, 어덜트 컨템퍼러리 차트에서는 1위를 차지했던 그룹의 최대 히트곡이다.
조지 베이커 셀렉션의 또 다른 히트곡으로는 국내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발라드 <I’ve Been Away Too Long>이 있다.
<출처> '가요앨범사' 정일서 한국대중가요연구소
첫댓글 중3때 트윈볼리오가 인천에 온다해서 인천여고생들의 맴을 들었다 놓았다 하던
그때로 돌아갈수 있다면 인생을 다시 시작 ㅎ
애니님 나도 그때로 돌아가면
인생 다시 시작. ㅋ
번안곡 전성시대였지요
지대한 공로는
당연 트윈폴리오..
오늘 아침부터
축제의 노래를 흥얼거렸꾸먼두 ㅎ
대학시절 정말 많이 불러봤네요.
그시대에는 번안곡 전성시대였지오
트윈 폴리오 참 좋아햇는데요
웨딩 케익듣고 눈물도 흘리기도...
여기 나온 노래만 불러도
정모 레파토리 걱정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