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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문고 72 작은 우주의 문 앞에서
이토 미쿠 지음, 고향옥 옮김, 윤진경 그림 | 발행일 2025년 3월 4일 | 가격 13,000원
판형 152*224 | 쪽수 260쪽 | 대상 독자 초등학교 5~6학년
ISBN 9791192665801 (73830) | 분류 아동 > 외국문학 > 성장동화
키워드 우정, 학교생활, 졸업, 존중, 자존감, 다양성, 중1
교과연계 5학년 도덕 2. 내 안의 소중한 친구 | 6학년 1학기 국어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
6학년 2학기 국어 8. 작품으로 경험하기 | 6학년 2학기 사회 3. 인권 존중과 정의로운 사회
6학년 도덕 3. 나를 돌아보는 생활
초등학교 마지막 1년을 더욱 소중하고 뜻깊게!
어린이 여러분은 자신이 너무 작은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 적 없나요? 아직 본격적인 사회를 만나지 못했는데도 자신에게는 학교밖에 없다는 생각에 떠밀려 고민하고, 괴로운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럴 때 다른 세계에 가 본다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기분이 훨씬 편해지지 않을까요? 새로운 세계에 가서도 똑같이 고민하고 실망할 수도 있지만, 몸으로 부딪쳐 본다면 다른 세상이 보일지도 몰라요. 호소카와와 친구들이 어떤 문 앞에 있는지 함께 따라가 볼까요?
이야기를 통해 남은 초등학교 1년 동안 여러분 나름대로 자기 앞에 있는 여러 가지 ‘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 보기 바랍니다.
《작은 우주의 문 앞에서》는 솔직함이 장점인 주인공 호소카와와 친구들이 초등학생으로서의 마지막 1년을 보내면서 무엇을 경험하고 성장해 가는지를 5가지 이야기로 보여 줍니다.
꼭 달라붙어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전학생이 불편한 호소카와, 계속 전학 다니느라 단짝 친구 만들기가 어려웠던 히노, 꿈인 발레만큼 소중한 것이 생긴 마치다, 마치다를 좋아하고 마치다처럼 되고 싶은 사카마키, 명랑하고 어른스럽지만 사실은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그리운 다키시마.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린이는 단순히 보호가 필요한 나이가 어린 사람이 아니라, 각자의 고민을 나름대로 해결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한 명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즐겁고 신났던 일, 불편하고 힘들었던 일……
모든 기억은 우리의 성장에 밑거름이 됩니다
초등학교 생활 6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버린 것 같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1학년에 입학했는데, 코로나19라는 전염병 때문에 3학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6학년이 될 때까지 또 다른 재난을 만나지는 않을까,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더 컸지요.
어른들은 어리다고 말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에게도 고민이 있어요.
불안을 떨치고 본격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다양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생각하는 것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지키고 싶은 것도, 가정환경도 모두 달라 매일 교실 어딘가에서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하고, 서로 오해하고, 질투하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힌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깊이 생각하고, 대화하고 행동하면서 조금씩 성장했어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면, 어떤 나날이 시작될까요? 앞으로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좋은 일만 있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우리는 모두 그동안의 기억을 통해 조금씩 성장할 거예요.
등장인물 소개
호소카와 이토코
먹는 게 가장 큰 낙인 초등 6학년. 기분이 나쁘다가도 맛있는 것을 먹으면 몽글몽글 기운이 솟아난다. 섬세함과는 거리가 먼 무신경한 성격이라 아이들이 뭐라고 해도 잘 상처받지 않는다.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친구 관계가 꼬였을 때, 앞뒤 계산하거나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다. 반 친구들도 긍정의 아이콘 같은 성격의 호소카와를 신뢰한다.
히노 메구미
아빠의 잦은 전근으로 친구 사귈 시간이 없었다.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올해는 기필코 단짝 친구를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호소카와와 화장실도 같이 가고, 맹장 수술로 힘들어할 때 책가방을 들어 주기도 하지만 인기 많은 호소카와와 가까워질 기회를 좀처럼 잡기가 어렵다. 히노는 마지막으로 색다른 방법을 쓰기로 하는데…….
마치다 료코
유치원 때부터 쭉 발레를 해서 날씬하고 예뻐 또래 여자아이한테 인기가 있다. 한부모 가정을 꾸리는 엄마가 힘들까 봐 어리광부리지 않으려고 속마음을 잘 터놓지 못한다. 겉으로는 무신경하고 섬세하지 않다며 호소카와를 싫어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호소카와의 솔직함을 부러워하고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사카마키 마미
자기가 마치다와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마치다와 관련해서는 모르는 게 없다. 마치다의 눈치를 보느라 옷차림, 학용품, 머리핀 등을 똑같이 따라 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있다. 자신은 마치다를 친구로서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학여행 가서 아이들이 그런 것과 다른 마음일 거라고 놀 리듯이 한 말 때문에 마치다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다키시마 게이스케
단순 명쾌하고 까불까불한 분위기 메이커로 호소카와와 죽이 잘 맞는다. 하지만 그런 겉모습과는 달리 엄마 혼자 경제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정이라 혼자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고 어리광을 부리는 일이 없으며 속이 깊다. 최근 엄마한테 서운한 점이 있지만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중이다.
차례
등장인물 소개
나와라, 방귀야!
스토커 _ 호소카와 이토코
진짜 친구 _ 히노 메구미
발레만큼 소중한 것 _ 마치다 료코
비밀 사랑 _ 사카마키 마미
엄마랑 나랑 _ 다키시마 게이스케
졸업
답사
옮긴이의 말 _ 작은 우주의 문 앞에서
책 속에서
P.32~33
물에 젖은 손을 휙휙 뿌리면서 복도로 나가자, 히노는 그제 야 마음이 놓이는지 한결 편해진 얼굴로 손수건을 내밀었다.
“자. 써도 돼.”
“괜찮아 괜찮아, 금방 말라.”
손사래 치고는 엉덩이에 손을 닦으면서 걸어가는데, 히노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면서 화장실 쪽을 돌아보았다.
“봤지? 마치다 쟤네도 화장실에 같이 가잖아.”
하긴…… 히노 말 대로 마치다 무리는 항상 붙어 다닌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때도, 하고 싶은 것까지도 죄다 같을 리는 없는데.
저렇게 몰려다니며 뭐든지 같이 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나는 벌써 숨이 막히는 것 같다. 물론 뭐든지 나에게 맞추는 히노가 훨씬 불편할 테지만.
p.52
“그런데 있지, 나는 히노의 기분, 조금 알 거 같아.”
“안다고?”
쿵, 하고 철봉에서 내려와 다카미네를 보았다.
“응. 히노 걔, 혹시 자신이 없는 거 아닐까.”
놀랐다. 늘 억지만 부리는데다 뭐든지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하는 히노가?
“그건 아닐 거야, 얼마나 당당하게 절친이니 어쩌니 말하는데.”
“절친이라면 굳이 그런 말은 할 필요 없잖아.”
하긴……. 어쩌면 그렇게 말하는 거, 엄청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니, 나는 히노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다.
다시 철봉에 펄쩍 뛰어올라 앞돌기를 했다.
“나, 히노랑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게!”
p.88~89
“메구 짱, 겉으로만 친한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냐.”
엄마가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내가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자 엄마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중요한 건, 특별한 친구야. 서로에게 뭐든 다 이야기할 수 있고, 그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 주고 싶다고 생각되는 소중한 친구 말이야. 그런 친구만이 진정한 친구야.”
앗…….
“너는 친구가 생겨도 헤어지면 그걸로 끝인 것 같더구나? 그건 진짜 친구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하지만, 하지만 엄마……, 나는 진짜가 아니라 그냥 친구조차 잘 안 생겨.
차마 그 말까지는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있는데, 별안간 엄마가 손을 잡았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 너는 잘못한 거 없으니까.”
“진짜? 진짜 내 탓이 아닌 거야?”
엄마는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계속 전학 다녔잖아. 우정이란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서 키워 나가야 하거든.”
p.121~122
“맹수가 있어. 그런데 맹수 조련사가 없으면 큰일이잖아.”
무슨 소리야. 예상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호소카와의 말에 나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내가 눈을 가늘게 뜨자, “그거야, 바로 그거!” 하고 바보같이 큰 소리로 웃는다.
“있지, 사카마키랑 가가 말이야. 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생각엔 네가 있어서 다른 애들이랑 별 탈 없이 지내는 거 같거든. 그런데 네가 없다고 생각해 봐, 성가신 일이 잔뜩 생길 게 뻔하잖아?”
“뭐라고?”
“너 없으면 일단 사카마키는 우물쭈물하면서 우울한 티를 팍팍 내겠지. 다른 애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면 짜증도 날 거고. 사카마키가 그런 상황에서 얌전히 있을 성격은 아니잖아? 막 불평하면서 다른 때보다 욕도 훨씬 많이 할 거야. 난 즐거워야 할 수학여행에서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거든.”
p.125~128
“수학여행 안 가도 돼?”
“네?”
놀라서 작게 되묻자, 마리코 선생님이 미소 지었다.
“날짜가 겹친다지? 수학여행 말이야.”
“아, 네에…….”
나는 말끝을 흐렸다.
“그런데 웬일이야, 네가 망설이기도 하고? 아, 오해는 하지 마. 나는 망설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으음, 네가 어느 쪽을 선택할까 고민했다는 거잖아. 그거 나는 멋지다고 생각해.”
“멋지다고요?”
“그럼, 멋지지.”
마리코 선생님은 환하게 웃었다.
“망설이고 고민했다는 건, 그만큼 네게 소중한 것이 있다는 말이겠지?
p.153
숨기려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비밀 사랑.
바로 나잖아! 라고.
카드를 손에 꼭 쥔 채, 침대에 털썩 쓰러졌다.
올리비아가 읊은 ‘숨기려는데…….’와, 그때 마쓰이 가오리에게 들은 말이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살아났다.
“그게, 사카마키한테는 마치다가 있잖아.”
“그렇게 좋아하는 거랑 사카마키가 좋아하는 건 달라.” 내가 사랑을 하는 거라고? 마치다 료코를?
“으악!” 하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p.182
“발레리나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렇게 대답하자 마치다는 내 눈을 빤히 보았다.
“아무나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도 될 수 없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될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본인이야. 남이 이러쿵저러쿵할 건 아니지. 아무리 자매라도 그렇게 단정 지을 권리는 없어.”
마치다의 말이 가슴을 콕콕 찔렀다. 나는 한 번도 스스로 뭔가를 결정한 적이 없다. 아니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그쪽이 안전하고 마음이 편하니까. 결과가 좋지 않다 해도 스스로 결정한 일이 아니라면 책임질 필요도 없다. 누군가의 탓으로 돌려 버리면 비참해질 일도 없다. 나는 언제나 불평만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있다.
p.219
“바보 자식.”
입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 것이 아닌 듯한 나직한 목소리가 고막을 흔들었다.
“어?”
“다시 말해 줘? 바보 자식이라고 했다!”
가시 돋친 목소리에 나 자신도 놀랐지만 이미 멈출 수가 없었다.
“결국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네 뭐. 맨날 성가시다고 불만이면서 학원에 다니잖아? 그 잘난 엄마가 붙여 준 선생한테 과외도 받고? 헉, 부모를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그런 개소리는 집어치워!”
마게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그제야 가슴이 철렁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거지. 이런 말을 할 생각은 결코 아니었다.
p.241~242
깔깔거리며 웃는 엄마. 언제고 바라던 모습이다.
그런데 왜일까. 문득 불안해진다. 그건 지금의 엄마가, 지금의 생활이 어딘지 가짜인 것만 같아서……. 엄마는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숨기는 것도 없다. 다만 지나치게 아등바등하고 있다. 그건 한눈에 알 수 있다.
우리 엄마는 참 연기를 못 한다.
p.254
생각해 보면 우리 마음은 잠시도 편할 틈이 없다. 사소한 것에 서운해 하고, 원망하고, 싸우고. 우물쭈물 고민하고, 넘어지고 주저앉고, 누군가를 탓하고, 도망을 친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한다.
우리는 의외로 강하다. 의외로 터프하고, 그리고 의외로 뻔뻔하다.
중학생이 되면, 어떤 나날이 시작될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좋은 일만 있는 건 분명 아닐 거다.
하지만 나는 지금 가슴이 설렌다. 엄청. 터질 듯이.
작가 소개
글쓴이 _ 이토 미쿠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일본 나고야 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부했습니다. 《러브레터야, 부탁해》로 2016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아너 리스트 번역 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내 몸무게가 어때서?》, 《엄마 사용 설명 서》, 《있으려나 서점》, 《민담의 심층》, 《왕의 과자》, 《오늘 도 너를 사랑해》 등 수많은 어린이, 청소년 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옮긴이 _ 고향옥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나고야 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부했습니다. 《러브레터야, 부탁해》로 2016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아너리스트 번역 부문에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는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양배추 소년》, 《앙글방글 케이크》, 《오늘도 너를 사랑해》, 《내 몸무게가 어때서》, 《엄마 사용 설명서》, 《어쩌다 보니 영웅》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_ 윤진경 (얄짜)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일러스트를 그리는 게 작가로서의 모토입니다. 30여 년간 잡지, 사보, 광고, 단행본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일러스트를 그려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영웅》, 《멀쩡한 하루》 등 어린이책의 삽화를 그렸고, 클래식 스토리 컬러링북 《키다리 아저씨》와 《빨강머리 앤》, 세계 여행 컬러링북 《비긴 어게인Begin Again》과 《리멤버Remember》를 출간했고, 블로그에 컬러링팁을 연재하며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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