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동인지에 낼 예정인 어떤 시를 미리 읽다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중국글자인 한자로 된 한문장에는 아는 게 별로 없는 나는 중국-낱말과 중국-문장을 보면 고개를 흔든다.
상투적인 것들이야 미루어 짐작하겠지만서도 상투어가 아닌 중국한자에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예컨대 아래 문구이다.
一日不讀書(일일부독서)
口中生荊棘(구중생형극)
답답하다.
책벌레라고 자칭하는 내가 중국글자인 한자로 된 문장은 읽을 재간이 없어서...
서해안 내 시골집 안사랑방에는 한문으로 된 책과 문서가 조금 남아 있다.
내 증조부(1860년대 ~ 1948년)의 흔적일까?
조선말 후기의 고조부와 증조부는 한문쟁이었을 터.
특히나 마을 훈장을 역임했다는 증조부는 일제시대에 자신이 보유했던 한문서적을 모조리 처분해서 없앴다고 한다. 내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한문책을 지게-바작 안에 가득 가득 넣고는, 머슴이 지게를 메고는 겨우 일어서면 그때서야 '한 짐'으로 계산했으며, 이렇게 거듭하면서 무려 13짐이나 되는 책을 없앴다고 한다.
한문책을 왜 모두 처분했는지를 모르겠다.
조선조 왕조가 패망하고,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것에 대한 반항이었을까?
한문 대신에 국문(가갸거겨)의 시대를 앞질러 간다는 뜻이었을까?
* 증조부가 1910년 전후에 쓴 마을의 공문서는 한글.
내 동생은 대학교 국문학과 학생.
1960년대 말. 대학시절에 시골집 사랑방에 있는 책 몇 권을 서울로 가져가서 대학교수한테 이런 책이 있다면서 보여드렸다. 아쉽게도 대학생 2학년 여름방학 때 시골집에 내려왔다가는 뱀 물려서 다음날에 죽었다. 대학교수한테 보여준 음서(한글로 쓴 책)들은 되돌려받지도 못한 채 영원히 분실했다.
나도 같은 마을(화망마을 3반, 저건너)에 사시는 종조부(작은할아버지)한테 음서(한글로 쓴 책) 몇 권을 보여드렸다가 이를 되돌려받지 못했다. 그 당시 내가 객지로 떠났기에 그 책 또한 영원히 없어졌다.
시골 마을의 식자층이였다는 고조부와 증조부.
특히나 증조부는 한문으로 된 책을 깡그리 없애고, 음서(한글)로 된 책이나 조금 남겼을 것 같다.
왜 증조부가 책을 지게로 13번이나 부려서 없앴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서기1910년 8월에 완전히 망해버린 조선조의 왕족, 양반, 사대부가 한자로 글을 썼던 책과 문서라서? 그게 싫었고 미웠을까?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것에 대한 반항심이었을까? 찌질이 조선조가 망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조선조 내내 한문을 숭상해서 국력이 끝내에는 쇠약해졌기에?
실생활도 아니고, 과학기술이 아닌 '공자왈 맹자왈' 하면서 충효사상과 윤리사상만 강조하기 적합한 한자라서?
※ 2021년 9월인 지금도 이 카페의 어떤 문학인은 '공자왈 맹자왈' 하면서 고대 중국인을 읊조린다.
조선조 구한말 끝에는 일본한테 나라를 넘겨주고는 패망했다.
한문을 숭상했던 조선조가 무너진 뒤를 생각해 보자. 일제시대 초기에는 한자 대신에 '가갸거겨'로 문자생활을 했을 터. 나중에는 일본어 사용을 강요했을 터.
이런 시대적 원망과 분풀이의 대상으로 구시대의 글자인 한자로 쓴 책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추측해도 무난할 것 같다.
나는 증조부가 왜 책을 모조리 없앴는지 그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 그저 이렇게 추정/짐작이나 한다.
인터넷에서 조금만 인용한다.
'... 황민화 운동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국민총력운동과 황국 신민의 서사 강요, 일본어 강요와 한국어 사용금지, 그리고 창씨개명과 신사참배강요, 황민화 교육의 강화, 강제동원정책, 한국사의 말살과 왜곡 등을 강행하였다.
... 이리하여 한국은 거의 한국어, 한국문자(한글), 한국성씨, 한국민족의식을 비롯하여 한국의 전통․민속․풍속 등 한민족적인 것이 말살되어 실로 한민족 부재의 시련기였을 뿐더러 한국인의 재산․생명까지도 모두 강탈하는 암흑기였던 것이다.'
출처 : 황국신민화정책 일제시대 민족말살 : 창씨개명 일본어 신사참배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대전으로 전학갔다.
일본집은 2층. 1층 안방은 할아버지가 쓰는 방. 이 방안에는 갓쓰고 도포입은 한문쟁이들이 늘 득실벅실거렸다.
나는 돌집손자, 돌집아들이었기에 할아버지-방에는 빗돌에 새길 비문은 온통 한문투성이로 가득 찼다.
먹을 갈아서 긴 문종이에 붓글씨로 한자를 썼던 한문쟁이들. 그 비문을 빗돌(비석)에 풀로 살짝 붙인 뒤 쇠-정으로 조심스럽게 검은돌(보령 남포오석)의 속을 파서 각자하는 것을 숱하게 보고 자랐던 나.
나는 수염이 긴 내 할아버지한테 붙잡혀서 한문쟁이-영감이 써서 내게 내민 한자공부 연습지를 보고는 나는 붓으로 흉내를 내야 했다. 붓으로 글자를 쓰는 게 아니라 글자-그림을 그려야 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몇년간 그 지겨운 한자공부를 했다.
나는 1950년대부터 다니기 시작한 초등학교, 중고등 학교에서는 한문시간이 별도로 있어서 한문교육을 받았다.
그런데도 지금껏 내 한자실력은 별로이다. 한자 공부에는 지지리도 못난이었을 게다. 지금도 한자 단어를 많이 쓴 남의 글을 보면 때로는 고개를 내젓는다.
당신들은 왜 그렇게들 한자를 많이 아는가?
그렇게 한자를 많이 알고, 한문장으로 된 글을 쓴다면 나는 한번 당신들을 시험해 보고 싶다.
이 카페에 오른 글 가운데 아무 것이나 하나를 골라서 100%의 한자된 한문장으로 번역하기 바란다. 그게 완변하다는 것을 여러 각도로 증명한다면 그제서야 나는 당신들의 한자실력을 인정하겠다고...
자신이 있겠지?
그런 수준이 안 되면 그냥 우리말로 말하고, 우리글자로 글을 써서 문학생활을 했으면 싶다..
어줍잖은 한자말과 별로일 것 같은 영어단어를 쓰는 체하는 자들을 보면 별로 존경하고 싶지 않다.
고작 단어, 낱말, 문구 몇 개를 겨우 암기해서는 굉장히 많이 아는 척하는 꼬라지가 별로이기에.
* 나는 중고교, 대학시절에는 한자, 영어, 독일어, 일보어 등을 공부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는 나는 그냥 오로지 우리말과 우리글로 언어생활을 한다. 한자와 외국어인 그런 거를 몰라도 밥 먹고 사는 데에는 별로 지장이 없다.
내 어린시절에는 한문쟁이 영감들을 숱하게 보았고, 한문으로 된 비문을 검은 빗돌에 각자하는 것을 숱하게 보면서 자랐다.
하지만 나는 우리 한글이 훨씬 쉽고도 편하다.
나는 컴퓨터 자판기로 한글 자음과 모음을 두둘겨서 1시간당 3,600 ~ 5,000자 정도를 쓴다.
한문을 많이 아는 당신들은 나하고 시합을 하자. 누가 빨리 글(문장)을 짓는지. 나는 한글로 글 쓰고, 당신들은 한자로 글 짓는 시합이다. 물론 한자를 많이 아는 당신이 이길 게다. 어디 한번 겨눠볼까?
<나라사랑>이 뭐 별것인가?
'우리 것이 최고여' 하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문화 우리 생활 등을 더욱 아끼고 활성화하는 것일 게다.
나는 한글로 내 뜻을 충분히 펼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말과 우리글자를 사랑하고, 존경하기에.
나는 서기1443년에 훈민정음을 만들고, 1446년에 널리 알린 훈민정음(한글)을 더욱 사랑하고 존경해서 언어생활을 해야겠다.
세계 최고의 문자인 한글이 있는데도 구태여 그 어려운 중국글자를 써서 유식한 체를 해야 되는지.
현행 중국글자는 80,000개 이상이다. 이 가운데 당신은 고작 몇개나 아는지? 한번 시험하고 싶다고!
우리말을 우리글자(한글)로 생활했으면 싶다.
나를 반성한다.
나중에 더 보탠다.
1.
<한국국보문학>에서는 서울 강동구 일자산에서 개최하는 시화전에 전시할 작품을 모으고 있다.
시화전에 낼 시 3편을 보았다.
정감이 가는 내용인데도 한국어 맞춤법으로 보면 약간은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그날 야외 전시장에는 일반 산행인들도 지나가다가는 시화전에 내 건 시들을 읽으면서 감상할 게다.
이왕이면 국어 어문규정에 적합한 문구, 올바른 문장이었으면 싶기에 내가 댓글 달고는 여기에도 올려서 내 글쓰기 공부에 활용한다.
뭉게구름 솜털 구름 → .... 솜털구름
* 뭉게구름, 솜털구름, 꽃구름'처럼 '솜털구름'도 명사이기에 붙여서 써야 할 듯
1) 서울하늘
2) 서울 하늘 펼친그림
* 두 문구가 다르군요.
'서울하늘'인지 아니면 '서울 하늘'인지...
서울 하늘 펼친그림
→ 서울하늘에 펼친 그림
* '서울하늘'로 붙여서 쓰면 특별한 뜻을 지닌 명사일 것 같군요.
붙여서 써야 할 듯....
자운영 꽃피우는 논두렁
* 꽃피우다 : 남이 꽃을 피게끔 하다: 피동사/타동사
꽃피다 : 스스로 꽃을 피게 하다 : 자동사
→ 자운영 꽃피는 논두렁
사랑하나 심어놓고 → 사랑 하나 심어놓고
* '사랑하다 그러나' .... : 'but의 뜻은 아닐 터.
'사랑 하나(love one)를 심어놓고'의 뜻일 것 같군요.
임의로 댓글 달아서 죄송.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도 감상하기에 더 다듬어야 할 듯...
확인해 보세요.
첫댓글 그렇군요 ~
예...
읽어주셨기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