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 유리구슬(보물 제634호, 신라 5~6세기)
경주 황남동 미추왕릉에서 발견된 상감 유리구슬 목걸이(보물 제634호) Ⓒ 국가문화유산포털
경주 황남동에 있는 신라 미추왕릉에서 발견된 길이 24㎝, 상감유리옥 지름 1.8㎝의 목걸이.
8가지 옥을 연결해 만든 목걸이로, 대부분의 옥이 삼국시대 신라 무덤에서 자주 출토되지만 상감유리환옥은 처음 출토됐습니다.
유리 옥에 상감 되어 있는 서역인 얼굴 Ⓒ 정진주 / 유리 옥에 세밀하게 상감 된 오리의 모습 Ⓒ 국가문화유산포털
유리 옥에는 녹색 물풀이 떠 있는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오리 16마리와 흰 얼굴에 푸른 눈과 짙은 눈썹, 빨간 입술을 지닌 두 사람의 얼굴이 세밀하게 상감 되어 있어요.
유리 옥의 제작지가 어느 곳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얼굴 모습이 서역인으로 추정돼 상감 유리구슬이 서역에서 제작된 후 우리나라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섬세한 수공 기술이 놀랍고 색조의 조화가 아름다운 걸작이에요.
유리잔(보물 제620호, 신라 6세기)
경주 황남동 천마총에서 발굴된 청색 유리잔(보물 제620호) Ⓒ 정진주
이 유리잔은 청색의 투명한 유리제로, 천마총 무덤 안에서 발견됐으며, 높이 7.4㎝, 구연부 지름 7.8㎝의 크기입니다. 원래 2개가 발견되었는데 다른 하나는 복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어요.
구연부 부분 등에서 약간 은화(銀化: 유리의 표면이 흙 속에서 침식되어 부식 현상이 일어나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현상)가 일어났지만, 기포가 보이지 않으며 높은 제작기술을 볼 수 있습니다.
잔의 두께는 일정하지 않고, 바닥은 원에 가까우며, 바닥에 닿는 자리만 안으로 불규칙하게 눌러서 세울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일정하지 않은 길이의 굵은 세로 선을 그어 돌리고. 그 밑으로는 바닥만 제외하고 일정하지 않은 원형 무늬가 연속적으로 장식되어 있죠. 이 원형 무늬는 깎아서 표현한 것이 아닌 굳어지기 전에 눌러서 만든 것입니다.
유리 사리기(보물 제325호, 신라 7세기 말~8세기 초)
칠곡 송림사 5층 전탑 수리 중 발견된 사리장엄구(보물 제325호) Ⓒ 국가문화유산포털
칠곡 송림사 5층 전탑 유리 사리기 Ⓒ 정진주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 중국에서 가져온 사리를 모시기 위해 세운 절로, 여기에는 우리나라에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벽돌로 만든 송림사 5층 전탑(보물 제189호)이 있습니다. 1959년 송림사 5층 전탑을 수리하기 위해 해체하면서 탑 안에 있던 많은 유물이 발견됐는데요. 그중 칠곡 송림사 5층 전탑 사리장엄구는 2층 탑신 구형 석함 속에서 발견되었어요.
금동 사리기와 녹색 유리로 만든 목이 긴 사리병, 옥과 진주가 붙어있는 유리잔들은 채색된 거북 모양의 석함 안에 있었습니다.
유리 사리기는 녹색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불교의 청정한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리 사리병(국보 제123호, 통일신라)
익산 왕궁리 5층 석탑 보수 중 발견된 사리장엄구(국보 제123호) Ⓒ 국가문화유산포털
연꽃무늬로 화려하게 장식된 내함과 사리병 Ⓒ 국가문화유산포털
마한의 왕궁이 있던 자리로 알려진 터에 있는 익산 왕궁리 5층 석탑(국보 제289호)을 보수하기 위해 1965년에 해체하면서 사리기와 금제 금강 경판, 사리공, 청동여래입상, 청동 요령 등이 발견됐습니다. 발견된 유물들은 백제에서 통일 신라에 이르는 시기의 것들로 판단됩니다.
녹색의 사리병이 들어 있었던 외함은 도금이 많이 벗겨졌으나, 내함은 도금이 완전한데요.
순결과 공덕을 상징하는 신성한 연꽃이 사리병 위ㆍ아래 자리하고 있다. Ⓒ 정진주
황금빛 내함의 표면에는 연주문대(聯珠文帶: 구슬 문양을 연이어 돌린 띠)와 연꽃을 조각했어요. 내면 바닥에는 앙련좌(仰蓮座: 연꽃이 위로 향한 모양을 새겨 꾸민 좌대)를 마련하고, 그 위에 높이 7.7㎝의 녹색 유리제 사리병을 안치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리병에서 눈에 띄는 점은 높이 1.8㎝의 연봉오리형 금제 마개.
불교에서 순결과 공덕을 상징하는 매우 신성한 연꽃이 사리병의 위ㆍ아래 그리고 사리병을 감싸는 내함에까지 피어있네요.
[출처] 오색찬란 진귀한 보물, 고대 유리공예품|작성자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