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착륙 막자…정부, 양도세 중과제 개선 '만지작'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등 부동산 침체가 불러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남은 부동산 규제인 양도세 중과제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기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부동산 리스크를 막기 위한 총력전으로 해석된다. 다만 공시지가 하락에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유지하면서 2조원 규모의 세수감소가 예상되는 등 규제 완화에 대한 반발도 상당할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추가적인 개선안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가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이달말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원칙에 예외를 적용하고,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유지하는 등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대책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가장 폭발력이 큰 양도세 완화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아 부동산시장의 추가 침체시 쓸 카드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현행 소득세법은 2년 이내 단기 보유하거나 다주택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할 때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6~45%이지만 단기 거래의 경우 60%나 70% 세율을,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는 기본세율에 20·30%포인트를 더 매기는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반대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단기 거래나 다주택자를 투기 혐의자로 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단기거래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은 적용 기준시점을 2년에서 1년으로 압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정부는 작년 5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규제지역 양도세 중과 배제 기간을 2024년 5월까지로 추가 연장한 상태다. 중과세율 한시배제는 시행령(대통령령) 개정사항이어서 국회 동의 없이 가능하다.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제 개선까지 검토하는 이유는 전 정부의 정책 되돌리기 외에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고 거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경기반등 조짐이 조금씩 감지되는 상황에서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몰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정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목표도 어려울 수 있다. 건전재성 기조에 세수부족 상황이 겹친 상황이기에 재정을 풀어 인위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어렵다.
다만 연이은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가 반발을 부를 가능성도 크다. 이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유지키로 한 것과 관련, 세무업계에서는 종부세가 작년보다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세수부족 상황에서 더욱 반발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는 부동산 하락을 막기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으나 아직 약 20% 정도의 부동산 규제는 풀지 않았다”며 “양도세 전면 해제 외에 세대원 청약 허용 등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