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울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니 안그래도 더위에 약한 내가 뭔 일을 할 수 있으리오. 35도라니!?
풀들은 호랭이 새끼쳐나가게 생겼으나 내 능력밖이니 믿느니 남편의 힘뿐이로다.
오이 가지 토마토가 알맞은 크기를 벗어나도 따 올 엄두를 내지 못하여 시기를 놓쳤으니 오이는 누르스럼하게 익어가며 팔뚝만큼 자랐고 가지도 마찬가지로 자랐으니 무조건 다 따오다보니 오이는 크기가 뒤죽박죽... 문제는 오이가 마디오이만 있는게 아니라 청오이가 함께 있다는 것... 청오이는 오이지용이 아니라 하는데 버릴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함께 담가야지.
노각은 장아찌도 만드는데 오이지라도 담가보자. 두고두고 겨울에도 먹으면 누가 뭐라 할 것이야?
소금 뿌려서 하룻저녁 재우고 다음날 뒤집어서 꼭꼭 눌러놓고 3일째 되는 날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소금물에 소주 술술...오이에 돌 얹고 소금물을 부어놓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 얼추 익었기에 맛보자! 마디오이는 노랗게, 청오이는 푸르스럼하게 익었다는 것...
풋고추 송송 썰어 넣고 냉수 부어 맛보니 역시 여름엔 오이지가 최고여!
쪼매 큰 그릇에 썰어넣고 청.홍 고추 썰어 넣고 조금씩 덜어서 끼니마다 먹으며 "역시 여름엔 오이지가 최고여!"
며칠에 한번씩 오이를 따와서 절였다가 넣기를 반복하니 오이지가 한 항아리...ㅋ 오이지 겨우내 먹게 생겼도다. 그 때까지 오이지가 맛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