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나나의 <해설>
Ⅰ.졸라에 의한 자연주의문학의 시대, 지역적 전화.
나나는 제 2의 재정시대에 있어서의 한가족의 자연적 및 사회적 역사라는 부제목을 지닌 루공마카르 총서의 제 9권으로써 1880년 3월 당시 졸라의 40세 나이에 출판된 소설이다. 이때 단행본으로 출판되기 이전에 1879년 10월 16일부터 1880년 2월 5일까지 90회에 걸쳐 일간지 볼테르에 연재되었었다. 이 작품의 준비를 위해 졸라는 1년반의 시간을 소비했다고 한다. 시기상으로 보면 나나의 발표가 1879년 4월, 자연주의 문학이론을 정리한 실험소설 [실험소설: 작가의 상상이나 작위등을 제외하고 작가 자신이 실험한 사실이 기초로 하여 구성하는 소설을 시도]을 쓴 것을 5월엔 볼테르지에 9월엔 유럽통신지에 발표한 이후기 때문에 더군다나 같은 볼테르지에 그에 문학이론과 작품을 함께 실었다는 것을 보아도 나나가 그의 이론에 의해 얼마나 만족스럽게 쓰여졌는가를 족히 짐작케 한다.
나나가 발표되자부터 문단의 편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나나를 외설문학이라고 비난하는 경향이 짙었는데 잡지 [현대생활]을 통해 발표된 에밀 베르 졸라의 변호를 통해 그 당시의 정황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는 고통스럽고 무자비한 작품이지만 진실을 성실하게 그리고 용감하게 노출시켰으며 좋은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졸라를 너무 비난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이제부터의 소설은 감상적 소설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어떤 진실을 밝히며 냉정한 관심의 총화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면 안된다."
2. 자연주의의 정의
에밀 졸라는 자연주의 대표적 작가라고 말한다.
자연주의란, 프랑스를 주축으로 하여 19세기 사실주의(寫實主義)를 이어받아 세기말에 활발했던 문학사조이다. 이는 자연을 유일의 현실로 간주하는 입장을 말하며, 본래는 철학 용어이지만 1870년 이후 문학, 미술 등 예술 분야를 지배한 하나의 사조로서 이해된다. 사실주의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묘사, 제시하고자 하였다면 자연주의는 대상을 자연과학자 또는 박물학자의 눈으로 분석, 관찰, 검토, 보고하는 것이다.
이 용어는 모든 자연 현상은 과학적으로 논증될 수 있다는 철학의 한 분파를 설명해 주며 또한 개인의 운명은 자유 의지가 아니라 유전과 환경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인물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발전시켰던 문학의 학파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 결과 자연주의 작가들은 인물이 어느 정도 야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정하면서 개인을 내적 혹은 외적 힘의 희생자로 그린다. 자연주의는 야비한 일상적 현실을 묘사한 극단적 사실주의의 한 형식이다. 프랑스 소설가 에밀 졸라(Emile Zola)가 이러한 학파의 중요 인물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를 뒤흔든 자연주의 문학의 걸작[나나]는 프랑스 소설가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 문학론이 집대성된 ‘루공마카르 총서’ 스무 권 중 아홉번째 작품이다. 졸라는 유전(‘자연적 역사’)과 환경(‘사회적 역사’)이라는 측면에서 제2제정기의 프랑스 사회를 낱낱이 해부해 그 모습을 객관적으로 드러내 보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이 총서를 기획했다. 그 일곱번째 작품인 [목로주점](1877년)이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성공과 부를 동시에 거머쥔 졸라는 3년 뒤인 1880년 총서 아홉번째 작품인 [나나]를 출간한다.
첫댓글 루공 마카르 총서 -- 에밀 졸라가 1871-1893년까지 발간한 총 20권 짜리 소설집이다. 그러나 한 편, 한 편은 독립된 이야기 이다.
루공과 마카르 가문, 두 가문의 후손들까지 이야기로, 후대로 갈수록 두 가문은 점차 멀어지면서 남이 되어, 그 후손이 이야기를 만든다. 총 20권 중 7권, 목로주점. 9권 나나, 13권 제르미날이 유명하다.
세잔과의 오랜 우정 관계를 틀어지게 한 작품은 14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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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의 진가를 인정한 당대의 인물들 또한 많았다. 플로베르는 이 작품에 나타난 다채로운 재능에 감탄하며 졸라를 칭찬했고, 위스망스, 모파상, 세아르 등의 작가들도 그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대중 역시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간 즉시 5만 부가 넘게 팔렸고, 1885년에는 약 15만 부, 1902년에는 19만 부, 1928년에는 약 28만 부가 팔리면서 [목로주점] 보다 더 큰 인기를 누렸다. 이로써 졸라는 더욱 확고한 작가적 지위와 명성, 경제적 부를 확보하게 된다. 출간 이듬해인 1881년 [나나]는 연극으로 공연되어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 거장 장 르누아르 감독(1926년),크리스티앙 자크 감독(1955년)이 영화화, 1934년 할리우드를 비롯해 최근까지도 영화와 TV 시리즈로 꾸준히 제작되는 등 [나나]는 불멸의 고전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녀가 주변의 남자들을 모두 파산이나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점에서 [나나]가 보여주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욕망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파멸로 몰아가는 ‘파괴적 욕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