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 2007년 2월 11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회 전례로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억하는 2007년 2월 11일,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행사가 대한민국 서울에서 거행될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대표들, 의료인들, 병자와 그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러 차례의 모임과 학술대회, 사목 회합과 전례 예식이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다시 한 번 고통 받는 이들에게 눈을 돌려 난치병을 앓는 이들, 많은 경우 말기로 죽음을 앞둔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합니다. 이들은 어느 대륙에나 있으며, 특히 가난하고 부족하여 더 슬프고 비참한 곳에 더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고통을 생각하며, 세계 병자의 날에 난치병에 걸린 이들의 곤경에 관하여 논의하러 모이고,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증언하려는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노력을 격려하는 이들과 영적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질병은 위기의 순간과 함께 자신의 개인적 상황을 차분히 직시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마련입니다. 의학의 발전은 적어도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이러한 도전에 대처할 수단을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본질적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만 하는 일이며 또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과학이 발전해도 모든 질병을 다 고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전 세계의 병원과 호스피스 병동과 가정에서 난치병으로 흔히 죽음을 앞두고 고통 받는 많은 형제자매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절실히 필요한 의료품들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어서, 난치병으로 여겨지는 환자의 수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교회는 여러 질병의 원인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 정책들을 수립하도록 요청하고, 말기 환자와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을 위한 간호를 개선하도록 촉구함으로써 이들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인간이 난치병과 죽음까지도 품위 있게 견딜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을 촉진하여야 합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인적 지원을 해주고 영적으로 동반해 줄 수 있는 완전한 간호를 제공하는 말기 환자 병동을 더욱 많이 세울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는 모든 인간이 지니는 권리이며, 우리가 온힘을 다해 수호해야 할 권리입니다.
이제 저는 난치병 말기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적절한 사랑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날마다 애쓰고 있는 이들의 수고를 격려하고자 합니다. 교회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범을 따라 언제나 병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교회는 신자들과 기관들을 통하여 항상 고통 받는 이들 곁에 있어 왔으며 죽음을 앞둔 이들이 삶의 중요한 시간에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보살펴 왔습니다. 전 세계의 의료인과 사목 종사자, 자원 봉사자 등 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은 병원과 말기 환자 병동, 도시의 거리와 시설과 본당에서 쉴 새 없이 병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난치병 말기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분과 하나 되어 아버지께 의탁하십시오. 아버지께서는 모든 생명, 특히 여러분 생명의 주인이심을 온전히 믿으십시오. 그리스도의 고통과 함께, 여러분의 고통이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결실을 맺게 해 줄 것이라는 것을 믿으십시오. 특히 여러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주님께서 당신 사랑으로 여러분의 믿음을 굳세게 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지 여러분의 믿음을 키우고 생명의 아버지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영적인 격려와 힘을 언제나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사제들과 사목 종사자들을 통하여 여러분 곁에서 여러분을 보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때에 여러분을 도와줌으로써 고통 받는 이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자비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저는 전 세계 교회 공동체들, 특히 병자들에게 봉사하는 공동체들에게 당부합니다. ‘병자의 나음’이신 성모님의 도움으로, 아버지 하느님의 애정 어린 관심을 계속 효과적으로 증언하기 바랍니다. 우리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녀께서 병자들을 위로해 주시고, 고통 받는 이들의 영육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헌신하는 모든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시기를 빕니다. 기도 중에 여러분 한 명 한 명을 기억하면서 여러분과 하나 되어, 저도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용기의 표시로 사도로서 진심 어린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06년 12월 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특별 대사 허용에 관한 교황청 내사원 교령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한 자비로, 원죄의 타락으로 초자연적인 태초의 은총을 잃어버린 인간이 되시어, 정의와 용서를 신비로운 끈으로 긴밀히 결합하셨다. 그리하여 벌의 의미를 지닌 고통이 죄를 갚고 덕을 쌓으며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게 하셨다. 이러한 하느님 섭리의 계획이, 돌아가셔서 생명을 거저 주시는 분이 되시고 부활하셔서 다가올 우리 부활의 가장 확실한 희망이 되신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 덕분에 신자들을 위해 실현된다.
그러므로 인간이 질병과 고통을 겪게 하는 조건이 참으로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작용한다면, 그 조건은 하느님의 지극히 거룩한 뜻 안에 담긴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 만큼 더욱 큰 성덕의 연유가 된다.
나아가, 인간의 치료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불가피하게 인간이 이 지상 여정을 마감하는 때가 오리라는 사실을 매우 주의 깊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상황에 처한 병자들에게 가장 사려 깊은 돌봄과 큰 사랑을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에게 가는 길에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고, 교회가 죽음에 임박한 이들을 위하여 바치는 기도처럼,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온유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 드러나고 그들을 영원한 영광과 행복으로 부르시는 그분의 목소리가 분명히 울려 퍼지게 하여야 한다.
따라서 어머니인 거룩한 교회는 해마다 거행하는 ‘세계 병자의 날’ 행사가 고통의 가치와 의미에 관한 계시의 소중한 가르침을 되새기는 효과적인 교리교육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하여 신자들이 더욱 생생한 의식을 가지고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례 기념일인 2월 11일 서울에서 거행하는 올해 세계 병자의 날 행사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교황 성하께서는 이 날 더욱 풍부한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사 수여를 허락하셨다. 대사 수여의 지침은 다음과 같다.
전대사. 신자들이 오는 2월 11일에 다시는 어떠한 죄도 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전대사의 일반 조건(고해성사, 영성체,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을 채우고 서울이나 교회 당국이 지정한 다른 장소에서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의 목적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거룩한 기념 행사에 열심히 참여할 때 전대사가 허용된다.
병원에서나 가정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사랑의 마음으로 병자, 특히 난치병 환자나 말기 환자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신자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느라 위에 언급한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도, 다시는 어떠한 죄도 짓지 않겠다는 마음과 가능한 한 빨리 전대사를 얻기 위한 조건들을 지키려는 의향을 가지고, 같은 날 적어도 몇 시간 이상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대하듯 정성으로 병자들을 보살피면(마태 25,40 참조),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질병이나 고령 또는 그와 유사한 이유로 위에서 말한 병자의 날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도, 다시는 어떠한 죄도 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가능한 한 빨리 전대사의 일반 조건들을 이행하려는 의향을 가지고, 같은 날 교황님과 일치하여 영적으로 병자의 날 행사에 참여하며, ‘병자의 나음’이신 동정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 그들의 영육의 고통을 바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는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언제든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병자들, 특히 난치병 환자나 말기 환자를 위해 도움을 간청하는 기도를 바치는 모든 신자는 부분 대사를 받을 수 있다.
이 교령은 이번에만 효력을 발휘한다. 이와 반대되는 모든 규정은 무효다.
로마 교황청 내사원에서
2007년 1월 25일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에
내사원장 제임스 프랜시스 추기경
부원장 지안프랑코 지로티 주교
※ 첫째날(9일)
학술의 날로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주례로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개회식, 기조강연에 이어 오후에 세미나와 분과토론을 진행한다. 또한 이날 오후 교황특사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은 우리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의료활동을 펴고 있는 현장을 찾아 이들을 격려한다. 그 현장은 서울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는 성북구 하월곡동 '성가복지병원'이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병원으로 1990년 7월 개원한 성가복지병원은 92년에 호스피스병동을 개설하고 2000년에는 이 병동에 에이즈 환자 병실도 마련했다. 100병상을 둔 성가복지병원은 98년부터는 행려자를 위한 무료급식도 운영하고 있다. 바라간 추기경은 성가복지복지병원 방문 중에 기자회견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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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금) 학술의 날 |
오전 9시 |
개막미사(정진석 추기경 주례) |
명동성당 |
오전10시30분 |
개회식 개회사: 교황특사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축사: 김수환 추기경,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 정부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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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
기조강연(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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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40분 |
세미나 제1주제 '아시아 지역 난치병 환자, 난민, 그리고 고통받는 환자의 실태'(존리 교수) 제2주제 '한국의 난치병 환자의 치료와 줄기세포연구'(오일환 교수) 제3주제 '식물상태의 환자와 삶의 질'(홍석영 교수) 제4주제 '말기암 환자 간호에서 윤리문제'(한성숙 수녀) 제5주제 '생명의 신성함 윤리와 삶의 질'(이동익 신부) |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 |
오후 4시 |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의료기관 방문(성가복지병원, 기자회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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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30분 |
분과토론 에이즈, 식물인간, 안락사, 말기암, 신생아 중추신경계 기형 등 5개 분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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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날(10일)
사목의 날이다. 보건종사자들을 위한 미사를 시작으로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의 '보건사목이란 무엇인가'기조연설, 보건사목 종사자와 만남, 바라간 추기경과 한국 및 아시아 보건사목 주교들과의 만남,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 병자의 날 등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특히 오후 7시30분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 병자의 날은 미래교회 주인공인 청소년들과 청년 의학도들에게 난치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드높이는 자리다. 인기가수와 비보이팀, 의대 동아리팀, 장애청소년팀 등의 공연, 영상물 상영으로 진행되는 이 음악회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평화방송 1층 안내에서도 2월5일부터 초청 티켓을 무료로 배부한다.(문의:02-2270-2114) |
2월 10일(토) 사목의 날 |
오전 8시 30분 |
사목의 날보건사목 종사자들을 위한 미사(장익 주교 주례) |
명동성당 |
오전 9시 40분 |
기조연설 '보건사목이란 무엇인가'(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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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
기조강연(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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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10시 50분 |
보건사목 종사자와 만남 주제발표1 '아시아지역 호스피스 현황과 한국호스피스 체험사례'(이경식 교수) 주제발표2 '가톨릭의료협회/가톨릭대학 의료복음화'(김중호 신부) 주제발표3 '난치병 환자 돌봄 사례'(정미경 원장) 주제발표4 '에이즈 감염자 돌봄 사례'(김종일 신부) |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 |
오후 2시 |
한국가톨릭의료협회 세미나 |
세종호텔 |
오후 3시 |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한국/아시아 보건사목 주교 만남(가톨릭보건종사자 동참) |
세종호텔 |
오후 7시30분 |
청소년과 함께하는 병자의 날 |
장충체육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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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날(11일)
전례의 날인 이날 오전 10시 장충체육관에서 장엄미사가 교황특사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다. 이번 세계 병자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아시아 주교단과 한국 주교단이 함께 집전하는 이 미사에는 특별히 병자들도 자리를 함께하고 병자성사도 거행한다. 이 미사에는 교황특사와 바티칸 사절단, 아시아 각 나라 주교회의 보건사목 담당 주교, 보건사목 종사자, 일반 신자 등 7000여명이 참례할 예정이다. 이 미사에도 누구나 참례할 수 있다(주차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십시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출구). 한편 이번 행사 기간 중에 한국가톨릭의료협회는 '미국 SSM HC 경영사례 연구'세미나를 갖는다. 이 세미나는 8일 오후 2시와 10일 오후 2시에 각각 마련된다. |
2월 11일(일) 전례의 날 |
오전 10시 |
장엄미사(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주례) 병자성사 |
장충체육관 | |
역대 개최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1992년 5월 13일 교황청 보건사목위원회 위원장 피오렌조 안젤리니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해마다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제정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병자의 날은 1993년부터 대륙별로 돌아가며 거행되었으며, 아시아 대륙에서는 레바논, 인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개최됩니다.
1993년(프랑스 루르드) 1994년(폴란드 체스토코바) 1995년(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1996년(멕시코 멕시코시티) 1997년(포르투갈 파티마) 1998년(이탈리아 로레토) 1999년(레바논 베이루트) 2000년(이탈리아 로마) 2001년(호주 시드니) 2002년(인도 바일란카니) 2003년(미국 워싱턴) 2004년(프랑스 루르드) 2005년(아프리카 카메룬) 2006년(호주 애들레이드)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장엄미사 강론 (서울, 2007.2.11.)
서울에서 거행하고 있는 올해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에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특사로 참석하게 된 것은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 오늘 전세계가 거행하는 세계 병자의 날이 특히 아시아 전 지역을 대표하여 한국에서 병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특별한 방식으로 거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주교회의는 이번 세계 병자의 날 주제로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사목’을 제시하였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기꺼이 이 주제를 받아들이셨습니다. 세계 병자의 날을 거행하는 삼일 동안 우리는 난치병 환자들의 상황에 대하여 성찰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오늘, 장엄 미사에서 우리는 난치병을 앓는 우리 형제자매들의 고통과 고난을 주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결합하여 우리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올해 세계 병자의 날 담화에서, 교회가 다시 한 번 고통 받는 이들, 특히 가난으로 더 극심하게 고통 받는 이들에게 눈을 돌리고, 난치병 환자들과 말기 질환으로 죽음이 임박한 많은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음을 되새겨 주십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지금 우리 모두와 일치하여 난치병에 걸린 이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증언하려는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노력을 격려하고자 하십니다. 또한 교회가 여러 질병의 원인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사회 정책들을 통하여 난치병 환자와 말기 환자들을 지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단언하십니다.
또한 교회는 가난 때문에 아무런 치료도 받을 수 없는 환자와 죽음을 앞둔 환자를 위한 간호를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인간이 품위 있게 난치병을 견디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고통 완화 의료를 권장한다고 하십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교회 안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범을 따라 난치병 환자들에게 봉사하고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이들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교회는 사제들과 사목 협력자들을 통하여 난치병 환자 곁에서 도움을 주면서 고통 받는 이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자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끝으로 교황 성하께서는 ‘병자의 나음’이신 성모님께서 교회와 전세계에서 난치병을 앓는 우리 형제들을 돌보는 데 복음 정신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드리십니다.
난치병 환자들은 참으로 죽음의 실재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올해 세계 병자의 날 담화 앞부분에서 “인간의 생명은 본질적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만 하는 일이며 또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오늘날 세계 문화의 몇 가지 부정적인 측면을 설명하시며 ‘죽음의 문화’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죽음을 은폐하려 하는 오늘날에도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현대 문화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의학의 진보로도 죽음을 극복할 수 없기에 차라리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고 이를 감추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문화가 절대적으로 생명을 옹호하기보다는 건강하고 흠 없는 생명만 옹호하는 것도 모순입니다. 오늘날 건강을 완전한 웰빙의 한 조건으로 정의할 정도로, 웰빙과 동일시되는 생명만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문화가 역설적으로 낙태에서부터 안락사에 이르기까지 생명 자체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자세는 세속주의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세속주의에 따르면 초월적인 존재는 없고, 초월적인 존재가 없다면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소유하며 여기 지상에서 행복에 도달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행복은 웰빙 외에 그 무엇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영생에 대한 착각 속에서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갑니다. 또 다른 이들의 죽음을 접해도 애써 이를 감춥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통은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당연히 고통을 없애려고 온갖 방법을 모색합니다. 이것이 불가능하고 고통이 받아들일 수 없을 지경에 이를 때, 안락사의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흔히 난치병 환자나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하도록 여론을 몰아가곤 합니다. 또 안락사를 반대하는 이들은 완고하고 종교적 편견을 가진 사람들로 비난받습니다. 여기에는 물질적 웰빙과 능률과 생산성을 삶의 기본 ‘가치’로 보는 관점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 자체를 가치로 생각하지 않는 논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가 ‘죽음의 문화’를 옹호하는 법률들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이러한 자세에 반대하시고 고통 완화 의료를 높이 평가하시며 우리가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범을 따라 말기 환자들의 마음의 고통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권고하십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온갖 희생을 치르며 추구하는 웰빙을 행복과 혼동하는 자세와는 뚜렷이 구분됩니다. 분명히 웰빙과 질병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질병과 행복의 관계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질병과 행복은 공존할 수 있습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난치병 말기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분과 하나 되어 아버지께 의탁하십시오. 아버지께서는 모든 생명, 특히 여러분 생명의 주인이심을 온전히 믿으십시오. 그리스도의 고통과 함께, 여러분의 고통이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결실을 맺게 해 줄 것이라는 것을 믿으십시오. ……”
교황 성하께서 말씀하시는 영적 결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을 위하여 죽음을 건너셨습니다. 부활 안에 충만한 결실과 완전한 행복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죽음으로 그리스도와 일치할 때 그분과 함께 부활할 것입니다. 이 믿음과 이 확고한 희망으로 그리스도인은 죽음과 ‘죽음으로 나아가는 여정’, 곧 특히 난치병과 같은 질병 앞에서도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전망은 이러한 삶의 실재들 속에 감추어 있는 평화와 행복을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지킬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질병 속에서 누리는 행복은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부어 주신 사랑의 결실입니다. 이 사랑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그러나 난치병 속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십자가 위에서 그리스도께서 그러하셨듯이 그분과 함께 부활의 기쁨에 이르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우리의 영혼을 우리 하느님 아버지의 손에 의탁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지상 생명의 마지막 단계이며 완전한 사랑과 기쁨을 누리는 영생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교황 성하께서 올해 세계 병자의 날 담화를 마무리하며 성모님을 생각하셨듯이 우리도 교황님과 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우리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녀께서 병자들을 위로해 주시고, 고통 받는 이들의 영육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헌신하는 모든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시기를 빕니다.”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마음의 상처입니다. 현대 세계는 외적으로만이 아니라 내적으로도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오늘날 세상에 널리 퍼진 우울증처럼 많은 정신 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희망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모든 난치병 환자를 보살펴 주시고 주님의 사랑과 빛이 필요한 이들을 위하여 전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 하비에르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세계 병자의 날 젊은이들에게 한 연설 (서울, 2007.2.10.)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가톨릭 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병원 5,256개, 진료소 17,224개, 나병 요양소 648개, 노인과 만성병 환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요양소 14,927개, 고아원 10,163개, 탁아소 10,932개, 혼인 상담 센터 13,866개, 사회 교육과 재교육을 위한 특별 센터 30,531개와 기타 시설 10,516개를 비롯하여, 총 114,053개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 병자를 치유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을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곳입니다.
교회는 이런 시설들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생명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증언하고 자연적인 첫 시작부터 끝까지 생명을 보호합니다. 이들 시설에서 교회가 하는 증언은 사랑의 증언입니다. 이 사랑은 모든 인류를 향한 사랑이지만, 세계의 가장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사랑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세계 병자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와 한국 주교회의의 바람에 따라, 올해 병자의 날은 만성적으로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며 거행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난치병 환자이며 일부는 말기 환자들입니다.
우리가 특별히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기쁨과 환희의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이 지상 삶이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 삶이 우리가 최종 목적지에 이르도록 준비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부활을 향한 길은 그리스도의 죽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는 생명의 완성인 부활의 메시지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약속이 되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머리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면 그분의 지체인 우리도 분명히 부활합니다.
죽음 이후 그리스도 안의 삶은 기쁨과 환희가 넘치는 삶이 될 것입니다. 이 삶의 모든 고통은 지나갈 것이고, 이 참된 생명 안에는 기쁨과 행복만 있을 것입니다. 다음 생의 행복이 이미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부활에 희망을 두고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병중에도 삶을 찬미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통과 아픔 중에 웰빙을 찾을 수는 없지만 행복은 있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의지하며 우리는 언제나 기뻐합니다.
그것이 우리 신앙입니다. 이 믿음 때문에 우리는 모든 인류를 기쁨과 환희로 그러안으며 생명이 충만함에 이르고 있다고 모든 사람에게 선포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한 증인입니다. 부활을 증언하고, 생명을 증언하며, 기쁨과 환희를 증언합니다. 세계 병자의 날은 고통과 아픔의 현실을 기쁨과 행복으로 바꾸어주는 신앙의 행사입니다.
사랑하는 한국의 젊은이 여러분, 언제나 기쁘게 지내고 여러분의 기쁨을 온 세상에 전하십시오.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리, 그리스도께서 병과 죽음을 이기셨다는 진리를 확신한다면 여러분의 젊음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입니다. 그분은 승리자이십니다. 그분은 부활하신 그리스도, 승리자이십니다!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 하비에르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교황청 내사원, 세계 병자의 날 특별 대사 교령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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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질병은 위기의 순간과 함께 자신의 개인적 상황을 차분히 직시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마련입니다. 의학의 발전은 적어도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이러한 도전에 대처할 수단을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본질적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만 하는 일이며 또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인간이 난치병과 죽음까지도 품위 있게 견딜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을 촉진하여야 합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인적 지원을 해주고 영적으로 동반해 줄 수 있는 완전한 간호를 제공하는 말기 환자 병동을 더욱 많이 세울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는 모든 인간이 지니는 권리이며, 우리가 온힘을 다해 수호해야 할 권리입니다.
난치병 말기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분과 하나 되어 아버지께 의탁하십시오. 아버지께서는 모든 생명, 특히 여러분 생명의 주인이심을 온전히 믿으십시오. 그리스도의 고통과 함께, 여러분의 고통이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결실을 맺게 해 줄 것이라는 것을 믿으십시오. 특히 여러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주님께서 당신 사랑으로 여러분의 믿음을 굳세게 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지 여러분의 믿음을 키우고 생명의 아버지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영적인 격려와 힘을 언제나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자들이 오는 2월 11일에 다시는 어떠한 죄도 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전대사의 일반 조건(고해성사, 영성체,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을 채우고 서울이나 교회 당국이 지정한 다른 장소에서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의 목적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거룩한 기념 행사에 열심히 참여할 때 전대사가 허용된다.
※ 셋째날(11일) 전례의 날인 이날 오전 10시 장충체육관에서 장엄미사가 교황특사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다. 이번 세계 병자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아시아 주교단과 한국 주교단이 함께 집전하는 이 미사에는 특별히 병자들도 자리를 함께하고 병자성사도 거행한다. 이 미사에는 교황특사와 바티칸 사절단, 아시아 각 나라 주교회의 보건사목 담당 주교, 보건사목 종사자, 일반 신자 등 7000여명이 참례할 예정이다. 이 미사에도 누구나 참례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1992년 5월 13일 교황청 보건사목위원회 위원장 피오렌조 안젤리니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해마다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제정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병자의 날은 1993년부터 대륙별로 돌아가며 거행되었으며, 아시아 대륙에서는 레바논, 인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개최됩니다.
우리는 이 지상 삶이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 삶이 우리가 최종 목적지에 이르도록 준비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부활을 향한 길은 그리스도의 죽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는 생명의 완성인 부활의 메시지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약속이 되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머리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면 그분의 지체인 우리도 분명히 부활합니다.
신자들이 2월 11일에 다시는 어떠한 죄도 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전대사의 일반조건(고해성사, 영성체,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을 채우고 서울이나 교회 당국이 지정한 장소에서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행사에 참여할 때 전대사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