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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와 낙서 9
“8괘와 5행의 덕德이 하도와 낙서 양도兩道에서 어떻게 순행順行하는가?”
“한 도道가 두루 운행함에 음양 남녀의 분별이 있고 음양 성쇠의 이치로 운행한다. 그러므로 ☰건괘의 3개 양효는 지극히 강력하고 만물 중에 강력함이 쇠붙이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건괘가 금金이 되는 까닭이다. ☷곤괘의 3개 음효는 지극히 유연하고 만물 중에 유연함이 흙가루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곤괘가 토土가 되는 까닭이다. ☱태괘가 금金이 되는 것은 그 모양이 건괘와 유사하기 때문이며, ☶간괘가 토土가 되는 것은 그 모양이 곤괘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감괘坎는 한 양효로 안쪽이 밝고 2개 음효로 바깥쪽이 어둡기 때문에 수水가 된다고 하며, ☲이괘離는 한 음효로 안쪽이 어둡고 2개 양효로 바깥쪽이 밝기 때문에 화火가 된다고 한 것이다. 잘 활동하는 것은 양목陽木이고 잘 정지하는 것은 음목陰木이다. ☳진괘는 한 양효가 2개 음효의 밑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싹이 땅속에서 올라오는 것이며, ☴손괘巽는 한 음효가 2개 양효의 밑에서 정지하기 때문에 초목이 이미 지상으로 솟아나온 것이다. ☱태괘兌는 한 음효가 위에 있고 2개 양효가 아래에 있기 때문에 금金이 흙 속에 묻혀있는 것이며, ☶간괘艮는 한 양효가 위에 있고 2개 음효가 아래에 있기 때문에 흙이 그 금을 감싸고 있는 것이다. 오행이 이와 같이 변화하여 상생 상극하며 만물을 생성하는 것이니, 이는 하늘과 땅이 갔다가 돌아오고 나아갔다가 물러서는 자연의 이치이다.”
위 문장은 명호산주 선생이 8괘의 괘상 구조를 살펴보고 그 물상物象을 드러냈다. 복희씨께서 용마의 등에 있는 하도를 보고 최초로 8괘를 그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로지 하도에만 의거해서 작괘作卦한 것은 아니다. 주역 계사전 하 제2장에 이르기를, “옛적 포희씨가 세상에 왕 노릇하면서, 위를 우러러보고 하늘에서 천문天文의 형상形象을 관찰하였고, 아래를 굽어보며 땅에서 지기地氣의 이법理法을 관찰하였으며, 새와 짐승의 모습과 지리地理의 마땅함을 관찰하였다. 가까이는 그것을 사람의 몸에서 취했고, 멀리는 그것을 만물에서 취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로소 8괘를 그었으며, 이로써 신명神明의 덕을 통달하고 만물의 정상情狀을 유별類別하였다.”라는 문장과 같이, 하도와 함께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살펴보고 종합하여 8괘를 그은 것이다. 복희씨가 8괘를 그은 뜻은 뒤에 출세하는 군자로 하여금 신명神明의 덕을 통달하고 만물의 정상情狀을 유별類別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 복희씨의 작괘 과정에는 명호산주의 위 해석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8괘와 5행의 덕德이 하도와 낙서 양도兩道에서 어떻게 순행順行하여 드러나는가? 먼저 하도와 낙서가 운행하여 드러난 덕을 괘상을 들어 말하고 있다. 하도와 낙서의 도道가 두루 운행함에 음양 남녀의 분별이 있고 음양 성쇠의 이치가 있는 것이다. ☰건괘는 3개 효상이 모두 양효이다. 양효는 단단하고 음효는 부드러움을 상징한다. 건괘는 3개가 모두 양효로 구성되어 있으니 지극히 강력할 수밖에 없다. 만물 중에 쇠붙이보다 더 강력한 것이 없기 때문에 건괘를 양금陽金에 배대한 것이다. ☷곤괘는 3개 효상이 모두 음효이다. 곤괘는 3개가 모두 음효로 구성되어 있으니 지극히 유연할 수밖에 없다. 만물 중에 흙가루보다 더 유연한 것이 없기 때문에 곤괘를 토土에 배대한 것이다. ☱태괘는 건괘와 함께 4상으로 보면 태양에 속한다. 태괘는 그 성질과 모양이 건괘와 유사하기 때문에 음금陰金에 배대한 것이다. ☶간괘는 곤괘와 함께 4상으로 보면 태음에 속한다. 간괘는 그 성질과 모양이 곤괘와 유사하기 때문에 산에 배대한 것이다. ☵감괘坎는 그 형상을 보면 한 양효가 안쪽이 있고 2개 음효가 바깥쪽이 있다. 양효는 밝음을 상징하고 음효는 어둠을 상징하기 때문에 안은 밝고 밖은 어둡다고 말한 것이다. 안은 밝고 밖은 어두운 것을 만물 중에서 고르라고 한다면 물이 되기 때문에 감괘를 바로 수水에 배대한 것이다. ☲이괘離는 그 형상을 보면 한 음효가 안쪽에 있고 2개 양효가 바깥쪽에 있다. 안이 밝고 밖이 어두운 것을 만물 중에 고르라고 한다면 불꽃이 되기 때문에 이괘를 바로 화火에 배대한 것이다. 양은 활동을 상징하고 음은 정지를 상징하기 때문에 잘 활동하는 것을 양목陽木이라 말하고 잘 정지하는 것을 음목陰木이라 말한 것이다. ☳진괘는 그 모양을 살펴보면 한 양효가 2개 음효의 밑에서 활동하는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봄이 돌아오면 새싹이 땅속에서 솟아 올라오는 형상을 취하여 진괘를 양목에 배대한 것이다. ☴손괘巽는 그 모양을 살펴보면 한 음효가 2개 양효의 밑에서 정지하는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봄바람이 불어온 뒤 초목의 잎과 가지가 이미 지상으로 솟아나온 형상을 취하여 손괘를 음목에 배대한 것이다. ☱태괘兌는 그 모양을 살펴보면 한 음효가 위에 있고 2개 양효가 아래에 있는 형상이며, 단단한 금이 흙 속에 묻혀있는 형상을 취하여 태괘를 음금에 배대한 것이다. ☶간괘艮는 그 모양을 살펴보면 한 양효가 위에 있고 2개 음효가 아래에 있는 형상이며, 아래 있는 흙이 위에 있는 그 금을 감싸고 있는 형상을 취하여 간괘를 양토陽土에 배대한 것이다. 양토가 곧 산이다. 8괘의 3개 효상의 음양과 5행이 이와 같이 변화하여 상생하기도 하고 상극하기도 하며 만물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는 하늘과 땅이 갔다가 돌아오고 나아갔다가 물러서는 천지의 조화이고 자연의 이치이다.
“선천과 후천이 각기 그 이치가 있는가?”
“이치는 곧 동일하지만 그 운행하는 것은 다름이 있다. 선천은 천지 산택 풍운이 조화하는 일이며, 후천은 삼자三子 삼녀三女가 서로 공주共主가 되어 생산하고 만물을 양육하는 일이니, 선천과 후천이 그 형상은 동일하지 않다. 그러나 우뢰는 만물을 움직이고, 바람은 만물을 흩어버리며, 비는 만물을 윤택하게 하고, 해는 만물을 말려버리며, 산은 만물을 그치게 하고, 못은 만물을 기쁘게 하며, 하늘은 만물을 다스리게 하고, 땅은 만물을 간직하게 하는 것이다. 이 선천은 만물을 발육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삼남三男을 통솔하고 어머니는 삼녀를 통솔하여 음양의 방위에 동거하고 남녀가 각기 그 방위에 안정하는 것이다. 이 후천은 각기 그 방위를 안정하는 것이다.”
하도 선천 복희8괘와 낙서 후천의 문왕8괘는 각기 그 이치가 어떠한가? 선천과 후천이 돌아가는 근원의 이치는 곧 동일하지만 그 운행하는 것은 다름이 있다. 선천 복희8괘도는 천지 산택 풍운이 조화하여 운행하는 일이며, 후천 문왕8괘도는 진괘 장남과 감괘 중남 간괘 삼남 등 세 아들과 손괘 장녀와 이괘 중녀 태괘 삼녀 등 세 딸이 서로 공동 주재자가 되어 생산하고 만물을 양육하는 일을 감당한다. 그러므로 선천과 후천이 그 형상은 동일하지 않다. “우뢰는 만물을 움직이고,” 이하는 주역 설괘전 제4장을 인용하여 그 운행하는 형상이 동일하지 않음을 설명하고 있다.
“선천은 천지 풍운의 방위이고 후천은 부모 남녀의 지위이다. 그 분포한 형상에 또한 이치의 당연함이 있다. 하늘은 위에서 덮어주고 땅은 아래에서 실어주고 있기 때문에 ☰건괘는 남방에 있고 ☷곤괘는 북방에 있으며, 해는 동방에서 떠오르고 달은 서방에서 출현出現하기 때문에 ☲이괘는 동쪽에 있고 ☵감괘는 서쪽에 있으며, 산은 서북방에서 일어나고 물은 동남방에서 흐르기 때문에 ☶간괘는 서북방에 있고 ☱태괘는 동남방에 있으며, 우레는 발생하기 때문에 ☳진괘는 동북방에 있고 바람은 장양長養하기 때문에 ☴손괘는 서남방에 있는 것이니, 발생하는 방위와 장양하는 고향은 인신寅申 양궁兩宮의 조화인 것이다.”
선천 복희8괘도의 방위는 천지 풍운의 조화를 드러내고 있다. 그 분포한 형상을 보면 또한 천지자연의 이치가 마땅히 그러하다고 수긍이 갈 만큼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 복희씨가 ☰건괘를 남방에 배치한 것은 천부지재天覆地載라는 말과 같이 하늘의 해가 위 남방에서 덮어주고 있는 형상을 취한 것이고, ☷곤괘를 북방에 배치한 것은 땅이 아래 북방에서 만물을 실어주고 있는 형상을 취한 것이다. 해는 동방에서 떠오르고 달은 서방에서 출현出現하기 때문에 해를 상징하는 ☲이괘는 동쪽에 배치하고 달을 상징하는 ☵감괘는 서쪽에 배치한 것이다. 달이 서쪽에서 뜬다는 말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보름달은 물론 동쪽에서 뜬다. 해는 항상 둥그런 모양으로 아침에 동쪽에서 뜨지만, 달이 뜨는 시간은 그 모양이 매일 변하는 것만큼 일정하지 않다. 달이 그믐이 가까우면 없어졌다가 초사흘이 되면 초저녁 서쪽 하늘에 맨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다. 달이 서쪽에서 뜬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산은 서북방에서 일어나고 물은 동남방으로 흐르기 때문에 ☶간괘는 서북방에 있고 ☱태괘는 동남방에 있다. 이는 중국을 기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국과 반대로 되어 있다. 곧 동북방에서 산이 일어나고 서남방으로 강과 하천이 흐른다. 우레는 발생하기 때문에 ☳진괘는 동북방에 있다는 말은 동북방이 간방으로 만물이 끝나고 시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람은 장양長養하기 때문에 ☴손괘는 서남방에 있다는 것은 서남방이 손방으로 가을의 결실을 대비하여 늦여름 만물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때문이다. 발생하는 방위와 장양하는 고향은 인신寅申 양궁兩宮의 조화인 것이다. 인신 양궁이 곧 동북방과 서남방이다. 이는 진방 장남과 손방 장녀의 생성하고 장양하는 공이 매우 큼을 찬탄한 것이다.
“또한 천지가 방위를 정함에 일월이 그 중심을 운행하기 때문에 ☵감괘와 ☲이괘는 건곤의 중앙에 위치하며, 우로雨露는 하늘 위에서 내려오고, 바람은 하늘 아래에서 불어오기 때문에 ☴손괘와 ☱태괘는 ☰건괘의 상하에 있으며, 산은 땅 위에 붙어있고 우뢰는 땅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간괘와 ☳진괘는 ☷곤괘의 상하에 있는 것이다. 선천과 후천 8괘의 형상이 이 때문에 각기 그 방위에 있는 것이니, 진실로 연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천지 곧 건괘는 남방에 곤괘는 북방에 방위를 정함에 해와 달이 그 중심을 운행하기 때문에 달을 상징하는 ☵감괘는 서방에 해를 상징하는 ☲이괘는 동방에 위치하여 상하 건곤과 좌우 감리가 복희8괘도의 중심축이 되는 것이다. 우로雨露가 하늘 위에서 내려오는 형상을 보고 ☱태괘를 건괘 왼쪽에 배치하고 바람이 하늘 아래에서 불어오는 형상을 보고 ☴손괘를 건괘 오른쪽 아래에 배치한 것이다. 산은 땅 위에 붙어있는 형상을 보고 ☶간괘를 곤괘 오른쪽 위에 배치하고 우뢰는 땅 속에서 일어나는 형상을 보고 ☳진괘를 곤괘의 왼쪽에 배치한 것이다. 선천 복희8괘도의 형상이 이와 같기 때문에 진실로 그 연유의 마땅함을 따라 각기 그 방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남도男道는 생성을 주로하고 여도女道는 양육을 주로한다. 이 때문에 ☳진괘의 장자는 동방에 거처하며 만물을 생성하고, ☴손괘의 장녀는 남방에 거처하며 만물을 양육하며, 이 때문에 ☰건괘와 ☶간괘 ☵감괘의 남자들은 북방의 쓸모없는 방위에 은거하니 만물을 생성하는 주재자는 한사람이면 가당可當하기 때문이며, ☷곤괘와 ☲이괘 ☱태괘의 여자들은 서방의 쓸모 있는 방위에 세워놓으니 여러 사람이어도 또한 가당하기 때문인 것이다.”
위 문단은 문왕8괘도에 배대한 각 8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남도男道는 생성을 주로하고 여도女道는 양육을 주로한다는 것이 대명제大命題이다. 각 괘상이 방위를 달리하는 기준이다. ☳진괘의 장자를 동방에 배치한 것은 장자는 만물을 생성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진괘와 짝을 이루는 ☴손괘의 장녀를 동남방에 배치한 것은 장녀는 만물을 양육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건괘와 3남 ☶간괘 중남 ☵감괘의 남자들이 북방의 쓸모없는 방위에 은거하는 것은 만물을 생성하는 주재자는 장자 한사람이면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곤괘와 중녀 ☲이괘 3녀 ☱태괘의 여자들은 서방의 쓸모 있는 방위에 세워놓은 것은 여러 사람이 있어도 또한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재자가 여럿일 수는 없지만 보필하는 자는 아무리 많아도 하등 장애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만물이 동방에서 생성하고 남방에서 양육하며 서방에서 성숙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친밀하기 때문에 비록 늙었어도 오히려 용사用事할 수 있으므로, 소녀 태괘의 앞에 위치하여 그 소녀로 하여금 만물을 양육하는 일을 하도록 교화하고, 아버지는 존귀하기 때문에 다시 용사하지 못하는 방위로 물러나며, 감괘와 간괘의 동생들도 또한 장남으로 더불어 동등하게 맞설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쓸모없는 방위에 위치하는 것이니, 남자들은 생성하고 여자들이 성숙시키는 것은 이치의 당연함이다. 용사用事함에 존귀한 지위에서 물러나는 것은 통솔하는 자가 두 명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낮은 곳에 이른 것이며, 낮은 곳에 있는 것은 무리가 많은 것을 꺼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삼녀가 모두 용사하는 방위를 감당하고 남자로서는 유독 장자만 행정을 맡고 그 밖에 다른 남자들은 모두 쓸모없는 방위에 거처하며 장성하는 운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만물이 동방에서 생성하고 남방에서 양육하며 서방에서 성숙하는 지리와 인사의 이치에 따라 문왕8괘도의 각 괘상을 배대한 것이다. 어머니의 특성이 친절하고 자상하며, 비록 늙어도 오히려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서방 소녀 태괘의 앞 서남방에 배대한 것이며, 그 소녀 태괘로 하여금 만물을 양육하는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교화하여 성숙시키는 것이다. 태괘의 바로 옆 서북방에 있는 아버지 건괘도 곤괘와 함께 태괘를 성숙시키는 역할을 은밀하게 한다. 아버지 건괘는 존귀하기 때문에 다시 용사하지 못하는 방위로 물러나며, 중남 감괘와 3남 간괘의 동생들도 진괘 장남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모두 쓸모없는 북방이나 동북방의 방위에 위치하는 것이다. 남자들은 생성하고 여자들이 성숙시키는 것은 인사의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본체와 작용의 음과 양이 하도와 낙서에 있다면 선후를 바꾸어 용사함은 어떠한가?”
“일월의 역도易道는 무궁하여 한가지로 집착하여 의론할 수는 없다. 방형과 원형으로 이를 말한다면 방형은 괘획卦畫의 생성을 주로하고 원형은 괘기卦氣의 운행을 주로하는 것이다. 괘획의 생성이란 정체定體가 있고 괘기의 운행이란 순환循環이 있다. 이는 괘획을 주로하여 말한 것이다. 종횡縱橫으로 이를 의론한다면 종縱이란 정지를 주로하고 횡橫이란 활동을 주로하는 것이다. 정지한 것은 땅이니 정체가 있고 활동하는 것은 하늘이니 순환이 있는 것이다. 선천은 천지의 정체이고 후천은 천지의 용사이다. 하늘과 땅, 하도와 낙서, 그리고 정체와 용사로 이를 의론한다면 사람의 일신一身 전후前後의 일인 것이다.”
본체의 음은 하도이고 작용의 양은 낙서이다. 본체와 작용의 선후를 바꾸어 용사한다면 어떠한가? 해와 달의 운행이 역도易道이다. 이 역도의 변화가 무궁하기 때문에 한가지로 단정하여 말할 수는 없다. 낙서의 방형과 하도의 원형으로 이를 말한다면 방형은 괘획卦畫의 생성을 주로하고 원형은 괘기卦氣의 운행을 주로한다. 방형의 괘획과 원형의 괘기를 설명하려면 도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괘기란 전한前漢의 학자 맹희孟喜 선생과·경방 선생이 제창한 역리易理의 학설學說로 문왕8괘도 중에 동방 ☳☳진괘震卦와·남방 ☲☲이괘離卦 서방 ☱☱태괘兌卦·북방 ☵☵감괘坎卦의 4괘를 동남서북 4계절에 배대하고 4개의 각 효상 24개를 24절기에 배대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12소식괘十二消息卦를 12개월에 배대하는 것이니, ☷☳지뢰복괘地雷復卦를 11월에 배대하고, ☷☱지택림괘地澤臨卦를 12월에, ☷☰지천태괘地天泰卦를 1월에, ☳☰뇌천대장괘雷天大壯卦를 2월에, ☱☰택천쾌괘澤天夬쾌卦를 3월에, ☰☰건위천괘乾爲天卦를 4월에, ☰☴천풍구괘天風姤卦를 5월에, ☰☶천산둔괘天山遯卦를 6월에, ☰☷천지비괘天地否卦를 7월에, ☴☷풍지관괘風地觀卦를 8월에, ☶☷산지박괘山地剝卦를 9월에, ☷☷곤위지괘坤爲地卦를 10월에 각각 배대하는 것이다. 지뢰복괘에서 1양이 생기고 건괘에 6양이 되어 양의 전성全盛을 이루므로 복괘에서 건괘까지 6괘를 식괘息卦라 하고, 천풍구괘에서 1음이 생기고 곤괘에 이르러 6음이 되어 음의 전성을 이루므로 구괘에서 곤괘까지 6괘를 소괘消卦라고 한다. 이 12소식괘의 순환이 끊임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괘기의 운행에는 순환循環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 12소식괘의 72개 효상을 다시 1년 72후에 배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괘상을 24절기 72후에 결부시키는 것을 괘기라 한다.
“선천 후천이라 명명命名한 의미意味에도 또한 어떤 근거가 있는가?”
“음양의 변역變易이 모두 천리天理이나 하늘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보일 수는 없는 것이며, 이 때문에 하늘이 그 성인을 내려 보내 괘상을 긋고 형상形象을 드러내어 군자에게 보이는 것이니, 이른바 하늘보다 앞선다고 하는 것이다. 괘획이 이미 이루어지면 천의天意가 그 가운데 있다. 이 때문에 성인이 하늘을 대신해서 출세出世하는 것이며, 이 괘획을 말미암아 변통하여 입용入用하는 방위로 삼는 것이니, 이른바 하늘보다 뒤선다고 하는 것이다. 복희8괘는 천지로 그 방위를 정하는 까닭이고 문왕8괘는 천지로 그 입용을 드러내는 까닭이다. 천지의 방위가 이미 정해진 다음에 천지의 입용이 바로 드러나는 것이니, 방위를 정하는 것이 먼저이고 보면 입용을 드러내는 것이 어찌 뒤가 아니겠는가? 천지를 우러러 보고 엎드려 살피건대 창창蒼蒼하여 높고 높은 것은 하늘이고 만물이 가득 차도록 두텁게 실어주는 것은 땅이다. 하늘의 8괘와 땅의 8방에 하나는 양효로 하나는 음효로 획괘畫卦함이 천지의 이치가 아님이 없는 것이다.”
선천 후천이라 명명命名한 의미意味에도 또한 어떤 근거가 있을 것이다. 음양의 변역變易이 모두 천리天理가 아님이 없다. 계사전 상 제11장 말미에 이르기를 “천지가 신묘神妙한 품물品物을 내니 성인이 이를 본받고, 천지가 변화하니 성인이 이를 본받으며, 하늘이 변화하는 상象을 드리우고 길흉을 나타내니 성인이 이를 본받고, 하수에서 신묘한 그림이 나오고 낙수에서 신묘한 글이 나오니 성인이 이를 본받으며, 역에 네 가지 수상垂象이 있으니 변화를 보여주는 바이고, 말씀을 괘효卦爻에 붙임은 변화를 일러주는 바이며, 계사繫辭로 길흉을 정함은 일의 끝을 판단하는 바이다.”라는 문장과 같이, 하늘은 음양의 변화 곧 변역으로 천리를 드러내며 인간들에게 말을 한다. 그러나 인간들이 하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하늘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보일 수는 없는 것이고 보면 부득이 방편을 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늘이 그 성인을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내 괘상을 긋고 8괘의 형상을 드러내게 하였는바, 그 성인이 복희씨이다. 복희씨가 8괘를 긋고 뒤에 오는 군자에게 보이는 바, 이를 하늘보다 앞선다고 말하는 것이니 바로 선천先天이다. 하늘이 내려 보낸 성인에 의해 8괘의 괘획이 이미 이루어지면 천의天意가 그 가운데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이 때문에 성인이 하늘을 대신해서 출세出世하는 것이다. 이 복희8괘의 괘획을 의거하여 변통하고 입용入用하는 방위로 삼는 자가 있었던 바, 그 분이 바로 문왕이다. 이를 하늘보다 뒤선다고 말하는 것이니 바로 후천後天이다. 이 때문에 복희8괘는 천지로 그 방위를 정하는 것이고 문왕8괘는 천지로 그 입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복희8괘로 천지의 방위를 먼저 정한 다음에 문왕8괘로 천지의 입용을 드러내는 법이다. 선후 절차가 방위를 정하는 것이 먼저이고 입용을 드러내는 것이 다음 차례인 것이다. 천지를 우러러 보고 엎드려 살피건대 창창蒼蒼하여 높고 높은 것은 하늘이 아닌가? 만물이 가득 차도록 두텁게 실어주는 것은 또한 땅이 아닌가? 그러므로 하늘의 8괘와 땅의 8방에 하나는 양효로 하나는 음효로 획괘畫卦함이 천지의 이치가 드러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하늘은 왜 하늘의 모습을 인간들에게 보여주지 못할까? 하늘이 직접 내려와서 인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남김없이 다 한다면 얼마나 간단하고 또한 좋은가. 하늘이 직접 인간 세상에 내려오지 못하고 성인을 대신 내려 보내야만 할 이유가 있을까? 이 허물이 하늘에 있을까? 아니면 인간들에게 있을까? 필자는 그 허물이 인간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삼역대경 대동역학문답에 의거하여 하도와 낙서를 지금까지 연재하였습니다.
대충 중요한 부분은 거의 섭렵한 것 같습니다.
추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편은 9편을 종합하고
다른 한 편은 다른 책을 의거하여 정리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열심히 읽어주신 분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명합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하나 올려 놓고 읽습니다. 그동안 참 좋은 글월을 올려 주신데 대하여 심심한 감사함을 드립니다.
한나라 맹희의 괘기설은 경방을 거쳐 후대에 참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선천과 후천의 문제, 하도와 낙서를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가, 역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되는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 삼주님의 연재를 매일 읽으면서 심각하게 생각을 하였으며 저 본인의 이론을 철저히 검정해 볼려는 차원에서 열성적이었다는 것을 전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운성님 계속 읽어주시고 댓글도 성심껏 붙여주시고 여러 가지로 고맙습니다.
조금 더 공부해서 결론삼아 하도와 낙서를 정리 편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