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에 금요일, 4명에 축덕들이 대성리로 엠티를 다녀왔다. (분명히 축덕 엠티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본인 한명 뿐이였다는 불편한 진실이자 축덕 생활 14년 만에 처음 있었던 신기한 일이다.) 숨막히는 스피드 게임과 손에 땀을 쥐는 내기 볼링, 그리고 남이섬 산책까지 이어지는 동안 우리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던 인물은 경남FC 김주영 이였다.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모 기자를 초대 하였고 그 기자와 친한 선수인 김주영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바쁜 스케줄로 인하여 불참하였지만 우리는 김주영 선수와 함께할 상상에 나래를 펼치며 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즐거운 하루동안 김주영은 실제 K리그 팬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되어 있었다. 하루 사이 K리그 이적 시장에 가장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한것이다.
김주영은 2010년 겨울 대표팀에 차출됐다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고, 오랜 재활 끝에 2011시즌 후반기가 되어서야 어렵사리 뛸 수 있었다. 경남FC는 팀에 간판 스타였던 김주영에 재활을 위해 지원을 하였고 2012 시즌 경남 수비에 중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FC서울은 김주영에게 접근하였고 바이아웃 조항을 통해 경남FC에게 협상을 요청하였다. 경남FC는 난색을 표하였지만 바이아웃 조항 이적 건이기 때문에 김주영의 대체자로 강민혁을 영입하며 이적을 시키기 위해 준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틈을 이용하여 수원이 선수 트레이드+현금을 통하여 경남FC에 제안을 하였고 선수단 강화를 위해 경남FC는 수원으로 이적시키기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적시장이 열렸을 때 강원FC에서 김은중과 김명중 등을 영입하며 이적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역시 감자골 원조 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곧바로 경남FC가 윤빛가람 사태와 이번 김주영 사태로 응수하며 누구 하나 손대지 못할 만큼 뜨거운 감자를 들고 나타나 감자골에 도시 강원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김주영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으며 오늘 (1월 15일)보도된 오전 자료에 경남FC와 수원 삼성이 하태균+현금을 내건 조건으로 합의하였다고 보도 되었으나 오후에 FC서울 측에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내용과 경남FC와 수원 삼성의 합의서 날짜가 위조 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였다.
경남FC 입장에서도 서운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팀에 대한 충성심을 밝히며 많은 팬들에 사랑을 받은 팀에 간판 스타 김주영이 부상을 당하자 재활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였지만 갑작스레 이적 요청 하였고 수비의 큰 중심 역할을 맡기려 했던 구단 입장에서는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또한 2012 시즌에는 강등제가 시행되는 시즌을 맞이하며 도민구단이라는 한계 속에서 최대한에 효과를 발휘 해야하는 입장에서 수원 삼성에 달콤한 제안은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K리그 팬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 부호는 FC서울과 수원 삼성 모두 바이아웃 조항을 넘는 금액을 제시 하였다면 경남FC는 모든 요청을 받아들이고 선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바이아웃 조항에 명시되어 있는 금액 이상을 제안하게 되면 선수를 소유한 구단은 협상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 하지만 경남은 재활을 도왔다는 도의적인 명분을 내세우며 임의탈퇴를 무기로 선수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려 한다면 애초에 바이아웃 조항이 형식상에 불과하게 된것이다. 이는 분명한 경남FC측에 계약 파기로 보여진다. 프로 세계에서 계약서는 어린 시절 이름 조차 기억나지 않는 옆집 여자아이와 어른이 되면 결혼하자고 작성한 사랑에 서약서가 아니다.
특히 경남 FC는 이러한 사태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계약 만료가 가까워 지는 김영우가 재계약 협상에 임하지 않자 전북으로 이적을 시켰고 지난달 윤빛가람 사태로 국내 축구계를 한번 떠들썩 하게 한 전력이 있다. 물론 도민구단이라는 한계로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한의 전력강화를 노려야 된다고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선수를 대하게 된다면 어느 선수가 경남FC로 가길 원할까? 차후 승강제 시행과 더불어 드래프트 제도가 폐지되어 자유계약 제도가 시행 된다면, 경남FC는 선수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선수나 계약 파기도 불사하며 이익만을 취하며 선수에 의견 따위는 무시하는 구단으로 가고 싶지 않아 할것이다.
그 동안 K리그에서 구단은 강자로, 선수는 약자에 입장에서 K리그 소속 선수들은 많은 손해를 입어야 했다. 한국 프로축구 연맹은 그 동안 선수와 구단간 분쟁시 대부분 구단에 손을 들어주며 더욱더 힘을 불어 넣어주었고 결국 눈물 흘리는 쪽은 선수들이였고 이적 시장이 열리게 되면 선수들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시장바닥에서 팔려나가는 애완견 마냥 내팽겨쳐 졌다.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한다. 아시아 최고에 리그로 우뚝 서고 싶다면 K리그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뛸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 하고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고, 선수들은 국내 프로야구나 세리아A 처럼 선수 협의회를 구성해서라도 본인들에 권리를 찾아야 할것이다.